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북한과 의미있는 평화 합의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국제 컨설팅 업체가 전망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전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북한과의 신중한 관여로 돌아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 역시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국제 컨설팅 업체 '피치 솔루션스'의 국가 위험 및 산업 연구소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인 2022년 5월까지 북한과의 평화 합의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24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문 대통령은 임기 내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을 주선하려고 하겠지만 지금까지 북한이 미국의 새 행정부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만큼 결국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평화 합의 달성 또는 미-북 정상회담 성사가 어려운 이유를 미국과 북한 모두의 입장에서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최근 열린 미-한 정상회담에서 볼 수 있듯이 바이든 대통령은 일정한 조건이 충족돼야만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세 번 만난 것과는 달리 과거의 대북정책인 보다 더 신중한 접근법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이며, 결국 문 대통령이 임기 내 바라는 평화 합의 달성의 과정을 더욱 느리게 만들 것이란 게 보고서의 분석입니다.
보고서는 또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갈등을 더 고조시킬 가능성은 낮지만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어두우며 현 시점에서 외교적 관여로 이룰 수 있는 것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동결 외에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북한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낮다며 이 때문에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각도 회의적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우호적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조차 임기 내 북한과 가시적인 비핵화 합의에 도달할 수 없었고 제재도 완화하지 않았으며 평화협정도 맺지 못했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동맹 강화가 위협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엔 방위비 분담금 등으로 미한 관계가 상당히 냉각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서 문 대통령을 제외하려 하는 듯 보였지만, 이번 미-한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정상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대해 약속하는 등 상황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모습은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한국과 보다 긴밀하게 협력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한은 바로 이런 미-한 안보동맹을 위협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긴장이 억제된 채로 유지되겠지만 정권 탈환을 목표로 하는 한국 보수 야당이 2022년 대선 기간 문 대통령의 유화적 대북 접근법을 비판하고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위험이 더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