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방역당국은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형’ 변이가 수주 안에 우세종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프리카 파견 중 신종 코로나에 집단감염된 한국 청해부대 장병들이 긴급 수송기 편으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1주일간 한국 내에서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인도 등 이른바 주요 4종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가 1천252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내 누적 변이 감염자는 4천605명으로 늘었습니다.
신규 1천252명 가운데 1천1명이 한국 내 감염이고 나머지 251명이 해외유입 사례입니다.
한국 내 감염 사례 가운데 델타 변이는 719명으로 71.8%를 차지했는데 알파형 보다 배 이상 많았습니다. 확진자 가운데 변이가 확인된 10명 중 7명이 델타형인 셈입니다.
델타형 변이의 확산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양상입니다.
한국 내 발생 확진자 가운데 델타형이 확인된 사례는 6월 3주 차에는 17명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주별로 21명, 52명, 250명, 719명으로 급증했습니다.
델타형 변이 감염자만 놓고 보면 한 달 새 약 42배로 늘어난 겁니다.
방역당국은 한국 내 확진자 가운데 델타형 변이의 검출률도 6월 3주 차만 해도 2.5%에 불과했지만 이후 주별로 3.3%, 9.9%, 23.3%, 33.9% 등을 나타내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전체 확진자의 과반을 차지하는 ‘우점화’가 되지는 않았지만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수 주 내 우점화 가능성이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진단입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입니다.
[녹취: 이상원 단장]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높은 전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전파, 확진자 간의 전파이든 아니면 집단감염 사례든 기여하는 부분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고 델타 변이 점유율, 우세 변이화가 되는 것도 점점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프리카 지역에 파견 중인 한국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 장병들이 신종 코로나에 집단감염됐습니다.
지난 2월 출항한 문무대왕함 장병은 모두 301명으로, 이 가운데 함장과 부함장을 포함, 82%에 달하는 24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나머지 50명은 음성, 4명은 ‘판정 불가’로 통보됐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국방부는 20일 ‘오아시스 작전’이라는 이름을 붙인 후송작전을 전개,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2대를 급파해 현지 도착 약 6시간 만에 이들을 나눠 태워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해외파병 부대원들에 대한 백신 접종 노력에 부족함이 있었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녹취: 서욱 장관] “저 멀리 해외 바다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해 온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을 보다 세심하게 챙기지 못해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데 대해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청해부대 장병 및 가족 여러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 국방부는 확진 여부와 관계 없이 이들 장병 전원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해 그 결과에 따라 국방어학원, 대전병원, 국군수도병원 등으로 분산 격리해 치료 등을 할 방침입니다.
주한미군 관련 신종 코로나 확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한미군사령부에 따르면 지난 9~17일 사이 확진된 사람은 모두 23명입니다.
기지별로 보면 군산 미 공군기지에서 11명이 확진됐고, 동두천 캠프 케이시 6명, 오산 공군기지 3명, 서울공항 내 K-16 기지 3명 등입니다.
확진자 중에는 한국 국적 계약직 근로자도 2명 포함돼 있습니다.
이로써 주한미군 내 누적 확진자는 총 1천85명이 됐습니다.
한편 한국 방역당국은 20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천278명 늘어 누적 18만481명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 7일 1천212명을 기록한 이후 2주째 네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20일 0시 기준 한국 내 신종 코로나 백신 누적 1차 접종자는 총 1천629만1천956명으로, 전체 인구의 31.7%에 해당됩니다.
2차 접종까지 모두 마친 사람은 전체 국민의 12.9%에 해당하는 661만3천294명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