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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 북-중 경제 부정적 영향 예상...사스·에볼라 사태 때 교역 급감


지난 2014년 10월 에볼라 사태로 북한이 국경 폐쇄 조치를 취한 가운데, 평양 순안공항에 의료진과 앰뷸런스가 대기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0월 에볼라 사태로 북한이 국경 폐쇄 조치를 취한 가운데, 평양 순안공항에 의료진과 앰뷸런스가 대기하고 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취한 국경봉쇄 조치가 북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됩니다. 과거 다른 전염병 사태 땐 북한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의 수출입이 줄어들었던 것으로 나타나, 이번에도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른바 ‘사스(SARS)’ 사태가 벌어졌던 2003년과 에볼라 바이러스가 퍼졌던 2014년 국경 일시 폐쇄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을 비롯한 주요 나라들을 왕복하는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고, 신의주-단둥을 비롯한 육로 역시 통행이 제한됐습니다.

VOA는 북한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의 수출입 자료 분석을 통해, 국경이 폐쇄될 때마다 북한의 수출입이 영향을 받았음을 일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로 북한이 국경을 폐쇄했던 2014년 10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이전에 볼 수 없던 수출입 급감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2014년 11월의 경우 북한의 대중 수입액과 수출액은 각각 2억7천827만 달러와 2억805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7.4%와 23.5% 떨어졌습니다.

다음달인 12월에도 수입액은 전년도보다 6.6% 줄어들고, 수출 역시 15.5% 감소했고, 이 같은 추세는 1월까지 이어졌습니다.

2015년 1월의 경우, 수출액이 2억818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5.1%, 1억8천484만 달러를 기록한 수입액은 16.9% 하락했습니다.

사스가 한창이던 2003년엔 당시 이어지던 북-중 무역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당시 북한의 대중 수입액은 전달이나 전년도 동기간과 큰 차이는 없었지만, 대중 수출에선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사스 사태가 벌어지기 1년 전인 2002년까지만 해도 북한의 대중 수출액이 전년도 대비 월평균 250%씩 늘어났습니다. 특히 2002년 4월의 증가율은 475%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2003년 사스로 국경 문을 걸어 잠근 뒤에는 6월과 8월 각각 대중 수출 증감률이 -29.6%와 -14.2%를 기록했습니다.

7월과 9월의 경우 각각 42%와 12.8%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 역시도 전년도 200%대의 증가율과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공식 무역은 전염병으로 인해 국경이 폐쇄될 때마다 줄어드는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우한폐렴 사태에도 비슷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2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미 제재로 인해 공식 무역이 축소된 상황이기 때문에 ‘비공식 무역’의 감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Probably a lot of trade that does happen...”

무역의 상당 부분이 개인에 의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 비공식 무역의 숨통이 막힐 수 있는 만큼, 북한 무역 전반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지난 2년 간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되는 관광산업도 이번 사태로 인해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브라운 교수는 내다봤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도 북한 관광과 밀무역, 공식 무역의 감소를 예상하며, 이번 사태가 북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I think most of the risks are downside risk for North Korea...”

뱁슨 전 고문은 이번 사태가 북한 경제에 단기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일이 통제되고 사람들이 정상적이고 안전한 경제활동에 확신을 갖기까지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 지가 남아 있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국경 폐쇄 조치의 영향으로 보이는 현상들이 위성사진 등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VOA가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26일자 사진을 분석한 결과, 신의주-단둥을 연결하는 ‘중조우의교(압록강대교)’ 일대에는 차량 통행이 사실상 끊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신의주쪽 다리 부근에 늘 이어져 있던 긴 트럭들의 행렬이나 중국 쪽 세관에 주차된 차량들이 모습을 감추면서 아스팔트 바닥만 훤히 드러나 있었습니다.

27일과 28일 일대 흐린 날씨로 인해 추가 확인이 불가능했지만, 국경 폐쇄가 차량 통행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울러 고려항공 운항이 중단된 사실도 항공기의 실시간 위치정보 웹사이트 등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 따르면, 북한 고려항공은 지난 25일 베이징 노선을 마지막으로 운항한 뒤 28일로 예정됐던 정기 항공편을 띄우지 않았습니다.

베이징 수도 국제공항 웹사이트의 항공기 출도착 현황판에는 고려항공의 28일자 항공편이 도착 예정으로 나왔지만, 결국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을 주 2회 왕복하는 중국의 ‘에어 차이나’ 항공은 지난 24일 항공편을 취소한 이후 2월7일까지 같은 조치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항공기 티켓 구매 연결 사이트인 ‘구글 플라이트’는 에어 차이나의 이달 31일과 내달 3일, 7일자 평양-베이징 노선에 대해 ‘항공권이 없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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