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이산가족 상봉은 북한 측이 제시한 다음 달 21일에서 27일께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개성 자남산 여관에서 17일 열린 남북 실무접촉에서 상봉 날짜와 생사 확인 의뢰 등 사전준비 절차에 대해서는 양측이 의견 접근을 보았다고 밝혔습니다. 실무접촉 한국 측 수석대표인 김의도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실행위원입니다.
“일정은 지금 10월21일부터 10월27일까지 금강산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일단 의견이 서로 좁혀졌습니다.”
그러나 상봉 장소 등은 이견을 보인 채 합의점을 찾지 못해 다음 회의로 넘겨졌습니다. 다음 실무접촉 날짜는 24일로 잡혔습니다.
실무접촉에서 문제가 된 것은 구체적 상봉 장소입니다. 북측이 ‘금강산 지구 내’라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장소를 제시하지 않아 한국 측은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상봉 장소로 하자고 요구하고 북측에도 정확한 장소를 제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실무접촉을 시작해 1시간 만에 오전회의를 마쳤고 이어 오후 3시45분쯤 회의를 속개했지만 장소 문제로 15분 만에 정회하는 등 진통을 겪었습니다.
북측이 이산가족 면회소를 두고 ‘금강산 지구 내’로 상봉 장소를 애매하게 표현한 것은 박왕자 씨 피살 사건으로 중단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지 못하자 지난 4월 이산가족면회소를 포함해 한국 정부 소유의 금강산 지구 내 부동산을 일방적으로 몰수한 상태이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이 장소 문제를 논의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상봉 규모는 한국 측이 1백 가족 이상을, 북측은 예전처럼 1백 가족을 주장했습니다.
한국 측은 또 이산가족 상봉의 시급성을 들어 상봉 정례화를 제안했지만 북측은 “남북관계가 풀려야 하고 좀 더 큰 회담에서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맞섰습니다.
한국 측은 이와 함께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도 협의해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남북한은 오늘 (17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상봉 날짜를 다음 달 21일부터 27일로 하자는 데 의견 접근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상봉 장소 등에서 의견이 엇갈려 오는 24일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