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늘(10일) 자정을 기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했습니다.
북한이 열병식을 심야에 개최한 건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저녁 7시부터 열병식 영상을 녹화 중계 형식으로 공개했습니다.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10일 0시부터 2시간 가량 진행된 열병식은 명예 기병 상징종대와 53개 도보 중대, 22개 기계화 종대 등이 차례로 입장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약 28분동안 이어진 기념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자연재해 등 올해는 예상치 못한 도전과 장애로 힘겨웠다며 북한 주민에 대한 감사와 미안함을 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또, 전쟁억제력은 국가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고, 지역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강화 의지를 거듭 확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전쟁억제력을 남용하거나 선제적으로 쓰지는 않겠지만 어떤 세력이든 북한의 안전을 겨냥하면 가장 공격적인 힘을 총동원해 선제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거론하지는 않았습니다.
남한 측에도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굳건하게 손을 맞잡길 기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열병식에서, 초대형 방사포, 대구경 조종 방사포, ‘KN-23’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4’ 잠수함 탄도미사일 등을 차례로 선보이고, 이어 마지막으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습니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11 개축 22개의 바퀴가 달린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려 등장했습니다.
이날 공개된 ICBM은 북한이 마지막으로 개발한 화성-15형 (9축 18륜)보다 길이가 길어지고 직경도 굵어져 사거리가 늘어났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미사일 탄두부 길이도 길어져 다탄두 탑재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새벽,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장비와 인원을 동원해 열병식을 거행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특히 올해, 5년 단위로 꺾이는 노동당 창건 기념일 정주년을 맞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비롯한 새로운 전략무기를 대거 선보일 것으로 관측됐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5년 당 창건 70주년 때는 열병식과 함께 김 위원장의 육성 연설을 생중계했습니다.
반면 가장 최근인 지난 2018년 9월 9일 정권 수립 70주년 열병식 때는 생중계가 아닌 녹화 편집으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