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에서 세계 종교자유 증진을 위한 ‘국제종교자유 정상회의’가 개막됐습니다. 사흘 동안 계속되는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종교 자유 실태에 대한 간담회도 열리는 가운데, 북한 정권이 김 씨 일가를 숭배하는 가짜 종교를 만들어 신앙인들을 박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 종교자유 증진을 위한 ‘국제종교자유 정상회의’가 1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사흘 일정으로 시작됐습니다.
샘 브라운백 전 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와 랜토스 인권.정의 재단의 카트리나 랜토스 스웨트 대표가 공동 의장을 맡은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30여개 나라의 종교. 인권 관련 단체와 인사들이 참석하고 있습니다.
브라운백 전 대사는 행사 소개 동영상에서 전 세계 인구의 80%가 신앙 때문에 박해받는 나라에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백 전 대사] “80% of the world's population lives in countries that are persecuted for their faith.”
스웨트 대표는 종교 자유와 양심, 믿음은 인권의 원천이라면서, 여기에서 많은 소중한 권리들이 흘러나온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웨트 대표] “Freedom of religion, conscience and belief is a wellspring human rights, from which flows so many of our cherished rights. But sadly, it is in peril around the world today.”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 종교의 자유가 세계 곳곳에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스웨트 대표는 말했습니다.
15일까지 계속되는 올해 행사의 주제는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누릴 수 있는 종교 자유’입니다.
두 공동 의장은 올해 처음 시작된 국제종교자유 정상회의에서는 종교와 인권 분야의 지도자들과 활동가들이 앞으로 이런 권리를 지키는 전략과 방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정상회의에 미국 정부에서는 사만다 파워 국제개발처(USAID)처장과 멜리사 로저스 백악관 신앙 기반. 이웃 협력 정책실 국장 등이 참여합니다.
또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과 마이크 폼페오 전 국무장관, 나딘 마엔자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위원장도 연설자로 나섭니다.
주최 측은 또 둘째 날인 14일 행사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초대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참석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국제종교자유 정상회의에서는 ‘종교 박해의 법적 구조’와 ‘종교 박해의 기술 이용 증가’, ‘경제와 국가 안보, 책임에 있어서 국제 종교 자유’ 등의 주제가 다뤄지며, 동시에 중국과 인도, 나이지리아 등 개별 국가의 종교 박해 실태도 논의됩니다.
또 “한반도의 종교 자유와 인권 – 화해와 정의, 번영과 통일”을 주제로 한 간담회도 열립니다.
이번 정상회의에 협력 단체로 참석한 워싱턴의 비정부 종교단체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 (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의 제프 킹 대표는 VOA에 북한 정권이 기독교를 절대로 용인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킹 대표] “This regime has zero toleration for Christianity… because they've set up this false religion with Kim Il-sung being essentially a god. It's a religion, and he's to be worshipped and this state cannot tolerate any other object of veneration.”
북한 정권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신으로 내세운 가짜 종교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김일성 주석과 그 후손이 숭배의 대상이 됐기 때문에 국가에서 다른 숭배의 대상은 용인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킹 대표] “And if you fall on the wrong side of that equation, you are going to be locked up for the rest of your life into a prison camp is really designed to slowly kill you.”
킹 대표는 북한 주민들이 다른 숭배의 대상을 갖게 되면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수용소에 평생 갇히게 될 상황에 처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북한 내 종교 자유의 문제를 계속해서 제기하는 동시에 북한 내 외부 정보 유입을 계속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5월 연례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서 북한 헌법은 주민들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실제론 주민들에게 종교의 자유가 없는 것은 물론 일부 주민들이 탄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정권은 어떤 종교적 행위일지라도 이에 가담한 개인에 대해 처형과 고문, 체포, 신체적 학대 등을 자행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 내 수용소에 수감된 기독교인이 5만에서 7만 명, 많게는 20만 명에 이른다는 기독교 비정부기구들의 추정치를 소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 2001년 이후 계속해서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CPC)으로 지정돼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98년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종교 자유를 조직적으로 탄압하거나 위반하는 국가들을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미국 무역법은 이를 토대로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