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미국 국무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일 관계에서 안보 문제는 별개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은 국방과 안보 문제는 한-일 관계의 다른 영역으로부터 계속 분리돼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고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The United States strongly believes that defense and security issues should remain separate from other areas of the ROK-Japan relationship.”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4일 한국 정부가 또다시 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꺼내든 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2일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가 이뤄지지 않으면 작년 11월 조건부 연장한 지소미아의 종료를 다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지소미아의 효력을 언제든지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하에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한 상황”이라며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철회는 이뤄져야 하는 것이고 우리가 계속 촉구하는 사항”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작년 8월 일본이 한국을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등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자, 맞대응 조치로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했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우리는 한국과 일본이 역사적 사안들에 지속성 있는 해결책을 보장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를 이어갈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We encourage the ROK and Japan to continue sincere discussions to ensure a lasting solution to historical issues.”
앞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지난해 8월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실망했다”고 말했고, 국무부도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또한 미 상원은 지난해 11월 21일 지소미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지소미아 종료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통과된 결의는 “한-일 간 균열은 적국들에 힘을 실어줄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상원의원 40명은 같은 날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분열은 중국, 북한과 같은 나라들이 인도태평양 권력의 균형을 자유에서 권위주의로 옮기기 위해 우리의 관계에 불화의 씨를 뿌릴 기회를 제공할 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