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북한의 핵확산을 막는 방안을 논의하는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전직 당국자들은 북한의 핵 보유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며, 미국이 두 나라에 강력한 핵우산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비확산 소위와 중동∙북아프리카∙국제테러리즘 소위가 3일 공동으로 북한과 이란의 위협에 맞서 핵확산금지조약(NPT)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NPT 발효 50 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청문회에서 보니 젠킨스 전 국무부 위협감소 프로그램 담당 조정관은 북한이 약 3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녹취: 젠킨스 전 조정관] “The possession of these weapons is a challenge to the nonproliferation regime but that alone is not enough to destroy it. The threat is more in line with the concern that weapons raise in South Korea as well as in other neighboring countries.”
젠킨스 전 조정관은 그 같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비확산 체제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하면서,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비확산 체제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더 큰 우려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움직임을 부추길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젠킨스 전 조정관은 2번의 미-북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계속해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에 다시 관여해야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대북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동결에 먼저 초점을 맞춘 뒤 다음 단계로 핵물질 생산 중단과 동결, 그리고 이에 대한 검증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대북 전략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스티븐 레이드메이커 전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보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강력한 핵우산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레이드메이커 전 차관보] “So far there they've been content to rely on the US nuclear umbrella but we need to preserve that. In the case of Japan, there's less popular support in opinion surveys for producing nuclear weapons. But if you look at what the government has done, they sit on a stockpile of 10 tons of plutonium.”
한국은 그동안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는데 만족했지만 이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일본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핵무기 생산에 대한 지지가 낮지만, 일본 정부가 플루토늄 10t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레이드메이커 전 차관보는 미국 핵우산의 효과와 의존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경우, 해당 국가들이 핵을 개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1970년대 핵무기를 개발하려던 한국에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했듯이 중국도 북한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나서지 않는 한 북한의 핵확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리처드 존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확산 담당 국장은 북한이 NPT를 탈퇴한 유일한 나라라는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NPT 탈퇴 전 위반 사항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존슨 전 국장] “NPT states party should make clear that a withdrawing state would remain responsible for any violations it committed while still in the treaty and be subject to international sanctions and limitations in nuclear cooperation.”
NPT 회원국들은 조약에서 탈퇴한 국가가 조약 가입 당시 위반했던 사항들에 대해 여전히 책임이 있으며, 국제 제재와 핵 협력 제한의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겁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은 1968년 유엔에서 채택된 후 1970년 3월 5일에 발효됐습니다. 북한은 1985년 NPT에 가입했다가 2003년 전격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존슨 전 국장은 또 구 소련의 핵무기와 핵물질 등을 폐기하는 대가로 핵시설과 기술을 민간 산업용으로 전환했던 ‘넌루거 프로그램’을 북한에도 적용시키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한편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북한의 핵역량 개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소위 공화당 간사인 테드 요호 의원은 북한을 도발적인 핵무기 보유국이라고 지칭했습니다.
그러면서 수 년간의 실패한 북한과의 협력은 북한이 수 많은 사람들을 겨냥할 수 있는 핵무기 비축량을 유지하도록 만들었을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요호 의원] “Moreover the threats posed by an unstable North Korea state directly endangers our allies in the Asia Pacific region including South Korea, Japan, and others.”
요호 의원은 불안정한 북한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동맹들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미 베라 아태비확산 소위원회 위원장은 북한이 몇 년 전 NPT에서 탈퇴했고, 지금 미-북 비핵화 협상은 멈춰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라 의원] “North Korea withdrew from the NPT years ago, today negotiations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North Korea appear to have stalled.”
베라 의원은 5년마다 열리는 NPT검토회의가 다음달 15일 뉴욕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