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미국과 한국을 잇따라 비난하면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자력갱생을 앞세웠던 북한 당국이 심각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대북 제재 완화 등을 위해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시키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조명수)
최근 북한 당국이 대북 전단 문제를 앞세우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등과 함께 원색적인 표현으로 한국 정부를 비난하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또 홍콩 문제 등으로 중국을 비판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에 대해 인신공격을 하며 중국 편들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의 이런 태도는 지속되는 경제난 속에 그들이 원했던 제재 완화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북한은 제재 완화를 얻지 못해 화가 났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오히려 제재를 강화했습니다. 김정은은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어서 무언가를 보여주려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북한이 이같은 강경 태도로 긴장을 의도적으로 고조시키면서 앞으로 있을 협상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
“북한은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고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면 북한의 협상력이 높아진다고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일련의 행동들이 다 맞아 떨어집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미북 협상 교착 상황에서 북한이 협상력을 키우는 것은 무엇보다 제재 완화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북한은 제재가 완화 또는 해제되는 방안을 계속 모색하고 있습니다. 제재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제재 완화를 위해 미국을 설득할 수 있다면 어떤 방법이라도 쓰려고 할 겁니다.”
따라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대북 제재로 이중고를 겪는 북한은 어느 때보다 중국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에번스 리비어 /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
“한국전쟁 이래 중국은 북한에게 가장 중요한 나라일 겁니다. 생존을 위해서죠. 북한이 현재 의존할 수 있는 유일한 협력국은 중화인민공화국뿐입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이를 이용해 대북전단 살포 중단 등 원하는 바를 이루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대북 제재 이행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까지 겹치면서 겪는 심각한 경제난 등의 돌파구로 북한은 강경 태도를 선택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