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이 최근 군사분계선과 북방한계선을 잇따라 침범하면서 그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한국 군의 대응태세를 떠보기 위한 행동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은 최근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북한 군의 활동이 늘어난 것은 계절적 요인과 함께 한국 군의 대응태세를 떠보기 위한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12일 오전 무장한 북한 군 10여 명이 강원도 철원 인근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다가 한국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북쪽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무장한 북한 군인들은 한국 측 경고사격에 대해 대응사격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국 군 관계자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북한 군의 하계 군사훈련이 실시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지난 5월부터 군사분계선 모든 전선에서 북한 군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하고 경계태세를 강화해 왔습니다.
북한 군은 적게는 5 명, 많게는 20 명씩 조를 이뤄 군사분계선의 푯말을 확인하고 쓰러진 푯말을 바로세우는 등의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민간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한국전략문제연구소 문성묵 연구위원은 남북한이 정상적으로 군사분계선 내 푯말 정비를 할 때는 군사정전위원회 정전협정 절차에 따라 상대방에 통보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군이 아무런 통보 없이 군사분계선 안에 들어왔다가 경고사격을 받고 되돌아갔다는 것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문성묵 연구위원입니다.
[녹취: 문성묵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 “군사분계선 일대에 표지판을 보수한다는 그런 어떤 명분으로, 뭔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도발을 위한 그런 준비? 정찰? 그런 의도가 있지 않나 의심이 돼요.”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는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이 한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시위성 도발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국방연구원 ] “도발적인 행위를 그동안 과거에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의 일환인 것으로 볼 수 있겠죠. 또 최근 북한인권사무소 그 것과 관련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겠고,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변화시키겠다는 압박? 이런 일환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겠죠.”
북한 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한국 군이 경고사격을 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10월 19일에는 경기도 파주 지역에서 북한 군이 군사분계선에 접근하면서 한국군이 경고사격을 했고 이에 대해 북한 군이 대응사격을 하면서 남북 간 교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 군이 여름철을 맞아 군사분계선 근처에서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