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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제재 북한 미술품, 중국서 활발히 거래


지난 2017년 9월 중국 단둥의 한 화랑에 북한 화가들의 그림이 걸려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7년 9월 중국 단둥의 한 화랑에 북한 화가들의 그림이 걸려있다. (자료사진)

북한 당국이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 만수대창작사 소속 예술가들의 그림을 중국 등 해외에서 계속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들어 온라인 판매도 활발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전문가들은 자산동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산하 무역진흥기구인 코트라 선양무역관은 이번 주 온라인 보고서에서 랴오닝성 내 북한 미술품 전시와 판매가 활발하다고 밝혔습니다.

단둥과 선양 등 북-중 접경 지역에서 북한 그림을 거래하는 화랑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는 겁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북한 미술품 판매도 활발하다며, 여기에는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인 만수대창작사 소속 예술가들의 작품도 다수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단둥 진차미술관의 경우 웹사이트를 통해 만수대창작사 소속 인민 예술가로 불리는 리창 작가와 오영길 작가의 작품 등 다수를 판매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VOA가 30일 진차미술관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를 포함해 수백 명의 북한 작가 이름과 작품들이 게재돼 있었습니다.

이 미술관은 ‘북한 작가’ 공간을 별도로 만들어 그림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작품에는 가격표 없이 ‘협상 가격’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8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1호를 통해 만수대창작사와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만수대창작사 작품 등을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를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내린 조치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VOA가 베트남 하노이 등 여러 곳에서 확인한 결과, 만수대창작사 소속 화가들의 그림은 해외 북한식당과 중개인들을 통해 제재 이후에도 활발히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유명 화가들이 그린 대형 그림은 10만 달러 이상 고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국 ‘연합뉴스’도 지난해 10월, 랴오닝성에서 판매되는 북한 그림들을 현지에서 직접 확인한 결과 코끼리를 그린 대형 작품이 90만 위안, 미화로 13만 달러, 백두산 천지를 그린 작품은 80만 위안, 11만 달러에 판매되고 있다고 보도했었습니다.

코트라 보고서도 그림이 점당 수천~수십만 위안대에 거래되고 있다며, 종류도 풍경화, 인물화, 풍속화, 동물화 등 다양하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계기로 중국 여러 지역에서 북한 화가들의 전시회가 계속 열리는 것도 확인됐다고 코트라는 밝혔습니다.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는 앞서 만수대창작사 작품들이 활발히 거래되는 상황을 묻는 VOA의 질문에, “만수대창작사는 2017년 안보리 결의 2371호의 제재 지정 기관이며, 그들에게 수익을 제공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답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미국 대표로 활동했던 윌리엄 뉴콤 전 재무부 선임경제자문관은 VOA에, “만수대창작사는 제재 대상이며 판매 중인 미술 작품을 포함한 모든 자산은 동결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만수대창작사 판매 수익과 관련해 예치된 자금이 있다면 은행이 어디에 있든 상관 없이, 이 역시도 동결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도 VOA에, 만수대창작사에 대한 자산 동결이 필요하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 2375호는 제재 대상뿐 아니라, 이들을 대신하거나 이들의 지시에 따라 활동하는 어떤 개인이나 기관도 자산동결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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