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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PRI “지난해 전 세계 군비 지출 3.6% 증가…아시아, 역대 최대”


지난해 8월 남중국해에서 작전 중인 미 해군 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에서 E-2 조기경보기가 이륙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남중국해에서 작전 중인 미 해군 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에서 E-2 조기경보기가 이륙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군비 지출이 1988년 이후 최고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중국 등 아시아 4개국이 상위 10개국에 포함됐습니다. 올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군비 지출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됩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7일 공개한 ‘2019년 세계 군사 부문 지출’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 국가들의 군사비가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SIPRI는 지난해 전 세계 군비가 총 1조 8천 170억 달러에 달했다며, 이는 1988년 이후 최고액이며 연간 증가율도 2010년 이후 최고라고 밝혔습니다.

SIPRI “미국 전 세계 군비 지출 38% 점유…세계 1위”

“중국 세계 2위…일본, 한국 각각 9, 10위, 호주 13위”

미국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7천 320억 달러로 전 세계 지출의 38%를 차지했습니다.

중국은 2천 61억 달러로 전년 대비 5.1% 증가하면서 지출 2위에 올랐고, 3위인 인도는 711억 달러로 6.8% 증가, 4위인 러시아는 651억 달러로 전년 대비 4.5% 늘었습니다.

일본은 전년 대비 0.1% 줄어든 476억 달러를 기록해 9위에, 한국은 전년 대비 7.5% 증가한 439억 달러를 기록하며 10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국가로 분류한 호주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259억 달러를 기록하며 군비 지출 세계 13위를 차지했습니다.

보고서는 상위 15개 나라에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 5개 나라가 포함됐다며, 이들이 전 세계 군비 지출의 27%인 5천23억 달러를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전년 대비 평균 4.8%가 늘어나는 등 1989년 이래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2010년부터 10년 간 51%의 최대 증가 폭이며, 특히 중국은 지난해 역내 국가들의 군비 지출 총액의 51%를 차지하며 10년 전 36%와 비교해 급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 저자 “아시아-오세아니아 최고 증가율”

“역내 위협 인식 증가, 긴장완화 매커니즘 부재가 원인”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시몽 웨즈맨 SIPRI 선임연구원은 2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내 군사비 증가는 고조되고 있는 역내 위협 인식과 긴장 완화를 도모할 수 있는 뚜렷한 국제적 구조의 부재가 원인”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웨즈맨 선임연구원] “A very large part is countries don't feel very comfortable with each other in the region. The threat perceptions are high...But there are also many tensions in the South China Sea, the East China Sea. Korean peninsula, India, China, several places in Southeast Asia, that feeds the idea that you need to have a strong military, especially when, in the region, there is a lack of clear set mechanism”

웨즈맨 선임연구원은 중국을 제외한 역내 국가들의 군비 지출 증가는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과 연계해 시사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역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상설 안보기구는 없지만, 미국은 가치를 공유한 나라들과의 연계해 직접적으로는 중국, 간접적으로는 러시아와의 역내 패권경쟁을 강화할 전망이라는 설명입니다.

“미국 GDP 대비 군비 지출 셈법 고수 전망”

“2% 이하 기여 대부분 동맹국 해당…분담금 압박 견지”

웨즈맨 선임연구원은 ‘역내 동맹들의 군사비 지출 증가와 미국이 압박하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과의 상관 관계를 묻는 VOA의 질문에, “미국은 달리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웨즈맨 선임연구원] “Of course the US does see itself and that's the difference with the US and many of its allies. The US spends 3.4% of its GDP on the military, and that is quite a substantial burden if you compare it to the average for the global figure is 2.2%. The US is clearly above that. And many of their allies are substantially below it. Most of the European countries don't make even 2%. Japan is barely 1%. So most of the other countries with the exception of South Korea are barely above 2%”

SIPRI “바이러스 따른 경기 침체 올해 군비 지출 변수”

“중국 등 군비 지출 삭감 안할 경우, 오히려 불안정 야기”

미국은 국내총생산 GDP 대비 3.4%를 기록했다며,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맹들이 2% 이하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군사비 지출이 증가했어도 미국은 더 분담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한편, 보고서는 올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가 군비 지출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웨즈맨 선임연구원은 “전 세계적 군비 지출 삭감은 세계 안정화에 기여할 수도 있지만, 중국 등 일부 국가가 증가세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오히려 힘의 균형을 깨뜨리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웨즈맨 선임연구원] “If everybody spends less, then generally you could say yes, that would be more peaceful that would be a good thing but if it's becoming unbalanced. and some countries are forced to spend less and others to spend as much as it did before that may change the balance of power in a negative way.”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외에 유가 하락이라는 변수를 겪고 있는 러시아의 경우 군비 지출 삭감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의 향후 행보는 불확실하다는 설명입니다.

SIPRI의 이번 보고서는 1949년부터 2019년까지 각국의 국내총생산(GDP)과 전체 정부 지출 등을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북한은 자료 불충분을 이유로 이번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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