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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6자회담 조속 재개 희망”


중국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후진타오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중국 방문 닷새째인 오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헤이롱장성을 출발해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확인했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는 오늘 이곳 시간으로 저녁 7시 메인 뉴스에서 머리기사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26일부터 30일까지 중국을 방문했으며, 지난 27일 창춘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북-중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 확인한 것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 방문 중 지린시, 창춘시, 하얼빈시 등을 방문해 화학, 식품, 농업, 열차 제조 관련 기관과 현장을 둘러봤고, 김일성 주석의 모교인 지린시 위원중학교도 방문했다고 중국 중앙방송은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현장 시찰에는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비롯해 지린성과 헤이롱 장성 고위 관계자들이 수행했습니다.

중국과 북한은 그동안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일체 공식 발표와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가, 김 위원장이 귀국길에 오른 뒤에야 발표를 했었습니다.

문)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 궁금한데요, 김정일 위원장이 어떤 말을 했나요?

답) 김정일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특히 중국과 긴밀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6자회담을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반도의 긴장 국면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북한이 경제발전과 민생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며 앞으로 북한의 민생 개선에 중국이 적극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만찬연설에서 대를 이어 북-중 친선을 계속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있어 중요한 문제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 발언은 셋째 아들 김정은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후계구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중국 측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어떤 언급을 했나요?

답) 네, 후진타오 주석은 유엔 안보리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장성명을 발표한 이후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동향이 나타났다고 말하고, 중국은 한반도 정세 완화와 외부환경 개선을 위한 북한의 적극적인 노력을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후 주석은 이어 중국은 유관 당사국에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의 기치를 들고 현재의 긴장 국면을 완화하기 위해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습니다.

후 주석은 또 만찬연설에서 9월 상순 북한에서 진행되는 조선노동당 대표자회가 원만한 성과를 거둘 것을 축원한다고 밝혔으나 북한의 후계구도에 대한 지지로 읽혀질 만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문) 이번 정상회담에 북한과 중국 양쪽에서 어떤 인사들이 배석했는지도 궁금한데요.

답) 이번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북-중 정상회담에는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포함돼 있어 관심을 끌었고요, 이어 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인민무력부장, 김기남 당 중앙위원회 비서, 미국통으로 꼽히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태종수 당 부장, 김영일 당 부장,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태종수 당 부장, 최룡해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 김형해 평안북도 당 책임비서, 박도춘 자강도 당 책임비서 등이 배석했습니다.

중국 쪽에서는 링지화 공산당 판공청 주임,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 양제츠 외교부장,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천더밍 상무부장, 류홍지에 평양주재 대사 등이 참석했습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의 이번 방문에 후계자로 알려진 셋째 아들 김정은의 동행 여부가 확인됐나요?

답) 아직 공식 확인은 안 되고 있지만요, 오늘 오후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3남 정은의 수행 여부와 관련해서는 중국 측 초청 명단에 없다고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초청명단에 없다는 게 실제 김정은이 중국을 방중하지 않았음을 뜻하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문) 김 위원장은 닷새 일정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오늘 귀국길에 올랐죠?

답) 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전용 특별열차 편으로 오늘 이곳 시간으로 (1시간 40분 전인) 6시25분께 두만강 부근 북-중 접경지역인 연변조선족자치주 투먼에 도착해 20분 뒤인 6시 45분쯤 북한의 남양으로 건너갔습니다.

앞서 김정일 위원장은 오늘 오전 숙소인 하얼빈시 송화강 내 타이양다오(태양도)의 영빈관을 출발해 8시 10분쯤 전용 특별열차를 타고 하얼빈역을 떠난 뒤, 투먼 방향으로 향하던 도중 낮 1시 45분쯤 헤이롱장성 무단장(목단강) 역에 도착해 동북항일연합군 기념탑이 있는 베이산(북산)공원을 찾아 참배했습니다. 무단장은 조선과 중국의 공산당이 항일 공동투쟁을 위해 결성한 동북항일연군이 1930년대 활동했던 지역으로, 김일성 주석을 비롯해 북한 정권 수립의 주역들이 동북항일연군 1로군 소속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오후 2시30분쯤 다시 특별 열차에 올라 무단장역을 출발해, 저녁 6시 25분쯤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의 남양과 마주 보고 있는 중국 투먼에 도착한 뒤 두만강을 건너 북한의 남양으로 건너갔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로써 4박5일 동안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은 이번 중국 방문 기간에 김일성 주석과 관련된 항일유적지들을 많이 방문했죠?

답) 네.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 방문 첫 날인 지난 26일, 김일성 주석의 모교이자 공산주의 사상을 흡수한 지린 위원중학교를 방문한 데 이어, 항일유적지인 베이산공원을 찾았습니다. 방문 나흘째인 어제(29일)는 하얼빈으로 직행해 동북항일연군 기념관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에는 무단장에 있는 항일유적지인 동북항일연합군 기념탑을 둘러보는 등 김일성 주석의 항일 유적지를 순례했습니다. 하얼빈은 김일성 주석이 빨치산 운동을 펼쳐 생전에 공산주의 운동의 거점으로 여기던 곳이고, 무단장은 조선과 중국의 공산당이 항일 공동투쟁을 위해 결성한 동북항일연군이 1930년대 활동했던 지역입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중국 방문 일정에서 북-중 정상회담 일정을 빼면 4박5일 가운데 절반가량을 김일성 주석의 혁명유적지 참배에 할애한 셈입니다. 이를 볼 때,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이른바 혁명 성지를 둘러보는 데 무게를 뒀다는 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이 이처럼 김일성 주석과 관련된 항일유적지들을 많이 방문한 배경은 뭔가요?

답) 일단 다음 달로 예정된 북한 노동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김일성 주석의 혁명 유지를 받는 모습을 취하려는 의도라는 분석 이 나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선친의 혁명유적지를 참배함으로써 혁명 의지 계승을 강조하는 한편 현재의 고난을 이겨가자는 전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노동당 대표자를 앞둔 시점에서 셋째 아들 김정은으로의 후계 지명을 암시한 행동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김정일 위원장이 이번에 선친의 혁명유적지를 시찰한 사실은 앞으로 북한에서 대대적으로 선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이밖에도 김정일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 기간 행선지를 보면 동북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이 관심을 끄는데, 그 배경은 뭔가요?

답) 김정일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 기간 방문지는 크게 지린, 창춘, 하얼빈 외에 오늘 저녁 귀국길에 들른 투먼 등입니다. 무엇보다 이 지역들은 중국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야심 차게 진행하고 있는 동북3성 개발 프로젝트인 ‘창•지•투 계획’ 즉, 창춘•지린•투먼 개발 계획의 주요 지역과 겹치는데요, 김 위원장이 이 계획의 주요 도시를 모두 둘러보게 되는 셈입니다.

중국 정부는 창춘•지린•투먼 개발 계획이 성공하기 위한 관건이라고 할 수 있는 동해 출항권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에 라진항 부두 사용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꾸준히 요청해 왔는데요, 김정일 위원장의 방문지는 이런 상황과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이런 정황을 놓고 볼 때 앞으로 중국의 창춘•지린•투먼 개발 계획과 관련해 북한의 결단이 나올 경우 북-중 간 경제협력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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