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미국의 민간단체가 공산주의 독재자와 희생자를 주제로 한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세계의 공산주의: 김일성과 북한.’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민간단체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재단(VOC)’이 마련한 행사 주제입니다.
지난 1994년 설립된 이 단체는 희생자 추모와 공산독재정권에 대한 교육, 연구, 증인 세우기 등을 통해 공산독재정권에 의해 희생된 피해자들의 참상을 일반에 알리고 기록, 보관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올해로 13년째 1억 명이 넘는 공산주의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행사를 열고 있으며 지난달부터 ‘세계의 공산주의 웨비나 시리즈’ 를 기획, 미국의 학생과 교사들에게 공산주의에 대한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웨비나’는 ‘웹’과 ‘세미나’의 합성어인데요, 코로나 사태로 활성화 된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말합니다.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재단 VOC 교육 담당 머레이 비세트 박사는 VOA에, 공산주의 웨비나 시리즈를 통해 공산주의의 이데올로기, 역사, 그리고 유산에 대해 알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란 나라가 폐쇄적인 만큼 북한을 경험했던 탈북 난민의 증언은 의미있는 자료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의 공산주의: 김일성과 북한’에 나선 강연자는 지난 2008년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정착한 그레이스 조 씨였습니다.
VOC의 홍보채널인 페이스북에는 그레이스 조 씨가 지난해 백악관에서 연설하는 장면이 실렸습니다.
[녹취:그레이스 조 백악관 연설]
비세트 박사는 조 씨의 개인적 경험뿐 아니라, 북한 정권과 교육, 인권 유린 등 북한 인권 운동가인 그에 대한 신뢰를 나타내며 초청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날 웨비나에는 60여명이 참여했는데요, 한 시간 동안 조 씨의 강연을 듣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조 씨는 이번 웨비나 시리즈 대상이 학생과 교사들인 점을 감안해 북한 주민들의 삶과 북한 정권, 교육 그리고 탈북 동기와 과정, 정착후 삶 등 다양한 내용을 요약했습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DPRK 국호 설명을 시작으로 식량을 구하기 위해 탈북했다 사망한 아버지, 중국으로 팔려간 언니, 탈북 했다가 두 차례 강제북송 당해 강제노역에 시달린 가족 이야기 등 조 씨의 증언은 수많은 탈북민들을 대변하는 내용입니다.
[녹취: 그레이스 조] “And my sister went to China to find food for us as well. So I went missing. And what's probably let me think that she probably sold into human trafficking…”
2008년 유엔난민기구의 도움으로 미국에 정착했지만 그동안 학업과 일, 인권 활동을 병행했던 만만치 않은 이민생활도 나눴습니다.
순조롭지 않았고 어려운 시간들이 많았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꾸준히 시도해 오늘에 이르렀다는 그레이스 조 씨.
[녹취: 그레이스 조]”But I worked as a dental certified assistant for six years to earn a living. My perspectives changed and my dreams were changed accordingly. And currently I attended classes at Seattle..”
한때 변호사를 꿈꿨던 조 씨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 본 경험 덕에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치과보조사 자격증을 따 6년 간 일하며 치과의사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실내 건축 분야 전문가가 되기 위해 서부 워싱턴주로 옴겨 현재 시애틀 퍼시픽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조 씨는 한반도 분단 역사를 포함한 북한 정권의 역사, 교육, 경제에 대해 설명하면서, 주민들의 정보환경에 대해서는 변화가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관영TV와 라디오 두 채널에 의존했던 주민들이 이제 다양한 정보와 오락물을 접하고 있으며 한국 가요만 들어도 수용소로 끌려갔던 과거과 달리 처벌이 가벼워졌다는 탈북민들의 증언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정보를 퍼뜨리는 사람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무겁다고 덧붙였습니다.
조 씨는 또 북한 정권이 겉으로는 무상교육이라고 하지만,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학교가 필요한 모든 걸 바쳐야 하는 매우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여성이 초등학교 교사의 80%를 차지하고 대학교수의 15%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교육 분야에 여성의 진보적 역할도 주목할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인권 운동가인 만큼 북한의 인권 유린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를 인용해 세뇌교육, 정치범 수용소 실태 등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과 외국인 납치, 억류 문제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북한 주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하는 조 씨는 누군가를 돕는 일은 어떤 지위도 필요없지만 진심어린 마음이 필요하다며, 이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조]”Personally, I believe in me helping people does not need any title or position, but needs a heart and I believe Americans. We have really strong loving hearts. So I believe you …”
강연을 마친 조 씨는 참가자들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미국인들이 어떻게 기도해 주기를 바라는가?” 북한 주민이 통일을 바라고 있는가? “최근 한국에서 탈북민 두 명이 정계로 나간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등의 질문이었습니다.
잃어버린 언니를 아직도 찾고 있는지, 행방은 아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조 씨는 “소식이 없으며, 현재 구출 비용이 너무 비싸 경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조 씨의 강연에 대해 미국인들은 북한 정권의 억압과 인권 유린에 큰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미국인 남성 할리스톤 브라운 씨는 VOA에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전체주의적인 국가이며, 3 명의 김 씨는 신처럼 숭배되고 김일성의 3 세대 형벌은 나치독일 이후로 사용되지 않은 매우 끔찍한 관행”이라며 “중국에 갇힌 북한인들의 인권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강제수용소와 수감자들에 대한 처우에 혐오감을 느끼며, 북한이 해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20대 남성 벤허 퀸토 씨는 “독재정권의 즐거움을 위해 희생당하는 북한 주민의 고통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미국인은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달았습니다.
“현재 5개 나라도 되지 않는 전 세계 공산정권에서도 가장 큰 폭군은 북한과 중국입니다. 그들은 이 땅에 존재해서는 안되며 사람들은 너무 오랫동안 압제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