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대 곡창지역인 황해남도의 벼농사가 얼마나 타격을 입을지 주목됩니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의 쌀 재배 면적은 55만ha로, 한국의 76%에 달합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폭우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요 곡창지대의 쌀농사에도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리영남 북한 기상수문국 부대장은 13일 관영 ‘조선중앙TV’에 8월 1일부터 10일 사이 전국 평균 강수량이 315.8mm로 평년과 대비해 많은 양이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평양은 같은 기간 294mm로 “기상관측 이래 매우 많이 내렸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기상청은 13일~15일 사이 황해도에 100~200mm, 최대 300mm의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해 경작지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한국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9 북한 벼 재배 면적 조사 결과’ 영문판을 보면 북한의 전체 벼 재배 면적은 55만 7천ha로 72만ha인 한국의 76% 정도입니다.
북한은 여기서 지난해 쌀 224만t을 수확했다고 한국 농촌진흥청은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의 논 가운데 이번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황해남도는 전체의 26.2%인 14만 5천ha를 차지해 북한에서 쌀 재배 면적이 가장 넓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평안북도가 전체 쌀 재배 면적의 19.3%인 10만 7천ha로 2위, 평안남도는 14.2%인 8만 1천 ha로 3위, 그 뒤를 함경남도(5만 7천 ha), 황해북도(5만 2천ha)가 이었습니다.
VOA가 지난 6일자 평안남도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숙천군 일대 농경지가 폭우로 곳곳이 물에 잠긴 모습을 볼 때 강수량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진 황해도의 곡창지대 피해는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에서 쌀 재배 면적이 가장 작은 곳은 주민들의 생활과 영양 수준이 가장 열악한 것으로 알려진 양강도로, 넓이가 1천 397ha에 불과해 황해남도의 1%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또 라선특별시와 자강도도 각각 4천 328ha와 5천 964ha로 쌀 재배 면적은 매우 적었습니다.
8월 상순의 강수량이 294mm로 기록적인 강수량을 보인 평양은 쌀 재배 면적이 1만 9천 ha로 전체의 3.5% 정도였습니다.
한국 통계청 보고서는 위성 영상을 활용한 최초 원격탐사로 지난해 1만 5천여 개의 표본조사구를 분석한 결과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매우 높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한국에서 논의 면적이 가장 넓은 곳은 전체의 20.4%를 차지하는 전라남도로 16만 9천ha, 충청남도가 17.6%인 14만ha, 전라북도가 12만 ha, 경상북도가 11만 9천ha로 뒤를 이었습니다.
최대 곡창지대인 전라남도는 기록적인 폭우로 농경지 6천 174ha가 침수 피해를 당하는 등 지난 11일 현재 2억 3천만 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6일 황해북도 은파군 수해현장을 찾았다고 보도했지만, 관영매체들은 일부 피해만 전했을 뿐 전체 피해 규모는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 통일부는 북한의 이번 강수량이 과거 최악의 홍수 피해가 발생했던 2007년 8월 보다 더 많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