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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보고서, 대북제재 이행 현실 보여줘...국제사회 단결 없이 효과 없어”


지난해 4월 중국 선적의 'M/V FU XING' 이란 이름으로 중국 닝보에 정박해 있던 선박이 10월에는 시에라리온 선적 'M/V PU ZHOU'로 이름을 바꿔서 북한 남포항에 입항했다. 사진 제공: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지난해 4월 중국 선적의 'M/V FU XING' 이란 이름으로 중국 닝보에 정박해 있던 선박이 10월에는 시에라리온 선적 'M/V PU ZHOU'로 이름을 바꿔서 북한 남포항에 입항했다. 사진 제공: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최근 공개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는 온전하지 못한 대북 제재 이행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국제사회의 단결된 제재 이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제이슨 바틀렛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2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유엔 안보리 보고서에는 북한의 제재 회피 활동이 총망라돼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바틀렛 연구원] “North Korea continues to have unprecedented success innovating UN sanctions over a wide variety of fields maritime, cyber, labor, the list goes on.”

바틀렛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가 해상 불법 활동뿐 아니라 사이버 영역, 노동자 문제 등 많은 분야에서 북한이 제재 회피와 관련해 전례없는 성공을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광범위한 제재 회피 활동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라며, 보고서는 북한이 놀랄만한 제재 회피 기술을 보여주고 있고, 제재가 100% 이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매닝 선임연구원] “I don't think it's a great surprise. I think North Koreans have demonstrated remarkable skill and finding ways to work their way around. Well, sanctions are never 100%.”

매닝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2017년 찬성한 안보리 대북 결의에 따라 일정 기간 제재를 이행했지만 현재는 이행을 100% 수준으로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최근 태풍과 홍수, 코로나의 영향 등으로 북한이 입은 피해를 고려할 때 중국과 러시아가 강력한 제재 이행을 꺼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매닝 선임연구원] "I think given the disastrous internal situation now in North Korea with multiple typhoons floods...and then COVID. When you put all that together, I think people, China and Russia are reluctant to put to squeeze more North Korea more at this time."

브루스 클링너 헤리지티재단 연구원은 보고서가 북한의 다양한 제재 회피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서 ‘제재 자체에 문제가 있다’거나 ‘제재가 제대로 된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이행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If policemen are turning a blind eye to crime and allowing criminal activity to occur, does that mean we should rescind the laws in that the rule of law doesn't work? No, it means lacks enforcement of laws doesn't work, not at the laws themselves.”

가령 범죄가 발생한다고 해서 이 것이 법의 지배가 작동하지 않고, 따라서 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법 시행이 불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뿐 법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는 국제사회가 적어도 대북 제재를 완화해선 안 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고 말했습니다.

오핸런 연구원은 북한의 반발을 고려할 때 최대 한도로 제재를 가할 필요는 없다며, 점진적인 제재 강화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점진적인 제재 강화에 더해 훌륭한 협상전략을 병행하는 것은 더 좋은 방법이라고, 오핸런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바틀렛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 등 주요 국가들의 제재 불이행으로 제재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보고서는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 이행에서 단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틀렛 연구원] “The sanctions aren't as effective as they could be due to noncompliance from key member states such as China and Russia. I think the underlying tone of that report is that no matter how robust and extensive UN sanctions on North Korean are unless there is strong, United consensus, and compliance with the sanctions.”

바틀렛 연구원은 또 제재에 ‘구멍’이 있는 것이 확인된 만큼 제재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대응책이 될 수 있다며, 노동자 부분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안보리 결의는 북한 노동자만 제재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북한이 이를 피해 학생, 외교관, 관광객 등 다른 신분으로 계속해서 노동 현장에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만큼 노동자의 범위를 심지어 외교관이나 일반 국민들로 확대적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겁니다.

한편, 닐 바티야 신미국안보센터 연구원은 제재 이행과 관련해 `행동 대 행동’을 통한 단계적 제재 완화는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티야 연구원] “It's been sort of a step by step approach where you try to condition sanctions relief on specific improvements in behavior. That sort of requires a very delicate negotiating process and it requires trying to understand what would be sort of equally significant moves on both sides.”

단계적 접근은 특정 행동에 대해 조건부로 제재 완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이는 엄청나게 섬세한 협상 과정이 필요하며, 양측에서 똑같이 중요한 움직임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바티야 연구원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의미 있는 행동에 대해 미국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며, 결국 이를 분류하는 것은 ‘외교’에 달렸지만 큰 도전과제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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