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먼저, 중국의 국경 도시들이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 북한과 접하고 있는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훈춘시에 있는 한 의류업체는 최근 북한 근로자 5백 명을 고용키로 하고 중국 당국에 허가를 요청했다고 이곳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이번 북한 근로자 고용은 단일 사례로는 최대 규모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업체는 의류를 만들어 중동으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 의류업체 이외에도 훈춘시에 있는 의류업체 5곳 정도가 북한 노동자 고용을 추진 중이며 그 규모는 1천5백 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두만강 상류에 자리잡은 중국 투먼시에서도 북한 근로자 고용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던데요?
답) 네. 중국 정부의 두만강 유역 개발사업인 ‘창춘-지린-투먼 개방 선도구’에 속한 투먼시도 접경인 북한 남양의 근로자 고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투먼시 정부 경제개발위원회의 위탁을 받은 북-중 합자회사인 연변금추전자과학기술유한회사가 최근 북한의 무역성과 함경북도 해운구락부, 선봉무역회사 등과 북한 근로자 파견 근무를 위한 노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투먼시 정부는 우선 1백 명의 북한 근로자 고용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투먼 경제개발구 내에 건설된 북한공업단지에서 출퇴근하며 일하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 북-중 교역의 70%를 차지하는 중국 단동에서도 최근 북한 근로자 고용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죠?
답) 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단동시에서는 올 들어 이미 수 백 여명의 북한 봉제 기술자들이 의류업체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단동과 선양, 다롄 등 랴오닝성의 주요 도시들에는 몇 년 전부터 수 백 여 명의 북한 정보기술 분야 전문인력이 왕래하면서 정보기술 관련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 선봉기술총회사 김동식 사장이 인솔하는 북한 과학기술사업 대표단은 지난 달 18일 단동을 방문했었고, 북한 국가과학원 대표단도 지난 1일 단둥에서 열린 제1회 북-중 과학기술 교류협의회에 참석해 중국 측과 소프트웨어 단지 개발, IT 인력 양성과 함께 북한 근로자 인력 파견에 합의했습니다.
문) 사실 중국 기업들은 이전에도 꽤 많은 북한 근로자들을 고용한 적이 있지요?
답) 네. 선양시와 단동시, 잉커우 등 랴오닝성에 있는 의류업체들은 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3백 명에 달하는 북한 봉제 인력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2006년 1차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북-중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국 정부는 북한 근로자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해 고용이 중단됐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올해 들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5월과 8월 두 차례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중 간 경제협력이 강화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북한 근로자 고용도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문) 중국 측이 북한 근로자 고용에 적극적인 이유는 뭔가요?
답) 무엇보다 인건비 때문입니다. 중국에서는 최근 인건비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로서는 중국 근로자에 비해 인건비가 싼 북한 노동력 확보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훈춘이나 투먼 등 북한과 접한 중국의 동북지방에서는 근로자들이 경제가 발달한 남부 연안지역으로 많이 빠져나가면서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 낮은 임금에 노동력을 확보하면서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북한 근로자 고용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으로서도 오랜 기간 한국 기업들의 위탁가공을 맡아왔지만 남북한 교역 중단 조치로 손을 놓고 있는 봉제 기술자들을 중국과의 협력에 활용하면 외화벌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의류 분야에서는 북한에서도 우수한 봉제 기술자들이 많고, 특히 정보기술 분야에서는 북한 인력들의 기초 기술력이 높은 점도 중국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다만 중국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 인력 고용은 주변 상황을 봐가면서 단계별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조금 다른 소식인데요, 북한이 지난 달에 중국 내 조선족 기업인을 초청해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면서요?
답) 네 북한 해외동포원호위원회는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앞둔 지난 달 8일부터 15일까지 중국에 거주하는 조선족 기업인 30여 명을 초청해 투자설명회를 개최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초청을 받은 조선족 기업인들은 일주일 동안 평양에 머물며 관광과 함께 해외동포원호위원회가 개최한 투자설명회에 참석했습니다.
문) 외자 유치에 적극적인 북한이 조선족 기업인들의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보이는군요?
답) 네. 이번 조선족 기업인 체류경비는 모두 북한 당국이 부담했는데요, 북한이 체류비용 전액을 부담하며 조선족 기업인들을 초청해 투자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 측은 조선족 기업인들을 상대로 북한 투자의 장점을 설명하고 투자를 요청했으며, 특히 전력산업과 도로나 철도 등 기간산업에 대한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설명회에서 조선족 기업인들은 북한에 투자를 한 중국 기업 가운데 돈을 번 경우가 거의 없는데다 북한 내 절차가 복잡하고 통제가 너무 심해 북한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측은 실태를 조사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북한을 방문했던 기업인들이 전했습니다.
지난 8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이후 북-중간 경제협력이 본격화 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북한과의 접경도시를 중심으로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북한 근로자 고용이 북-중 접경지역의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