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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선거 출마·신당 창당…“통일한국의 희망 보여주는 계기될 것”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북한을 탈출한 뒤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남북통일당’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남북한 주민들이 함께 통일을 준비하자는 의미라고 하는데요, 앞서 4.15 총선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자신의 출마가 통일한국의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Effect-현장음] “통일을 다같이 기대한 3만 5천 탈북민들의 정당, 남북통일당 창당 발기인대회 개막을 선언합니다!”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 200여 명의 탈북민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가칭 ‘남북통일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고 정치 신당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들이 주도해 남북한 주민들이 함께 통일을 준비하는 신당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예고없이 다가올 수 있는 한반도 통일시대를 준비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 민주화’와 ‘북한 주민과 탈북자 권익 수호’ 등을 구호로 내걸었습니다. 신당 창당 목표일은 다음달 1일입니다.

이들은 2천300만 명의 북한 주민들과 한국에 온 탈북민들의 권익을 대변할 정치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탈북민들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한국 민주주의의 수준을 높게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치평론가인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19일 VOA에, 정당 창당은 탈북민들이 국가정책 운영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시키겠다는 의지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일이 충분히 가능한 곳이 바로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겁니다.

[녹취: 박상병 교수] “되고 안 되고는 국민이 판단할 문제잖아요. 탈북자들도 공천도 받았고 스스로 정당을 만들어서 정치권에 요구도 한다는 것은 결국 민주주의의 힘인 거죠. 그런 민주주의의 장을 연다는 것은 박수를 보낼 일이죠.”

박 교수는 또 탈북민들도 그들의 목소리를 한 군데로 모을 수 있을 만큼 힘이 어느 정도 커졌다는 차원에서 한국 자유민주주의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였습니다.

한국 제1야당에 영입된 탈북 인권운동가 지성호 `나우' 대표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정치 행보가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 알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성호 대표] “저 같은 경우는 북한에서 거지 출신인데 정당에 입당해서 정치활동도 할 수 있고 이런 것을 보면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정치에서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지 않나 생각해요. 북한 주민들에게는 충분히 영향을 주고 알 수 있는 권리가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있죠.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하는가가 더 중요하겠죠. 어떤 비전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한국으로 망명한 탈북민은 모두 3만3천523 명입니다. 한국에 정착해 주민등록증을 취득하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선거권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에 참여해 투표할 수 있는 권리로, 보통선거의 원칙에 따라 모든 국민의 선거권이 보장됩니다.

한국의 헌법은 모든 국민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선거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여러 후보 중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자유롭게 선택해 투표할 수 있으며, 투표를 하지 않아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 정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VOA에, 한국 내 정당 설립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되는 만큼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같은 탈북민들의 정치적 움직임이 북한 엘리트층에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라며 다만, 특정 인사에 대한 북한 당국의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정부기관 관계자] “탈북해서 정당까지 설립할 수 있는 자유까지 있구나, 생각할 수 있고 부정적인 측면이라면 북한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 북한체제를 부정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잖아요. 지금은 태 전 공사에 대해서는 비난하지는 않는데 이제 그런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 북한은 앞서 지난 13일, 한국 제1야당에 영입된 지성호 대표에 대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던 범죄자’라고 비난했습니다. 지 대표가 잔인하고 포악스러운 인간 추물로, 몸값을 올리기 위해 더러운 행적을 기만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키워준 조국을 배반한 채 월남 도주한 인물이라고 지 대표를 평가절하했습니다.

한편 4.15 총선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이번 선거는 남과 북이 하나이며, 통일한반도의 희망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19일 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선거 참여를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알릴 수 있는 계기로 만들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녹취: 태영호 전 공사] “This is also a great opportunity to show the North Korean people our democracy and freedom.”

특히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남과 북이 원래 하나였고 지금도 하나이며 앞으로도 영원히 하나일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녹취: 태영호 전 공사] “We must strive to realize a reunified Korea. This historical task will require a new change in leading North Korea towards a change which we can and must make.”

태 전 공사는 자신의 출마와 당선이 가져올 북한의 변화에 주목해 달라며, 나아가 통일한반도를 향해 한걸음 전진하는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지금까지 한국 총선에 무관심했던 외교관 동료들과 해외 북한 주민들이 이번 선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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