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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원산갈마관광지구 완공 지연...“재정난, 관광객 유치 어려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고 북한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고 북한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심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완공 속도가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자금난과 신종 코로나에 따른 관광객 유치의 어려움 때문인 평양종합병원 등 다른 건설 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북한전문매체인 ‘38노스’는 19일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건설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3일까지 이 곳을 촬영한 위성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대여섯 곳의 리조트 시설이 여전히 완공되지 않은 채 미완성으로 남아있다는 겁니다.

특히 리조트 내 인공섬 고층 건물의 원형전망대와 식당 바닥은 지난 두 달 동안 거의 진전이 없는 등 작업 속도가 정체됐거나 진척이 매우 느리고, 물놀이장은 작년 이후 변화가 없는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4월 13일부터 이달 4일 사이에 건설 노동자 숙소 상당수가 허물어졌다며, 콘크리트 노동자 등 특정 기술자들이 떠난 것인지 혹은 일반 노동자 규모가 축소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최근 최우선 사업으로 진행하는 평양종합병원과 미림 열병식 훈련장 같은 건설사업이 이런 변화를 초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보고서 저자로 미 국방·정보 당국에서 정보분석관을 지낸 피터 메카우스키 씨는 전반적으로 리조트 건물의 외형과 부지는 대부분 완공됐다며, 그러나 내부 인테리어나 가구 추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김정은 위원장이 여러 번 방문해 완공을 강력히 독려하는 등 자신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온 사업입니다.

[녹취: 김정은 위원장] “원산해안관광지구와 새로운 관광지구를 비롯한 우리 시대를 대표할 대상 건설들을 최상의 수준에서 완공해야 합니다.”

북한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150동에 달하는 호텔과 놀이 시설, 수상공원 등을 짓고, 주변 금강산과 마식령스키장을 연계해 연간 1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완공이 두 번이나 연기된 끝에 최종 완공일로 다시 못 박았던 지난 4월 15일 태양절을 넘긴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북한 당국은 계속 침묵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노동자들이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며 완공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북한 관영 매체들의 대대적인 선전 보도도 올해 들어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산하 토지주택연구원은 올 ‘1/4분기 북한 건설·개발 동향’ 보고서에서, 북한 매체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등 관광시설 조성 관련 기사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외자 유치와 관련된 관광시설 조성 사업 등은 최소화된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습니다.

미 전문가들은 예상된 결과라며,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미한정책국장은 VOA에, 북한 당국이 직면한 “경제적 궁핍”과 유엔 제재에 따른 외화 부족, 북-중 국경 봉쇄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 think that what might be more serious at this point is that the shutdown in imports to North Korea would diminish the ability of North Korea to get the materials necessary to complete the project.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 돌파를 강조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 겪고 있는데다 수입까지 막히면서 관광지구를 완공하는데 필요한 자재 조달 능력아 악화했다는 겁니다.

벤자민 실버스타인 미 외교정책연구소(FPRI)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10월 전에 완공을 지시한 평양종합병원 같은 프로젝트가 명백히 더 높은 우선순위가 되면서 관광지구가 뒤로 밀렸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 “other projects would take priority now for that reason, especially since there are other projects that clearly receive higher priority, such as the hospital.”

아울러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당장 완공해도 찾을 관광객이 없기 때문에 평양종합병원 완공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도 관광객 유치 문제 등 3가지 이유를 지적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The most obvious one would be no customers, the chance of getting foreign visitors is slim to nothing due to the coronavirus. Number two would be the government is running out of money to buy the things,”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외국 관광객을 유치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북한 정부의 자금 사정 악화로 자재를 제대로 구입하지 못하는데다 대규모 시설에서 일할 노동자들에게 지급할 재정 능력도 불투명하다는 겁니다.

특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 리조트 내부는 고급 제품으로 이뤄진 주방과 욕실, 가전 도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건물만 날림으로 서둘러 짓고 내부는 매우 허술한 북한의 전형적인 건설 방식으로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 당국도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브라운 교수는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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