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이상설이 제기됐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공개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모습을 감춘 지 20일 만입니다. 오택성 기자가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경과를 정리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5월 1일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으로 공개 활동을 재개하기 전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11일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평양의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이후 4월 15일,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에 김 위원장이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신변 이상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집권 이후 단 한 차례도 빼먹지 않던 일정에 김 위원장이 갑자기 등장하지 않자 신변에 이상이 생겼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겁니다.
북한전문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NK’가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을 처음으로 보도했지만,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 것은 미 ‘CNN’ 방송의 보도 이후입니다.
`CNN’ 방송은 지난달 20일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건강에 이상이 생겨 미국이 이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후 김 위원장이 사망했다거나 중태에 빠졌다는 주장에서, 김 위원장 이후 후계구도에 대한 관측까지 온갖 추측성 보도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북한은 일절 무대응으로 일관했습니다.
특히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 기간 김 위원장이 쿠바 등 각국 정상에 축전을 보냈고, 원산지구 일꾼들에게 감사를 보냈다는 등의 동정 보도를 이어가면서도 관련 사진을 함께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공위성 사진에 원산에 머물고 있는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포착됐다는 보도와 ‘중국에서 의료진이 파견됐다’는 소식통을 인용한 언론 보도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건강 이상설’은 더욱 증폭됐습니다.
미국은 대체적으로 이번 보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CNN’의 보도가 오보라고 지적하면서도 그가 괜찮기를 바란다고 잇따라 언급해 결과적으로 건강 이상설을 불식하지는 못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지난달 21일)] "I’ve had a very good relationship with Kim. I can only say this. I wish him well.”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고, 미 합참차장은 김 위원장이 북한의 핵과 군 전력을 여전히 완전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하이튼 합참 차장(지난달 22일)] “So I assume that Kim Jong-un is still in the full control of the (North) Korean nuclear forces and the (North) Korean military forces. I have no reason not to assume that.”
한국 당국은 수 차례 북한 내 특이동향이 없다고 강조하며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김 위원장이 현지 지도에 나서는 형식으로 공개 활동을 재개하면서, 결국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이 제기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은 20일 만에 종료됐습니다.
VOA 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