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평양에 외교공관을 둔 유럽국가들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영국의 민간연구소가 밝혔습니다. 해당 유럽국가들의 대북 제재 위반 사례를 들며, 한계도 지적했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재 유럽 대사관들이 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를 타개할 수 있는 중재역을 할 수 있다고 영국의 민간기구인 합동군사연구소 RUSI가 밝혔습니다.
이 연구소는 ‘북한: 동유럽 국가들이 도울 수 있는 방안들’이란 제목의 글에서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 체코공화국, 독일의 북한 주재 대사관 설립은 이르면 1948년까지로 돌아간다며, 이들 나라와 북한 간 오래 관계를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재 유럽 대사관들은 비핵화 대화 촉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당국자들과의 회담을 촉진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연구소는 한 가지 사례로 북한이 두 차례 핵실험을 했던 2016년에 평양의 체코공화국 대사관이 유럽연합 외교관들과 북한 당국자들의 회담 장소를 제공했던 일을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연구소는 또 과거 동유럽 국가들의 대북 인도주의 지원이 많았다며, 이 때문에 북한 관리들에 대한 접근이 비교적 쉽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북한에 대사관을 둔 유럽국가들의 대북 제재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2018년 공개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불가리아는 향수, 독일은 발포성 와인과 양주 등 북한에 수출이 금지된 사치품들을 수출했다는 겁니다.
또, 북한 주재 체코공화국의 웹사이트는 무기박람회인 ‘미래 군사 포럼 2018’을 북한에 홍보했고, 불가리아, 폴란드, 체코공화국은 지난 2018년 북한과의 외교관계 수립 70주년을 축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유럽국가들은 공산주의체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과, 북한 상주를 통해 북한과의 외교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연구소는 강조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국장은 20일 VOA에, 북한 주재 유럽 대사관은 미국이 갖고 있지 않은 이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 “The European presence constitutes rare eyes and ears on the ground in Pyongyang, which is one of the biggest missing contextual elements of US …”
스나이더 국장은 북한에 상주하고 있는 유럽 외교관들은 북한의 실제 상황에 대한 현실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