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지도부가 대중국 전략에서 승리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구상을 내년 국방수권법에 반영할 뜻을 밝혔습니다. 특히 역내 중거리 미사일 배치 필요성을 언급해 주목됩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상원 군사위 제임스 인호프 위원장(공화당)과 잭 리드 간사(민주당)가 28일 미국의 안보전문 매체 ‘워 온 더 록스’에 ‘태평양 억지 구상(Pacific Deterrence Initiative)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힘을 통한 평화'란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두 의원은 공동 기고문에서 “공격성이 증대되고 있는 중국이 총체적 군 현대화를 계속하면서 인도태평양 내 억지력 기반이 붕괴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상원 군사위 지도부 기고문] “Currently, in the Indo-Pacific, that foundation of deterrence is crumbling as an increasingly aggressive China continues its comprehensive military modernization.”
상원군사위 지도부 “중국의 군비증강으로 억지력 붕괴 위기”
“내년 국방수권법에 인도태평양구상 반영할 것”
두 의원은 미국의 억지력은 적들에게 “군사적으로 오늘 절대 이길 수 없으니 시도조차 하지 말라”는 가장 단순한 기초에 근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는 위험한 수준으로 잠식됐다”며 “다음번 국가 대 국가 전쟁에서 미국이 패배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억지력 약화는 국가이익에 심각한 위기일 뿐 아니라, 역내 동맹과 파트너도 예의주시하면서 미국에 의지할 수 있는지 의문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지금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며, 2021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태평양 억지 구상’의 반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핵심 군사력 강화, 예산 투명성 담보…국방전략 보완차원”
지상기반 장거리미사일 타격능력 강화 필요성 강조
두 의원은 ‘태평양 억지구상’이 역내 중국의 영향력을 저지하기 위한 핵심 군사력 강화와 예산 투명성을 진작시킬 것이라며, 역내 동맹과 파트너를 안심시키는 동시에 중국 공산당에도 강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국방예산 심의과정이 지나치게 군 현대화와 대비태세와 관련한 투자에 집중해 왔다며,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이지만 국방전략의 목표들을 달성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미래 미군의 역내 배치는 미사일 방어, 해외 활주로와 항구시설, 탄약과 연료 보관 등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태평양억지구상은 이 분야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리 많은 차세대 스텔스전투기 F-35를 구매하더라도 주요 역외기지에 중국 미사일에 대한 방어망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고, 대체용 이착륙장이나 제대로 된 정비시설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새로운 지상기반 장거리 미사일 타격능력의 중요성을 거론하며, 생존력과 회복력을 갖춘 미군의 투사능력에 새로운 원천을 제공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역내 중거리 미사일 배치론 재부상”
"동맹과 조율 염두에 둔 사전 정치적 포석"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29일 VOA에, 의회 차원에서 중거리 미사일 배치의 필요성에 대해 거론한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원 지도부가 강조한 대목은 지난해 존 볼튼 당시 백악관 보좌관이 언급한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의미한다며, 아직 개발 단계지만 사전 정치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 맥스웰 선임연구원] “It is going to take some time to do it… Of course, in order to lay the political groundwork, you've got to start talking about it now. We don't want to do something like that, where make a decision and then try to coordinate it with host nations.”
중거리 미사일은 전략적 측면에서 중국의 순항미사일 전력에 대처하는데 효과적이지만 동맹국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사전 조율과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입니다.
브루스 베넷 “북한, 핵문제 위협 인식 제한적”
그렉슨 전 차관보 “한반도 국지전은 옛말…중국 변수 중요”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기고문에 “핵과 북한 문제”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역내 위협 인식이 제한적인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Pacific deterrence initiative has to deal with the nuclear threats of China and North Korea and has to deal with North Korea. It just deals with China. Now China is a big player and the big threat. But I think in a lot of ways the North Korea is the more likely threat of large scale warfare.”
역내에서 중국이 가장 큰 위협인 것은 맞지만, 대규모 전쟁위험은 오히려 북한과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의회의 인식이 제한적이라는 주장입니다.
반면 월러스 그렉슨 전 국방부 아태 담당 차관보는 “북한과의 전면전은 더 이상 한반도에 국한된 성격이 아니”라며, “미국의 대중 견제 정책은 이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포괄해서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 그렉슨 전 차관보] “War on the Korean peninsula will not remain on the Korean peninsula, This is not 1950 anymore. China has developed impressive power projection capabilities, they are pressing on a daily basis in the territorial waters of the airspace among other nations…”
그렉슨 전 차관보는 중국이 역내 국가들의 영해와 영공을 매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의 국방정책은 한반도 급변상황에서도 중국군의 개입 등을 상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렉슨 전 차관보는 특히 북한과 중국은 공동의 목표를 위해 전략적으로 연계하고 있다며, 두 사안을 분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