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중국을 겨냥한 해군 상설 조직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중국의 위협에 초점을 둔 세계 미군 배치 태세를 검토 중인 국방부는 다수의 제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존 서플 미 국방부 대변인은 16일 인도태평양 내 해군 상설 태스크포스(TF) 창설 추진 보도와 관련해 “우리는 인도태평양과 국방부 전반에 걸쳐 다수의 제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지난 15일 “국방부가 증가하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내 상설 해군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서플 대변인은 관련 보도에 대한 사실 관계 확인을 요청하는 VOA의 서면질의에 이같이 답변하면서 “하지만 국방장관이 언급했듯이, 지금은 일에 착수할 시점이며, 아직도 많은 구체적인 사항들이 최종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서플 대변인 VOA질의 서면 답변] “We are looking at a number of proposals in the Indo-Pacific and across the Department, to better synchronize and coordinate our activities. However, as the Secretary said, now is the time to get to work, there are many details and specifics still to be finalized.”
폴리티코 “국방부, 중국 위협 대응 해군TF 창설 검토…NATO 신속대응군 참조”
미 국방부 “다수의 제안 검토 중… 아직 최종 결정 안 돼 ”
폴리티코는 국방부의 해군 상설 TF 추진과 관련한 내부 논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두 명의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다며, 이 같은 발상이 최근 작업을 마친 국방부 내 ‘중국 태스크포스’(중국 TF)의 제안에서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새 조직은 냉전시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운용한 ‘상설해군 대서양’(The Standing Naval Forces Atlantic. STANAVFORLANT)을 참조해 검토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이 매체는 국방부가 상설 해군 조직을 창설하는 과정에서 국방장관이 중국 문제에 비용과 자원을 배분할 수 있도록 특정 명칭을 붙인 인도태평양 역내 군사작전 신설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상설해군 대서양은 냉전시절 나토 회원국 해군이 운용한 신속대응군으로, 보통 구축함과 유조선 등 6~10척의 전대로 편성해 최대 6개월 간 역내에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이 조직은 지난 2005년 ‘상설 북대서양조약기구 해양그룹 1’ (SNMG1)로 재편됐으며, 소말리아, 홍해 등에서 해적 소탕 등의 임무에 투입됐습니다.
폴리티코는 두 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아직 국방부가 미 해군 전력만 참여할지 아니면 다른 나라 군대도 포함시킬지는 정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전 인도태평양사령관 고문 “미국,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된 역내 상설해군 조직 필요”
그렉슨 전 차관보 “중대한 진전…역내 준비태세 개선 관점에서 옳은 방향”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그동안 인도태평양 내 다국적 상설 해군 조직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했습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의 특별고문을 지낸 에릭 세이어즈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지난 2018년 군사전문매체인 ‘워 온더 록스’ 기고문에서 상설 대서양 해군을 본딴 ‘합동해양 TF 태평양’ 창설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세이어즈 연구원은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이 조직에 전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일본, 호주, 인도, 유럽 협력국과 동남아 국가들을 후보로 거론했습니다.
인도태평양 해병대 사령관을 지낸 월러스 그렉슨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6일 VOA에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직면하고 있는 위협에 즉시 대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 같은 발상은 중대한 진전이며 옳은 방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 그렉슨 전 차관보] “This is a major step in the right direction, I would think it adds more presence in the East China Sea, in the South China Sea. It's a it's it provides a ready, train, able to operate force. Be there at a moment's notice.”
그렉슨 전 차관보는 “최근 영국과 프랑스 해군의 역내 전개 역시 이 같은 발상과 연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조직이 실제로 만들어질 경우, 상호운용성과 함께 역내 준비태세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역내 미군-동맹군 훈련장 통합 계획과도 연계”
앞서 지난 3월 필립 데이비슨 당시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역내 동맹들과 지휘통제 관점에서 상호운용성에 기반한 임무 시행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동맹국들이 역내 핵심 미군 훈련장들을 사용하도록 허가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이비슨 사령관은 일본과 호주군이 최우선 적용 대상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합동 태평양 알래스카 훈련장(JPARC), 태평양 미사일훈련장(PMRF)과 포하쿨로아 실사격 훈련장(PTA), 콰자레인 훈련장, 연합/합동군사훈련장 (CJMT)을 거론했습니다.
그렉슨 전 차관보는 이 같은 인도태평양 사령부의 방침도 향후 상설 다국적 해군의 훈련과 운용을 염두에 둔 계획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최근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중국의 위협에 초점을 둔 전략 재편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중국 TF가 제안한 내용들이 올 여름 완료할 ‘세계미군배치태세 검토’ (Global Force Posture Review. GPR)와 바이든 행정부의 ‘국방안보전략’(NDS)에 직접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브라운 참모총장 “중국의 타이완 침공 위험성에 공감”
이런 가운데, 찰스 브라운 미 공군참모총장은 16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6년 안에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할 수 있다는 평가에 대해 “그와 같은 위험성이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녹취 : 브라운 총장] “I do believe that we are at risk in the next six years in the next decade.”
브라운 참모총장은 중국의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공군의 억제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