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아 각국 정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관련해 언론의 독립성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세계에서 언론자유를 가장 강하게 탄압하는 나라로 지탄받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녹취: 홍콩 HKFP 언론 자유 캠페인 영상] “I can’t imagine a world without journalist because journalism is the voice of the voiceless.” “Who checks power? Who demands accountability? That’s journalism,”
“기자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언론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권력을 견제하고 책임 추궁을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그게 언론입니다.”
유럽연합이 지난 3일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맞아 주최한 기념행사에서 방영한 동영상입니다.
홍콩의 민간단체(HRFP)가 제작한 이 영상에는 전 세계 수 십 명의 기자들이 언론자유의 중요성과 의미를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녹취: 홍콩 HKFP 언론 자유 캠페인 영상] ‘promoting the truth”, “without any bias or interference”, “without any fear”, “the oxygen of democracy”, “Having access to accurate, timely and verified information isn’t just privilege, it is a life-saver.”
언론의 자유는 진실을 촉진하고, 과장이나 편견, 두려움이 없이 소식을 알리며, 민주주의의 산소, 정확하고 시의적절하며 검증된 정보를 갖는다는 것은 특권일 뿐 아니라 생명까지 살린다는 겁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 날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언론자유는 모든 사람의 평화와 정의, 인권을 위해 필수라며, 각국 정부가 언론 종사자들을 보호하고 언론자유를 강화·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구테흐스 총장] “we call on governments to protect media workers, and to strengthen and maintain press freedom, which is essential for the feature of peace, justice and human rights for all.”
구테흐스 총장은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와 관련해 언론의 정확한 보도와 분석은 생명을 살리는 일과 같다며,
정부들은 언론을 규제하고 처벌하는 게 아니라 기자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도 2일 발표한 성명에서 전염병을 막기 위한 언론의 독립성과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폼페오 장관] “This year, as the world faces the COVID-19 pandemic, it is particularly important that both professional and citizen journalists be free to report what they see and hear, and to express their opinions openly.”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전문기자와 시민기자 모두 자기가 보고 들은 것을 자유롭게 보도하고,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폼페오 장관은 독립적인 언론이 생명을 구하는 정보의 교류를 촉진한다며, 그러나 일부 정부가 가짜뉴스를 의도적으로 확산하고,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검열하며, 공공을 위해 봉사하는 독립적인 기자들의 역량을 제한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과 북한 등 권위주의 국가들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합니다.
국제 언론감시기구인 ‘국경없는 기자회’의 데니얼 배스타드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앞서 VOA에, 북한의 언론 편집장은 최고 지도자 한 명뿐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북한 매체의 보도를 신뢰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배스타드 국장] “There's no way we can trust North Korean media on the information of a regarding the coronavirus because we know that all information…”
“북한의 언론 상황은 코로나바이러스 정보에 관해 국제사회에서 불신이 높은 중국보다 훨씬 더 부정적으로, 선전선동부가 모든 언론을 통제하고 있어서 북한의 언론 보도를 믿을 수 없다”는 겁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지난달 발표한 ‘2020 세계 언론자유 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이 최악인 180위를 차지했다며, 북한 정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에도 나쁜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국내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와 거의 정보를 교류하지 않은 채 확진자가 전혀 없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과거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에는 “언론과 정보, 결사의 자유가 거의 완전히 부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개선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이렇게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와 연관돼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인권선언은 서두에 언론과 신앙의 자유를 강조하고 있으며, 19조에 “모든 사람은 의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나라가 개인의 의사 표현과 언론을 검열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기자들을 체포하는 상황이 증가하자 유엔총회는 1993년 `세계 언론자유의 날’을 지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해 언론자유 증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특히 1791년 제정한 수정헌법 1조에 언론 또는 출판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국민이 평화롭게 집회할 수 있는 권리를 막는 어떤 법 제정도 금지한다고 못 박을 정도로, 언론의 자유를 건국 정신의 하나로 철저히 보장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