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북한이 최근 미국의 제재에 맞선 상호 연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제재 하의 두 나라가 서로 필요한 부분을 채우려는 시도라고 풀이하면서, 결국 미국의 강경한 대응에 정당성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브루스 베넷 미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9일 VOA와의 통화에서 최근 잇따르고 있는 북한과 이란의 협력 강화 움직임과 관련해 이는 상호 협력에 따른 이해 상승 효과를 노린 양국의 전략적 판단에 기반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베넷 연구원] “Iran has hard currency because of its oil. And North Korea needs hard currency. And North Korea is really good at smuggling. So, they can help Iran by smuggling and Iran can help them by providing hard currency.”
베넷 연구원은 이란은 석유를 바탕으로 한 외화를 보유하고 있고 북한은 바로 이 외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밀수’에 굉장히 능한 북한이 밀수를 통해 이란을 도울 수 있고 그 대가로 이란은 북한에 외화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9일 모즈타나 졸누르 이란 국가안보외교위원회 위원장이 한성주 주이란 북한 대사를 만나 미국의 잔혹한 제재에 맞설 ‘제재 국가’ 모임을 발족할 것을 제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한 대사가 이란 무역청장을 만나 양국이 합동 무역 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한 내용도 전해졌습니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북한과 이란의 협력 움직임이 서로 주고받는 ‘물물교환’ 형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이란은 북한이 가장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결정적인 카드를 가지고 있다며 그것은 바로 ‘석유’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연구원] “The only thing that North Korea needs from Iran is basically oil. So, I would imagine that Iran is already trying to sell oil to North Korea but to do so secretly.”
북한이 이란으로부터 필요한 유일한 것은 기본적으로 석유라며, 이란은 이미 비밀리에 북한에 판매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역시 기본적으로 미국의 제재 대상 국가인 두 나라의 물물교환식 교류 가능성에 동의하면서, 구체적으로는 경제적 협력 보다는 군사적 교류에 더 가까울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I think the military ties are long standing. There have been some indications that it was a barter relationship where it may have been economic benefits provided to North Korea in return for developments on missile and perhaps nuclear.”
두 나라 사이의 군사 관계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으로, 북한이 미사일 개발, 어쩌면 핵 개발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경제적 보상을 받는 관계라는 일부 징후들이 있었다는 겁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과 이란 두 나라가 과거부터 이어온 군사적 관계와 더불어 경제적 협력도 이루길 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유엔 안보리 제재와 미국의 제재 등으로 인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양국의 협조가 핵 기술 협조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녹취: 오핸런 연구원] “So I just don't see why if Iran would think there's any benefit to associating with North Korea I mean, at this point, Iran probably has on balance, technological capabilities to build its own bomb but it's chosen not to do that because it wants to have trade it wants to have international engagement.
현 시점에서 이미 핵 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지만 무역과 국제적 관여를 위해 제조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란이 굳이 핵과 관련한 북한과의 협력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시나 아조디 애틀랜틱카운슬 객원 연구원도 두 나라가 서로 처한 위치가 달라 협력 강화에 핵을 포함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미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지만 이란은 여전히 NPT에 속해 있고 미국과 협상 과정 중에 있다는 겁니다.
한편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북한과 이란이 협력 강화 움직임이 미국의 추가 제재 부과 주장에 정당성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연구원] “The main impact of announcing a club of sanction countries is only to give the United States, more ammunition to criticize both countries. Now, the United States can say look at these two rogue states, they're cooperating they're going to be engaging in more military exchanges. That's dangerous and we have to be tougher on them. So it gives the United States an excuse to be tougher on both countries.”
‘제재 클럽’ 발족 발언에 대해 미국은 두 불량 국가들이 서로 협력하고 있고 더 많은 군사적 교류를 시도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는 위험한 상황으로 미국이 더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북한과 이란 두 나라가 협력 강화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국제 사회는 이들 두 나라가 협력하며 벌이는 제재 회피 활동에 더 주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