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선진국 국민들은 유엔이 평화와 인권 증진에 기여하고 있지만 국제 문제 해결에는 미흡하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에서는 ‘유엔이 자국 이익을 증진하는가’라는 질문에 이념 성향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 리서치 센터’가 21일, 미국 등 14개 선진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국제기구 유엔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4개국 국민들은 전반적으로 유엔의 ‘인권 증진(76%)’과 ‘평화 증진(74%)’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국제 문제 대응(51%)’과 ‘일반 시민 요구에 대한 관심(53%)’은 평가 8개 항목 가운데 가장 회의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미국 시민의 경우 ‘평화 증진(72%)’과 ‘인권 증진(70%)’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높았고, 다음으로‘경제 발전(62%)’과 ‘기후변화 대응(61%)’등을 꼽았습니다.
국제 문제 대응이나 일반 시민 요구에 대한 관심 분야에서는 절반 정도만 긍정 평가를 했습니다.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추세의 인식을 공유했지만, 인식 정도에서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전반적으로 회의적 평가를 받은 ‘국제 문제 대응’에서, 이탈리아(40%)와 프랑스(43%), 일본(43%)은 전체 평균(51%) 보다 더 회의적인 평가를 했습니다.
또 ‘일반 시민 요구에 대한 관심’에서 스웨덴(66%)과 네덜란드(63%), 호주(61%)는 전체 평균(53%) 보다 긍정 평가가 높았지만, 일본, 한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은 30% 안팎의 긍정도를 보였습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유엔이 자국 이익을 증진하는가’라는 질문도 포함됐는데, 미국은 이념 성향에 따라 편차가 가장 큰 국가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좌파 (Left)’성향의 응답자는 79%가 유엔이 미국 이익을 증진하는 것으로 답했지만, ‘우파 (Right)’성향의 응답자는 39% 만이‘그렇다’고 답해 40% p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다른 국가들도 대체로 우파 성향 보다 좌파 성향의 시민들이 유엔이 자국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답했지만 격차는 10% p~ 26%p사이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10일부터 8월 3일까지 14개국의 성인 1만4천276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습니다.
조사 대상 국가는 미국, 캐나다,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스웨덴, 독일, 벨기에,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 호주, 일본 등 모두 14개 나라입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