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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3주기 미 대학생 웜비어, “미국 내 대북 인식과 정책에 큰 영향”


2017년 6월 미국 오하이오주 와이오밍에서 열린 오토 웜비어의 장례식 순서지 앞면에 어머니 신디와 찍은 사진이 실려있다.
2017년 6월 미국 오하이오주 와이오밍에서 열린 오토 웜비어의 장례식 순서지 앞면에 어머니 신디와 찍은 사진이 실려있다.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직후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한 지 3년이 지났지만 그의 죽음은 여전히 미국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웜비어의 이름을 딴 강력한 대북 제재 법안이 최근 발효됐고, 가족들은 북한의 은닉자금을 본격적으로 추적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웜비어의 사망이 미국사회와 대북정책에 미친 영향을 전해 드립니다.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는 3년 전 오늘, 2017년 6월 19일 사망했습니다. 북한에 17개월 간 억류됐다 혼수 상태로 미국에 돌아온 지 엿새 만에 숨진 겁니다.

웜비어의 죽음은 일반 미국인들에게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이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A bright handsome talented young man, dedicated to exploring the world... Otto symbolizes the hope we have in the young generation here in America and tragically that life, that hope, the things that Otto could have done in the future, all of that was cut short by the brutality of the Kim regime.”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18일 VOA에 “총명하고 잘 생겼으며 재능있고, 세계를 탐험하던 젊은이 오토 웜비어는 미국인들이 다음 세대에 거는 기대를 상징했다”며 “그 기대와 오토의 미래는 김 씨 정권의 잔혹함으로 인해 꺾여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웜비어 사망 이후 미국 일반인들도 북한 정권이 어떻게 자국민을 굶주리게 하고 고문하는지, 인권 유린 실태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2016년 3월 북한 최고재판소가 억류 중인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운데) 씨에게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했다. 웜비어 씨는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미국에 송환됐고, 엿새만에 숨졌다.
2016년 3월 북한 최고재판소가 억류 중인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운데) 씨에게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했다. 웜비어 씨는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미국에 송환됐고, 엿새만에 숨졌다.

당시 미 국무부에서 웜비어 사건을 담당했던 아니카 베튼코트 브루킹스연구소 방문연구원은 지난해 VOA와의 인터뷰에서, 혼수 상태가 된 아들을 마주한 웜비어 부모의 모습이 가장 비극적인 순간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베튼코트 방문연구원] “We’re very very relieved when we reunite families and reunite loved ones together but this situation was extremely, it was terrible and it was very devastating to see the family have to receive him in that condition.”

2016년부터 2018년 중순까지 국무부 북한과에서 인권과 인도주의 분야를 담당했던 베튼코트 연구원은 웜비어 씨 사망이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여행과 관련한 우려는 항상 있었지만, “미국인들이 재판도 없이 오랜 기간 억류되는 사례가 계속 생기자 국무부 내 여러 부서에서 미국인들에게 북한 여행에 따른 위험을 알려야 한다는 우려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국무부는 웜비어 사망 3개월 뒤인 2017년 9월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여행 금지는 이후 두 차례 연장됐습니다.

미국 정부는 또 그 해 11월 웜비어 사건과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을 들어 북한을 9년 만에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습니다.

웜비어 사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국회연설과 새해 국정연설 등에서 북한 정권의 심각한 인권 침해를 규탄하며 웜비어 이야기를 언급했었습니다. 특히 2018년 국정연설에는 웜비어의 부모를 초청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You’re powerful witnesses to the menace that threatens the world, your strength truly inspires us all. Tonight we pledge to honor Otto’s memory with total American resolve”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웜비어의 부모가 “세계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강력한 증인”이라면서 “미국의 결의로 오토를 추모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가족을 소개하자 의원 등 참석자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가족을 소개하자 의원 등 참석자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18년 제1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행정부 차원에서 북한 인권을 규탄하는 목소리는 줄어들었지만, 의회에서는 웜비어의 이름을 따 사상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 법안을 채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4월 발효된 ‘오토 웜비어 북 핵 제재 및 강화법’이 해외 은행과 금융기관들의 대북 제재 위반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편, 웜비어의 부모는 인권 대회와 유엔 행사들에 적극 참여하며 북한 정부를 규탄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국가정보국 DNI의 리처드 그레넬 국장 대행과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는 등 미국 정관계 유력 인사들과 꾸준히 교류하고 있는 웜비어 부부의 행보는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가 지난해 뉴욕 유엔총회 행사에서 발언한 내용입니다.

[프레드 웜비어] “Let’s call it what it is. They’re criminal organization. They’re thugs, murderers.”

웜비어 씨는 “북한을 있는 그대로 불러야 한다”며 “그들은 범죄 집단이고 폭력배이며 살인자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웜비어 씨는 또 전 세계 북한의 자산을 찾아내 회수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며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은 웜비어 유족들이 북한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북한에 5억 1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2018년 12월 판결했습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북한 관련 자금을 보유한 미국의 은행 3곳에 대해 2천 379만 달러에 달하는 북한 관련 자산을 웜비어 가족에게 공개하라고 명령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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