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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단체들 “북한에서 현대판 순교자 발생”


지난 2017년 9월 중국 랴오닝성 차오양에서 열린 기독교 기도 모임에서 북한 출신 여성이 성경을 읽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중국 랴오닝성 차오양에서 열린 기독교 기도 모임에서 북한 출신 여성이 성경을 읽고 있다.

북한 등 8개 나라에서 현대판 기독교 순교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가 밝혔습니다. 다른 국제 단체들도 북한에서 기독교 순교가 옛날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릴리즈 인터내셔널’이 29일 ‘기독교 순교자의 날’을 맞아 발표한 자료집에서 북한을 현대판 기독교 순교자 양산국으로 지목했습니다.

‘기독교 순교자의 날’은 사도 바울과 베드로가 기독교를 전파하다 숨진 날로, 기독교 단체들은 매년 6월29일을 기독교를 믿거나 전파하다 목숨을 잃은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날로 삼고 있습니다.

자료집은 ‘현대판 순교자’라는 항목에서 북한 외에 나이지리아, 이집트, 인도네시아, 리비아, 파키스탄, 스리랑카, 탄자니아에서 기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처형 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 기독교인들이 처한) 상황이 잔혹하다”며 “탈북민들은 기독교인들에 대한 극심한 탄압 사례들을 전하며, 기독교인과 그 가족이 수용소로 보내지면 빠져나오는 경우가 드물다고 설명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 내 14개 수용소 수감자들이 질병과 굶주림, 학대로 인해 생명을 잃는다며, 전체 25만명에 달하는 수감자 중 5만에서 7만명이 기독교인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기독교단체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의 윌리엄 스타크 아시아 국장은 30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서구사회에서 기독교 순교는 과거의 이야기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북한과 같은 곳에서 순교는 ‘현실’”이라며, “이런 실질적인 위험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계속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결단하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습니다.

[윌리엄 스타크 국장] “Martyrdom in the Western context can often feel like an issue of the past. However, for millions of Christians around the world, especially those in persecuted countries like North Korea, martyrdom is a reality. In spite of the real risk, it is amazing to see people still willing to choose to follow Christ”

스타크 국장은 “북한은 전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이며, 당국의 극심한 탄압 때문에 개별 피해 사례를 파악하기도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교회들이 강제적으로 음지로 몰린 상황에서, 북한의 지하교회 전체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기독교 순교자의 날’을 기념하는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 도어즈’도 30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한 내 기독교 순교 규모를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오픈 도어즈] “Open Doors estimates there are about 300,000 Christians inside North Korea. Because they are unable to communicate freely, it’s impossible to know just how many martyrs there have been inside the country. It’s important to honor them, the many unknown North Korean martyrs…”

북한에 약 30만명의 기독교인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외부 세계와 자유롭게 교신할 수 없어 기독교 순교자가 얼마나 발생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픈 도어즈’는 그러나 신앙을 위해 북한에서 값비싼 희생을 치른 ‘이름없는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굳게 닫힌 국경 뒤로 기도가 전해져 북한 기독교인들을 격려하고 지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오픈 도어즈’는 올해 발표한 ‘2020 세계 기독교 감시목록’에서 북한을 19년 연속 세계 최악의 종교 박해 국가로 꼽았습니다.

‘오픈 도어즈’는 이날 이메일에서 “북한 내 기독인들은 완전히 비밀리에 신앙생활을 해야 하며, 발각될 경우 수용소로 끌려간다”며. “최소한 5만 명의 기독교 신자가 현재 수용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남부 오클라호마에 본부를 둔 기독교 선교단체 ‘순교자의 소리’ VOM은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 ‘순교자의 소리’는 북한에 기독교 복음을 전하고 현지 교회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 등 여러 나라 기독교 순교자들의 희생은 중요한 신앙의 표본”이라며 미국의 기독교인들도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각자의 마을과 도시, 세계에서 신앙을 위해 어떤 희생을 할 것인지 스스로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순교자의 소리’ 한국지부는 지난해 ‘기독교 순교자의 날’을 맞아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의 순교자 차덕순을 추모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선전용으로 제작한 영상에 등장하는 차덕순은 중국에서 기독교를 믿고 북한에서 이를 전파하다 2005년에서 2010년 무렵 목숨을 잃은 것으로 이 단체는 추정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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