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전략사령부가 향후 개발될 극초음속 미사일 장착을 염두에 둔 B-1B 전폭기 폭장량 확충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미군은 최근 억지력 강화의 일환으로 다양한 전략무기 관련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랜서 전략폭격기가 하얀색 미사일을 몸통 아래 달고 비행 중입니다.
기체 바깥에 장착된 이 미사일은 합동 공대지 원거리미사일 (Joint Air to Surface Stand-Off Missile. JASSM)로, 반사면적이 작은 특성 때문에 레이더 감지가 어려워 스텔스 미사일로 분류됩니다.
또 위성항법시스템 GPS와 적외선 유도를 통한 정밀유도 폭격이 가능한데다 사거리 연장형인 JASSM-ER의 경우, 유효사거리가 약 930km에 달해 적 영공을 침투하지 않고도 원거리 정밀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B-1B 전폭기 외부 폭탄 장착 실험 진행…“폭장량 확충 목적”
미군 전략사령부는 24일 B-1B 랜서 전략폭격기의 외부 폭탄 장착을 통한 폭장량 확충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에드워드 공군기지에서 지난 20일 실시된 이 실험은 사상 처음으로 비활성화한 합동 공대지 원거리 미사일을 B-1B 랜서 외부에 장착하는 것에 초점을 뒀습니다.
전략사령부는 향후 개발될 극초음속 미사일 장착 가능성을 포함해 B-1 전략폭격기 개조를 통해 탄체가 큰 무기를 내부 폭탄창과 외부에 모두 탑재 또는 장착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미 지구권타격사령관 “B-1B 극초음속 미사일 장착이 핵심”
전략사령부 “개조용 전폭기 2대, 기존 3대 폭장량과 동일”
팀 레이 공군 지구권타격사령관은 “상태가 매우 양호한 소규모 B-1전략폭격기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장착하는 일은 전략폭격 부대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교량으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레이 사령관은 이번 실험이 미군의 세계적 정밀타격 역량 향상에 큰 진전이라며, 미국의 경쟁국들에 항상 앞서기 위해 이런 기술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목표는 제한된 수량의 B-1 전폭기를 이같이 개조해 서태평양과 대서양을 오가는 핵심 수비수 역할을 맡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략사령부는 이번 실험을 통해 각 전구사령부에 잠재적 요긴함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략폭격기 수가 제한된 상태에서 폭장량의 증가는 개조된 2개의 전폭기가 기존 3개의 전폭기 폭장량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이번 실험이 내년에 B-1B 전폭기 17대를 퇴역시키기로 한 미 공군의 결정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B-1B 전폭기, 향후 원거리 폭격 임무 전환”
“전폭기 개조 통해 한반도 진입 없이 원거리 투사”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5일 VOA에 “이번 실험은 미 전략폭격기의 노후화에 따른 수량 부족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적성국들의 방공역량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직접적인 영공침투는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 B-2 전략폭격기,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B-21에 맡기면서, 노후화 전력인 B-2, B-52 전략폭격기는 원거리 폭격에 집중하는 방침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향후 이런 구상을 북한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직접적인 영공침투 없이 일본 근해 태평양 상공에서 북한의 핵심시설 타격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nstead of mounting it, where it can't mount it internally, they put together a way of carrying it externally. But in doing that, you're making the B-1B a standoff bomber. So the role of the B-1B is not to go into North Korean airspace and drop weapons, it's to stand off on the eastern side of Japan and launch a hypersonic weapon with thousand kilometer range”
사거리가 수 천 km에 달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등의 고정밀 미사일을 통한 원거리 폭격을 통해 노후화 전폭기의 생존성을 높이는 동시에 폭장량을 크게 늘려 투사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심화되는 패권경쟁과 국방예산 삭감에 따른 어려움 속에서도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로 구성된 핵무기 운반 삼축체계 현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저위력 핵폭탄 B61-12의 스텔스 전투기 F-35 투하 실험을 성공한 가운데, 지난 2월에는 W76-2 저위력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용 탄두를 실전배치했습니다.
또 3월에는 미사일방어청이 참관한 가운데 극초음속 활공체 비행실험을 진행했고, 표적 반경 15 센티미터 이내 타격하는 정밀함을 선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에는 남태평양 해상에서 쏘아올린 모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지스함에서 발사한 SM-3 블록2A(알파)로 요격하는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선제타격을 포함한 미사일 공격과 방어 역량 통합을 목표로 총체적 억지력 강화를 핵심 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