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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과학외교' 조명 다큐멘터리..."북한 과학자들과의 교류협력 재개 원해"


북한 평양의 새벽.
북한 평양의 새벽.

미국과 북한 과학자들이 양국을 오가며 교류한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미국에서 제작됐습니다. 미국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이 다큐멘터리에서 앞으로 ‘과학외교’가 재개되고 미국과 북한 관계가 전환점을 맞길 바란다는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비정부기구 글로벌 코 랩 네트웍(Global Co Lab Network)이 미국과 북한 과학자들의 교류를 담은 다큐멘터리 ‘과학의 평화: 북한과의 외교’(A Peace of Science: Diplomacy with North Korea)를 제작해 최근 미국에서 상영을 시작했습니다.

이 단체는 “미국과 북한 간 평화를 구축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은 양국의 과학자들이 민감하지 않은 분야에서 상호 이익이 되는 연구를 펼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노벨상 수상 피터 아그레 “북한 과학자들과의 교류협력 확대 원해”

다큐멘터리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과 북한 사이에 진행된 과학 교류 사례들을 소개했습니다.

2009년 미국과학진흥협회 회장으로 북한을 처음 방문한 뒤 총 세 차례 방북한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의 피터 아그레 교수는 “2009년에 미국과 북한의 과학자들 간 우정이 시작됐다고 믿으며, 그 우정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200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아그레 교수는 다큐멘터리에서 “우리는 앞으로도 교류협력을 확대하길 원한다”며, “이것은 두 나라를 더욱 가깝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래에 사람들이 미-북 관계를 돌아볼 때 지금이 전환점이 돼 양측의 선의가 전해지고 후대를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아그레 교수는 말했습니다.

‘미북 과학 교류 컨소시엄’(U.S.-DPRK Scientific Engagement Consortium)을 창립해 2009년 미국 과학자들의 첫 방북을 주선한 린다 스타헬리 씨는 이 영상에서 “종종 과학 교류는 미국이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들과 관계를 개선하는데 활용되곤 했다”며 중국, 구 소련, 이란, 쿠바 등이 좋은 예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북 간에도 과거 식량, 농업, 보건 등과 같은 인도적 분야의 기술지원과 안보 분야의 과학 협력이 이뤄졌었다고 스타헬리 씨는 설명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의 대니얼 워츠 국장은 영상에서 “미국과 북한이 진전을 이뤄 관계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이 때 과학외교, 과학협력이 관계 변화를 촉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학교류 위험 부담 낮아”... “팬대믹, 기후변화 협력 가능성”

1980년대부터 대북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미국친우봉사회의 대니얼 재스퍼 아시아 담당관도 다큐멘터리에서 미북 과학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재스퍼 담당관은 3일 VOA에 “과학 교류는 양측에 큰 위험부담이 없는 분야이며, 흥미로운 협력 공간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재스퍼 담당관] “Science exchanges are incredibly important right now especially in the midst of a global pandemic. On top of that we’re also seeing more and more effects of climate change and these two areas present really bright avenues for the U.S. N Korea to just begin speaking to one another to allow their scientists to exchange information and then also sort of creates the environment that’s more conducive to a higher level of diplomacy.”

재스퍼 담당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유행 가운데 세계적으로 과학 교류가 매우 중요해 졌고 기후변화의 영향도 심각해 졌다며, 미국과 북한이 앞으로 이 두 부분에서 협력할 공간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재스퍼 담당관은 “양국 과학자들이 서로 대화를 시작하면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물론 더 높은 차원의 외교에도 도움이 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스퍼 담당관은 북한이 과학 교류를 통해 얻은 정보를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사이버 공격에 활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정부 간 교환 프로그램에서 기밀 정보가 유출된 적이 없었다”며 “미국 정부는 기밀 정보가 우발적으로라도 과학자들의 손에 떨어지거나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행동 강령(protocol)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하워드 휴즈 메디컬 인스티튜트의 리처드 스톤 과학 담당 편집장은 다큐멘터리에 “북한에서 과학은 국가적 우선순위에 의해 결정되며, 사이버 무기, 사이버 안보는 서구 세계와의 협력이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과학 협력이 가능한 분야는 생태계 보전, 북한 산림 보전, 어업, 재생 에너지 개발 등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톤 편집장은 2011년 북한의 초청을 받아 캠브리지대학의 화산학자 클라이브 오펜하이머 교수를 비롯해 영국 과학자들의 백두산 화산 활동 조사를 주선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글로벌 코 랩 네트웍은 대학 강의실에서 이 영상을 학생들에게 상영할 수 있도록 세계 여러 대학들과 현재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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