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 중에는 두 번째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을 다음 달 워싱턴에서 만납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양국 정상이 북 핵 문제는 물론 인도태평양 전략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북 대화와 외교를 촉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면 정상회담 두 번째 상대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5월에 워싱턴에서 만나는 것은 미한 동맹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6일 VOA에 “미한 정상회담은 바이든 정부의 외교 정책에 있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는 기조의 연장선”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There have been a plethora of meetings of Northeast Asian senior officials and the leaders. So the administration is emphasizing the importance of Indo-Pacific region, but also the importance of alliances in achieving U.S. strategic objectives.”
클링너 연구원은 짧은 기간 동안 미국과 동북아시아 고위 당국자들, 국가 수반 사이에 아주 많은 회담이 열렸다며, 바이든 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동맹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바이든 새 대북전략 임박”… “문 대통령 대화와 외교 강조할 듯”
미한 정상회담의 가장 큰 의제인 북 핵 해법과 관련해 데이빗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정부의 새로운 대북 전략의 발표가 임박했다며, 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시점도 이를 감안해 정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I’m assuming that the timing of the summit is to allow the policy to be finished and either released prior to that or released in conjunction with the summit.”
새 대북전략이 미한 정상회담 전이나 정상회담에 맞춰 발표될 것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한 정상은 워싱턴 회담을 계기로 바이든 정부의 새 대북전략을 지지하는 통합된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맥스웰 연구원은 내다봤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새 대북전략을 한국이 가장 먼저 입수할 것이고, 정상회담 전 양국이 입장을 완전히 조율해 대북 정책에 공동전선을 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북 대화와 외교 등 관여를 촉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북한 문제에서 돌파구를 찾길 원하며, 대북 협상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에 정책 제안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리 연구원] “They’re still hoping for some sort of a breakthrough on N Korea, so maybe they’ll come with certain policy proposals, to see how Washington can break impasse we have towards N Korea.”
테리 연구원은 이러한 한국의 제안에 대해 과거 북한 문제를 다뤘던 바이든 정부 인사들은 현실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며, 북한과의 만남을 위해 일방적인 제재 완화 등 모든 대가를 치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현재 북한이 대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결국 향후 비핵화 협상의 진전은 북한에 달렸다고 테리 연구원은 강조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북한과의 외교와 대화의 전망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하라고 한국이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think the core goal of Seoul is to try to stimulate a process of diplomacy and dialogue with N Korea and I believe people from the ROK side have already been in contact with Washington to talk about various ways to do that. But a number of ideas that I keep hearing from Korean colleagues is such as sanctions easing and unilateral steps that the U.S. and the ROK should take to try to convince Pyongyang to come back to the table so I don’t defect a lot of enthusiasm in Washington for those steps.”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국 측이 이미 미국에 대북 외교와 대화를 촉진할 여러 방법을 제시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측에서 자신이 계속 접하는 내용은 제재 완화를 비롯해 북한을 협상장으로 유인할 수 있는 미한의 일방적인 조치들이라며, 하지만 워싱턴은 한국의 그러한 제안에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있어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제재 완화, 대화와 접촉 재개, 북한과의 협력을 거듭 강조하는 반면, 바이든 정부는 핵무기, 중거리와 장거리 탄도미사일 등 북한 위협 제거를 계속 언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우선순위는 북한 비핵화, 한국의 우선순위는 북한과 대화와 긴장 완화라고 지적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 한반도 담당국장도 “이번 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이어 나가라는 주장을 할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카지아니스 국장] “I think President Moon is going to try to convince Joe Biden that there can be some sort of détente with N Korea, that there can be some sort of relationship that we can make some progress at least towards the beginning steps on denuclearization.”
카지아니스 국장은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북한과 긴장 완화를 할 수 있으며, 비핵화 초기 조치와 관련한 진전을 낼 수 있다고 설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에서 내비치는 대북 강경 자세를 버리면 진전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문 대통령이 호소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현재 바이든 정부 당국자나 대변인의 발언들이 일관된 대북 정책으로 모아지지 않고 있다며, 바이든 정부 안에서 향후 행보를 두고 토론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바이든 정부 내에 북한에 대한 강경한 접근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끝내지 못한 대북 정책을 이어가려는 사람들도 있다는 주장입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아직은 바이든 정부가 확고한 대북 입장이 없지만, 문 대통령이 워싱턴을 떠난 직후에는 그 방향성을 더 확실히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 촉구”... “미한일 협력 강화”
한편 미국의 아시아 전략도 중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녹취: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Also I think to try to encourage S Korea to take a more publicly supportive posture on a number of important regional issues, such as how to deal with China, the role of the QUAD or possible S Korean participation in the QUAD plus, the importance of human rights in our respective foreign policy agendas, the free and open Indo-Pacific concept which is of course central to U.S. policy these days…”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대 중국 전략,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전략 등 바이든 정부의 중요한 역내 현안들에 대해 한국이 더 공개적인 지지를 보낼 것을 미국이 독려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한국의 쿼드 플러스 참여 가능성도 언급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일 정상회담에 이어 열리는 미한 정상회담에서 미한일 삼각공조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녹취:테리 연구원] “Japan, S Korea relationship has a direct implication for U.S. national security because these are two key allies in the region and from U.S.’s perspective it’s hard to have a China policy or N Korea policy when the allies are divided or not on board.”
미 중앙정보국 (CIA )출신인 테리 연구원은 한일 관계는 미국의 국가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두 동맹이 분열돼 있으면 미국이 효과적인 대중 정책과 대북 정책을 펼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중요한 의제로 꼽힙니다.
[녹취:클링너 연구원] “South Korea has had a number of flare-ups and there’s been more criticism of the Moon administration for the slow rollout of vaccines. Now that said the number of cases in S Korea pale in comparison to what we’re suffering in the U.S. so the U.S. would love to have the low numbers that S Korea has.”
클링너 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코로나 초기 대응으로 많은 칭송을 받았지만, 이후 한국에서 집단 감염들이 발생했고 백신 공급이 지연되는데 대한 비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한국의 코로나 감염자 수는 미국에 비해 훨씬 낮기 때문에, 미국은 그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두 정상은 코로나 대응법, 백신 생산과 분배 문제 등도 논의할 것이라고 클링너 연구원은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