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의 신임 사무총장은 북한의 조약 서명이 선의와 신뢰 구축을 위한 움직임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에 서명하거나 비준하지 않은 8개국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의 로버트 플로이드 신임 사무총장은 북한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서명이 향후 논의에서 선의를 보여주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18일 보도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CTBT에 서명하는 구상은 북한과 다른 국가들 간 관여에서 선의와 신뢰 구축의 제스처로서 “여전히 실질적인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라시나 제르보 전 사무총장에 이어 제 4대 CTBTO 사무총장으로 선출돼 이달부터 4년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CTBTO는 유엔이 1996년 핵실험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CTBT를 채택하면서 발족한 핵실험 감시 기구입니다.
현재 전 세계 300여 곳에 모니터링 시설을 두고 핵실험 동향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185개국이 CTBT에 서명했으며, 이 중 핵무기를 보유한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 등 170개국이 이 조약을 비준했지만 아직 발효되지 못했습니다.
CTBT가 법적 구속력을 갖고 발효돼 현장 조사 등을 실시할 수 있게 하려면 핵기술을 보유한 44개국이 이 조약에 서명하고 비준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들 44개국 중 미국과 중국, 이집트, 이란, 이스라엘은 CTBT에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는 않았으며, 북한과 인도, 파키스탄은 이 조약에 서명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 8개 나라의 서명과 비준으로 CTBT가 공식 발효돼야 CTBTO가 핵실험이 의심되는 지역에 대한 현장 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플로이드 사무총장은 이들 나라의 서명.비준과 관련해 “일부는 신속히 이뤄지기 꽤 어렵지만, 그 필요성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8개 나라와 개별적으로 관여하고 그들과 비준을 향해 협력하길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CTBTO에 따르면 1998년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무기 실험 이후 핵실험을 한 나라는 북한이 유일합니다.
북한은 2006년부터 2017년 사이 총 6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했습니다.
앞서 제르보 전 사무총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하노이 2차 정상회담 두 달 뒤인 2019년 4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참관국(Observer)’ 자격으로 CTBTO에 가입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녹취:제르보 전 사무총장] “We invite DPRK to observe what is done at the CTBT…”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면 먼저 신뢰를 구축하는 방안으로 이행 의무 부담이 없는 ‘참관국’ 자격으로 CTBTO에 참여할 것을 권한다는 겁니다.
제르보 전 사무총장은 CTBTO가 북한의 비핵화 검증 과정에서 관련 기술과 장비를 제공하는 등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녹취:제르보 전 사무총장] “Whether the test site is completely dismantled..”
제르보 전 사무총장은 당시 북한이 폐기했다고 밝힌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해 “풍계리 시설이 정말 완전히 불능화되고 제거됐는지, 혹시 단기간 내 재가동될 위험은 남아있는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며 “다른 국제기구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