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방부 장관이 새해 목표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가속화를 거듭 강조한 가운데, 검증 과정과 밀접하게 연계된 미한연합훈련 재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 상황을 감안하면 어려움이 많다고 분석합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5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8일부터 한국에 입국하는 모든 관계자들은 유전자증폭검사(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주한미군사령부 “한국 입국시 PCR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화”
유전자 증폭검사(PCR)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판정하는 방식으로, 한국 정부는 8일부터 외국인 입국자들에게 관련 문서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습니다.
주한미군은 현재 이 같은 방침을 주한미군에 어떻게 적용할지 한국 정부와 협의 중이라면서, 추가정보가 제공되기 전까지는 모든 인원이 이 같은 방침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4일 기준 주한미군 관련 누적 확진자는 509명이며, 대부분 미국 등에서 입국한 장병과 가족입니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 확산 위험이 미군의 이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이동 제약은 당장 올해 3월쯤 실시될 수 있는 미한 연합훈련과 이와 연계한 전작권 전환 검증에도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미국의 안보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이동제약, 연합훈련 정상화 걸림돌”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5일 VOA에 “올 봄 연합훈련을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지난해 8월과 같이 전시작전권 전환 평가를 배제한, 조정된 형태의 훈련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전통적 미한 연합훈련은 미 본토에서의 외부 증원부대의 한반도 파견을 동반한다며, 그러나 한국의 입국과 미국으로의 귀국 과정에서 소요되는 4주간의 격리기간을 감안하면, 정상적 규모의 훈련을 진행시키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베넷 선임연구원] “Your problem with them going to Korea is most of the reserve forces. They're not supposed to be on reserve duty for four weeks at a time. You know, the two weeks for COVID Quarantine, two weeks for the exercise, and maybe another two weeks when they come back to the US and if they're in their reserves. They can't afford six weeks away from their jobs.”
“미 본토 증원차출 병력 최소 6주 소요…현실적 어려움”
“FOC 검증위한 외부 평가단 구성에도 직접 영향”
특히 본토 증원부대로 차출되는 장병들은 대부분 예비군들로, 이들을 4주 이상 소집해서는 안 되지만, 2주간의 코로나 격리에 2주간의 훈련, 그리고 귀국시 2주간 격리 등 6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 같은 제약은 당장 전시작전권 전환 2차 검증 단계인 완전운용능력평가(FOC)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조정된 규모의 연합훈련으로는 한국군의 역량보유 여부를 완벽히 검증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완전운용능력평가(FOC)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 평가단을 구성해야 하지만, 코로나 확산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감안한다면 이 역시 당장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전시작전권 전환 검증은 미군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는 인증방식이라는 점을 한국사회가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 맥스웰 선임연구원] “Yes and that is really important to understand. That is that the US side is not making something up, to make it hard for South Korea to achieve Op-Con transition. That is a myth. We are applying tried and true and tested processes which make the US military as powerful as it is. And so, from a combined military perspective, we are applying those same standards, what we call task conditions and standards, to this process”
특히 미군 역시 새로운 무기체계나 역량을 실전배치하기 전 외부기관을 통해 엄격한 인증과정을 거친다며, 검증단계는 한국에 전작권 전환달성을 의도적으로 어렵게 하도록 설정한 것이 결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벼락치기로 시험통과 못해…역량확보 집중해야”
특히 최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언급한 것처럼 검증은 미한 당국이 합의한 조건들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맥스웰 선임연구원] “It is like you have taking final exams. Well, you can't pass the final exam unless you study and prepare for it. And so you can't just cram for it the night before the exam. And so it's the same thing with FOC certification. You have to conduct all of the preparatory training, concept development, acquisition before FOC”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완전운용능력평가를 학생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에 비유하면서, 제대로 된 준비없이 벼락치기 만으로는 합격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국군이 조건에 부합하기 위해 예행훈련, 교리개발, 역량획득을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향후 조정된 형태의 연합훈련을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주한미군과 일부 한국군 소속 파견 장병들에게 지급되는 백신을 최소한 연합사 본부 내 한국 장병들에게 확대적용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한국의 방역조치, 연합훈련 장애요소”
미 중앙정보국 (CIA) 북한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엄격한 제한이 한국의 잘못은 아니라며, 단지 그에 따른 부차적 결과로 연합훈련 재개가 더 어렵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클링너 선임연구원] “So, it's not Korea's fault that there are strict restrictions. It's just a byproduct of that. It makes it more difficult to do the training. But, you know, having a large-scale exercise is but one of many steps that are necessary to enable op-con transition. Given prevailing circumstances, the process is unable to be moved forward as quickly as South Korea would want to, or would normally have been possible. It is just going to make transition take longer than South Korea wants.”
또 클링너 선임연구원 대규모 연합훈련 재개는 전작권 전환 달성에 필수적인 과정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코로나 확산은 조건에 기반한 역량확보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기대와 달리 조건 달성을 위한 소요 시간은 훨씬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