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로 북한 노동자들의 해외 외화벌이와 체류가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북한 노동자들의 외화벌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번엔 미국 언론이 러시아 내 북한노동자의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 정부가 북한 노동자들의 강제 노동 실태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조치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러시아 극동지역 건설 현장에서 외화벌이를 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모습입니다.

북한개혁방송이 수년 전 입수해 공개했던 이 영상에는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외화벌이를 하는 북한노동자들의 실태가 포착됐는데, 이같은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은 북한 정권의 잇따른 핵 미사일 개발에 따른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조치로 지난 2019년 12월 말까지 모두 북한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18일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여전히 불법적으로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실태를 보도했습니다.

극동 지역 블라디보스토크의 광고 사이트에는 북한 노동자들을 위한 구직 페이지가 별도로 마련돼 있으며, 북한 노동자들이 주택 건설 관련 업무에 종사할 수 있다는 광고가 성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제재가 북한 노동자의 체류를 금지한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여전히 북한 노동자들이 남아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한 북한 노동자는 인터뷰를 통해 수년간 러시아에서 일해왔으며 노동 수익의 절반 이상을 북한 정권에 상납하지만 북한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밝혔고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 건설업체 관계자들도 유엔의 대북 제재 발효 이후에도 계속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해왔다고 전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에 따른 국경 봉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 해외 노동자들을 통해 외화벌이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발표한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이 외국에서 자국민을 강제로 노동 현장에 투입했을 수 있다며 북한 노동자들을 사실상 인신매매 피해자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정부가 북한 노동자들의 강제노동에 적극적으로 연루돼 있으며, 러시아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 노동자들의 송환 절차를 밟았다고 했지만 지난 1년 내내 북한 주민들이 러시아에 입국했으며, 이들은 비공식적으로 노동 활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 내에서 노동 캠프를 운영하고 수천 명의 북한 노동자들을 착취했다는 믿을 만한 보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정부는 이를 검증하거나 피해자들을 밝혀내는 등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러시아 정부가 북한 노동자들과 학생, 관광객들에 대해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재무부도 지난해 11월 불법 해외 노동자 파견에 연루된 러시아 주재 기업 2곳을 제재 명단에 추가하면서, 이 기관들이 북한 정권이나 노동당을 위한 자금 창출 등을 위해 강제 노동 수출에 관여하고 이를 촉진하거나 책임져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