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탈북 난민 구출의 날을 맞아 워싱턴 중국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촛불 기도회 등 탈북민 보호를 촉구하는 다양한 캠페인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더욱 열악해진 탈북민들의 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관심과 보호를 촉구할 것이라고 주최 측은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안팎의 수십 개 민간단체들이 연대한 북한자유연합이 오는 24일 탈북난민 구출의 날을 맞아 탈북민 보호를 촉구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의 수전 숄티 의장은 22일 VOA에, 가뜩이나 어려운 탈북 난민들의 상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더 열악해졌다며, 국제사회의 관심과 보호를 촉구하기 위해 24일 저녁 7시에 워싱턴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촛불 기도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의장] “This is the time that we need to be even more aggressive, because the situation with COVID is, is making it even more difficult, but this is a time when we need to be even more proactive,”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유로 자유 세계로 가기 위한 탈북민들의 길을 더욱 봉쇄하면서 상황이 극도로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탈북민 지원단체들은 앞서 VOA에,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 여파로 국내와 국경 지역에 대한 통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한국으로 가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앞서 VOA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이 급감해 지난 2분기에 12명이 입국했으며, 지난 10일 현재 탈북민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에 입소한 탈북민은 사상 최저 주준인 9명이라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숄티 의장은 신종 코로나로 행사가 힘든 상황이지만, 대학생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회원들이 열악한 탈북민들의 상황을 알려야 한다며 행사를 적극 지지해 촛불 기도회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전 세계 주요 국가들에 있는 연대 단체들이 자국의 중국대사관이나 영사관에 이메일을 보내 중국의 유엔난민협약 준수와 탈북 난민 보호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자유연합은 또 미국의 민간단체인 이사벨라 재단을 통해 ‘탈북 난민을 구출하라’는 구호가 새겨진 마스크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수익은 모두 탈북민 구출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한국의 ‘자유북한방송’ 영문 사이트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탈북민 보호를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을 개시했으며, 탈북민 보호를 촉구하는 짧은 영상 메시지를 받아 편집한 뒤 이를 방송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숄티 의장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75차 유엔총회에 제출한 북한 인권 상황 보고서를 언급하며, 중국에 주재한 미국과 한국 등 모든 외국 대사관이 탈북민 보호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게 올해 행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숄티 의장] “It's very clear from the UN Secretary General's recent report that they call specifically for countries to allow the safe passage of North Korean refugees,”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보고서에서 회원국들에 탈북 난민들의 안전한 통행을 허용할 것을 촉구한 만큼, 중국 뿐 아니라 중국에 대사관을 둔 국가들도 주도적으로 탈북 난민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숄티 의장은 이어 미국 등 국제사회가 유엔난민협약을 준수하지 않는 중국 정부에 책임을 추궁하며 강하게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스페인 등 일부 중국 내 외국 대사관들은 과거 대사관에 진입한 탈북 난민들을 보호해 제3국행을 주선했지만, 중국 정부의 탈북민 출국 금지 압박 이후 지금은 지원이 거의 중단된 상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탈북민 지원 단체 관계자들은 VOA에, 중국 내 외교공관에 진입한 탈북민들이 몇 년째 출국하지 못한 채 공관에 장기간 머무는 상황이 반복되자 10여 년 전부터는 외교공관 진입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일부 단체들도 24일 북한자유연합과 연대해 한국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 정부에 탈북민 보호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자유연합은 지난 2011년부터 중국이 1982년 유엔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과 의정서에 가입한 9월 24일을 탈북난민 구출의 날로 정해 주요 국제도시에서 다양한 캠페인을 펼쳐 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