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한국 공무원을 사살한 사건을 자세히 전하면서 남북관계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 유입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22일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남북 대화와 한반도 평화를 강조한 이후 이번 사건이 불거진 점에 주목했습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북한을 설득하는 외교적 노력 재개에 대한 국제적 지원을 호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가운데 벌어진 북한군의 한국인 사살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될 것이며, 인도주의적 지원을 통해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했던 노력들 또한 퇴색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지난 6월부터 남북간 소통 수단이 모두 차단된 상황에서 북한에 사과나 해명을 촉구하는 것 외에 한국 정부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도 문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주장했다면서, 이번 사건이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타격을 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을 우려했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이달 초 북한 군인들이 북중 접경에서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해 월경을 시도하는 이들을 사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언급한 점을 인용했습니다.
이어 3년 전에 한국으로 갔던 탈북민이 지난 7월 북한으로 돌아갔을 때, 북한은 코로나를 옮길 수 있다며 그가 나타났던 도시 전체를 봉쇄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제전문지인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한국이 최근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 관광, 보건 분야등에서 협력을 제안했던 점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북한이 무시해 왔다면서, 이번 사건이 문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강조한 뒤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문가를 인용해 "현재 남북 관계는 이미 바닥이며, 이번 사건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은 더 연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AP 통신은 한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무단으로 국경을 넘어오는 사람에 대한 사살을 포함한 엄중한 방역 규정에 따라 사살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신종 코로나 확진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지만 외국의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에 광범위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관측통들은 붕괴된 공중 보건과 만성적인 의약품 부족 때문에 북한에 유행병이 발병하면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인 NPR은 문 대통령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강경한 발언을 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발언들은 문 대통령이 북한에 굴종적 자세를 보여왔다는 일각의 비판과 대조를 이룬다고 평가했습니다.
VOA 뉴스 김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