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에서 북한이 일부 나라들의 `백신 국수주의'를 비판했습니다.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나라가 있는 반면, 일부 나라들은 필요 이상으로 보관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북한은 국제 백신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해 받기로 한 백신을 아직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보건총회 제74차 연례회의에 참가한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촉구했습니다.
31일 총회 웹사이트에 따르면 북한 대표는 지난 26일 열린 일반토의에서 “일부 나라들이 필요 이상으로 (코로나) 백신을 확보하고 보관하면서 백신 국수주의를 자극하는 불공평한 현실이 목격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북한 대표] “An unfair reality is to be seen that some countries are procuring and storing the vaccines more than its needs by inspiring the vaccine nationalism plainly when other countries can’t even procure it with their affordability.”
“어떤 나라들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백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대표는 또 이윤을 위해 백신의 지식재산권을 주장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국가이기주의’라며,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팬데믹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세계보건기구 WHO가 세계적 전략을 세우고 모든 나라가 경험과 교훈을 공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북한 대표] “All our people has rose as one and further waging the emergency and anti-epidemic work to defend the health and wellbeing of themselves and their children and the safety of the country…”
또 “북한 주민들은 단합해 비상방역 조치를 펼치면서 자신과 어린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전역에 긴급 대응팀 운영”... “코로나 확진자 0명”
북한은 ‘국제보건규약’(International Health Regulation) 의제를 다루는 토의에서는 자국의 코로나 관련 대응태세를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서면답변에서 “모든 도와 군에 긴급대응팀(Rapid Response Team)이 있으며, (코로나) 발병 24시간 내에 가동돼 48시간 내에 예비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자신들은 ‘국제보건규약’ 의무를 준수해 코로나 감염증 상황과 정부가 취한 사회, 보건 조치를 WHO에 보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인수감염(zoonotic infections)의 확산을 막기 위해 비상상황에 수의학 전문가들이 긴급 대응팀에 합류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감염병 진단과 생물학적 연구의 안정성과 보안을 위해 자국 내 실험실 역량이 모든 단계에서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WHO가 28일 공개한 ‘신종 코로나 주간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5월 14일에서 20일까지 북한 주민 738명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으로 나왔습니다.
신규 검사자 중 153명은 독감과 유사한 질환이나 중증 급성 호흡기 감염증을 앓는 환자들이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코로나 누적 검사자 수는 2만 8천 184명으로 늘었지만, 북한은 아직 단 한 건의 확진 사례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자국 내 코로나 발생 사실을 숨기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 백신 프로젝트인 코백스는 5월까지 북한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70만 4천 회 분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공급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아직 백신 접종이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확산... 인도와 동남아 지역에서 심각
4월부터 코로나 사태가 악화된 인도에서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규 감염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에 따르면 31일 인도에서는 15만 2천 734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고, 이어 브라질 4만 3천 500여명, 아르헨티나 2만 1천 300여명, 콜롬비아 2만여 명, 미국 7천여 명 수준이었습니다.
누적 확진자 수는 미국 3천 300만 명, 인도 2천800만 명, 브라질 1천 600만명 순이었습니다.
인도의 확산세는 남아시아 국가들로 급속히 번져 지난 28일 남아시아 누적 확진자 수가 3천만 명을 넘었습니다.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부탄, 네팔, 몰디브, 스리랑카의 확진자 수가 전 세계의 18%에 달하는 것입니다.
특히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주변국들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데, 베트남 정부는 29일 인도발 변이와 영국발 변이가 혼합된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남아시아 국가들은 또 확보한 백신이 동이 나면서 미국과 서방국들, 중국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앞서 6월 말까지 백신 8천만 회 분을 다른 나라들에 지원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특히 오는 6월 11일에서 13일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에서 전 세계 백신 접종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주 VOA에 G7 정상회의에서 세계적인 코로나 사태가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사키 대변인] “What is happening now behind the scenes is that there is an internal policy process to determine how we can do that in an equitable and transparent way.”
사키 대변인은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백신을 지원하기 위한 작업이 막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 백신 프로젝트인 코백스는 지금까지 126개 나라에 코로나 백신 7천만 회 분을 전달했지만 6월 말까지 계획대로 백신을 보급하기에는 1억 8천만 회 분이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