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 협상 결렬 이후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가 반 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처음입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위해 공식적으로 마주한 것은 지난해 10월 초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 협상이 마지막입니다.
이에 앞서 6월 30일, 미-북 정상이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실무 협상이 어렵게 성사된 것이었지만, 양측은 상반된 회담 결과를 발표하는데 그쳤습니다.
[녹취: 김명길 순회대사]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인 해결책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하였으나 아무 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으며…”
반면 미 국무부는 ‘북한과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고, 북한에 거듭 협상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스스로 설정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12월 중순 한국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북한에 공개적으로 만남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녹취: 스티븐 비건 대북대표] “Let me speak directly to our counterparts in North Korea. We are here, and you know how to reach us.”
이후로도 미국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북한에 협상 재개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이 호응하지 않으면서 6개월 넘게 미-북 간 공식 대화가 전무한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이 반 년 넘게 지속되는 것은 2018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처음입니다.
양측은 그동안 잦은 협상 교착과 더딘 진전에도 불구하고 정상 회동과 고위급 접촉 등을 거듭하며 협상의 끈을 이어왔습니다.
특히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에도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이 이어졌지만, 협상과 고위급 회담 등은 활발하게 진행됐습니다.
1차 정상회담 직후인 7월 초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협상에 돌입했고, 이어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3차 방북도 이뤄졌습니다.
당시 폼페오 장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한 가운데 북한은 미국이 ‘강도적 요구’를 했다고 비난했고, 폼페오 장관은 이를 반박하는 등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폼페오 국무장관] "If those requests were gangster-like, the world is a gangster…”
북한에 대한 미국의 요구가 강도같은 것이라면, 전 세계가 강도라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7월 말,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군 유해 송환’이 이뤄졌고, 8월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공식 임명됐으며, 9월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이후 폼페오 장관은 10월 다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이후에도 양측은 비핵화와 상응 조치 등을 높고 입장 차이를 드러내며 ‘폼페오-김영철 뉴욕 회담’이 연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2019년 1월 김영철 부위원장이 워싱턴을 방문하면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확정됐습니다.
[녹취: 샌더스 대변인] “Just a little bit ago the president had about an hour and a half long meeting. I can tell you Secretary of State Mike Pompeo was in the room…”
또 2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났지만, 두 정상은 4개월 만에 판문점에서 전격적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Stepping across the line was a great honor...”[녹취: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이 분계선을 넘어서 우리 땅을 밟았는데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 되셨습니다.
지난 반 년 간 미-북 협상 부재 속에서도 정상 간 소통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엔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 축하 메시지, 지난달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지원 의사를 밝힌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잇따른 협상 복귀 촉구와 인도적 지원 제안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