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대학이 북한을 러시아, 이란 등과 함께 패권 경쟁 시기의 ‘불량국가’이자 ‘훼방꾼’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최대 6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방면에서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미국 국방대학 산하 국가전략연구소(INSS)는 최근 펴낸 ‘전략 평가 2020’ 보고서에서 북한을 러시아, 이란 등과 함께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을 위협하는 나라로 평가했습니다.
연구소는 이 보고서에서 패권경쟁 시대에 북한과 러시아, 이란 세 나라는 미국에게 '불량국가' 이자 '훼방꾼'으로 분류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군사적 측면에서 뿐 아니라 각종 범죄 행위자로서 미국에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군사적으로 가장 큰 부분은 핵무기로, 보고서는 랜드연구소 분석을 인용해 북한이 최소 15개에서 최대 6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 동중국을 위협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도 650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도 시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120만에 달하는 북한 인민군 병력 중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가 비무장지대에 전진배치돼 있고, 북한이 재래식 무기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도 함께 언급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북한의 핵무기는 북한에 잠재적 핵 위협 능력을 제공함으로써 보다 낮은 수준의 재래식 도발에 나설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미국과 한국 양국의 대응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또는 이들로부터 경제적 양보를 유도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과 별도로 북한 정권의 계속되는 범죄 행위 역시 주요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미국의 적대국가 혹은 중동의 무장단체들을 대상으로 한 북한의 무기 판매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강조하며, 북한은 특히 이란과의 무기 거래를 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군사 기술 이전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을 돕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이란뿐 아니라 아프리카 국가인 수단과의 군사 협력과 기술 이전을 계속하고 있고, 예멘 후티반군에는 소형 무기와 탄도미사일을 판매했으며, 시리아에는 스커드 탄도미사일을 수출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이밖에 금전 취득 목적의 범죄 행위 역시 북한이 제기하는 주요 위협이라며 사이버 공격과 화폐 위조, 마약 제조 판매 활동 등을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 보고서 등을 인용해 북한이 방글라데시, 필리핀, 한국, 타이완 등 여러 나라를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단행해 20억 달러를 탈취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위조 화폐 제작과 마약 밀수가 제재로 인한 영향을 상쇄시킨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70년 말부터 위조 화폐를 제작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불확실성이 크지만 매년 최소 125만 달러에서 최대 2억 5천만 달러의 위조 화폐가 제작된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입니다.
또 마약 판매의 경우 1990년대 북한이 중국의 ‘삼합회’와 일본 ‘야쿠자’, 러시아 ‘마피아’ 등을 유통경로로 하는 필로폰 제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며, 제재로 인해 수출이 줄어들자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마약 제조에 박차를 가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자금으로 활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때 북한은 `정상국가’가 아닌 ‘준 범죄 기업’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 등의 이런 위협이 미국의 국제적 지위를 손상시킬 수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미국과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북한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유지하려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북한 등과의 협력관계 구축 등을 통해 이들 나라를 보호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