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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속 빈 강정’이 된 이유

2025년 6월 24일 북한 원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딸 김주애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완공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5년 6월 24일 북한 원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딸 김주애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완공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진행자) 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새로운 철도역이 들어섰다는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새로 들어선 철도역 이름이 ‘명사십리역’인데, 언제 준공된 것인가요?

기자)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 8월 27일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근처에서 철도역 준공식이 열렸습니다. 철도역은 연건축면적 7천여 ㎡ 규모이며, 북한 당국은 "해안 관광 도시의 특성을 살린 지방 철도역의 표준"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명사십리역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가까운가요?

기자) 네, 갈마관광지구와 바로 연결된 철도역입니다. 관광객들이 열차에서 내려 곧바로 휴양 시설과 해수욕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좋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앞서 북한 당국은 항공 노선도 개설하지 않았나요?

기자) 네, 철도역 준공 한 달 전인 7월 23일부터 북한은 평양-원산갈마 노선에 여객기를 띄우기 시작했습니다. 고려항공은 소형 여객기(An-148 기종)를 투입해 주 2회 운항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형 여객기는 한 번에 70~80명 정도만 수송할 수 있습니다. 반면 열차는 한 번에 수백에서 1천 명 이상을 운송할 수 있습니다. 갈마관광지구에 보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철도역을 신설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결국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살리기 위해 항공 노선에 철도역까지 만든 것인데, 갈마관광지구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죠?

기자)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갈마관광단지는 지난 2018년 1월 김정은 위원장의 교시로 시작됐습니다. 이 사업은 동해안 명사십리 해변 4km 구간에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관광단지를 건설하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 군인과 여맹, 돌격대 등 대규모 인력이 동원됐습니다. 또 시멘트와 건설 자재, 그리고 엄청난 자금이 들어갔습니다. 당초 완공 목표는 지난 2019년 4월 15일이었으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대북 제재로 마감 자재 수입이 안 되고, 또 건설 자금이 부족한 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공사는 계속 연장됐었습니다. 결국 5차례나 완공이 연기되면서 2025년 7월 1일 개장했습니다.

진행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문을 연 지 1년 1개월이 지난 것인데,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은 몇 명이나 왔나요?

기자)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적은 턱없이 못 미치는 실정입니다. 개장 초기 러시아 단체 관광객 수백 명과 일부 외교관 일행이 방문한 것을 제외하면, 외국인 관광객 방문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외화벌이용 외국인 관광객이 오지 않으니까 그 대신 내국인 관광객을 동원하는 것인가요?

기자) 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핵심 목적이었던 외화벌이용 외국인 유치가 좌절되자, 빈 관광시설을 놔둘 수 없어 내국인을 동원해 손해를 메워보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평안남도 평성에 살다가 2011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조충희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조충희 / 굿파머스 연구소장
”초기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돈벌이를 하려고 했었는데, 도박도 하고 해서 돈벌이를 하려고 했는데, 그게 안 되니까, 지금 얘기를 들어보면 투자한 돈을 뽑자는 것 보다는 유지 관리하는 돈도 없다고 해요. 유지하려면 사람도 있어야 하고, 청소도 하고 전기도 들어가야 하는데, 유지 관리하려면 국내 관광객을 조직적으로 유치해 보내라.”

진행자) 북한 사람들이 갈마지구를 많이 찾아야 손해를 덜 볼 것 같은데, 가능할까요?

기자) 어려울 것 같습니다. 손실을 다소 줄일 수는 있으나, 적자를 메우거나 시설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북한 사람 중 갈마지구의 숙박, 편의시설 이용료를 감당할 수 있는 계층은 평양의 돈주나 일부 특권층 등 상위 1~2%에 불과합니다. 대다수 일반 주민은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한계가 명확합니다.

진행자) 예를 들어, 평양의 4인 가족이 기차를 타고 갈마지구로 이동해 3박 4일간 놀고 올 경우 비용은 얼마나 들까요?

기자) 탈북민들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200달러 이상은 들 것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탈북민 조충희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조충희 / 굿파머스 연구소장
”보통 한 번 갔다 오면 200~300달러는 무너진다고 하는데, 거기 갈려면 내화로도 계산하고 달러로도 계산하는데 기본적으로 달러 환율로 계산하니까. 식당에서 안 먹고 갈 때 먹을 것 싸 가지고 가고, 북한 사람들은 보통 술이요, 반찬이요, 모두 자기가 준비해 가니까, 그러면 200~300달러는 드는 것 같아요.”

진행자) 200달러가 북한 주민들에게 어느 정도의 가치인가요?

기자) 일반 노동자 몇 년 치 월급에 해당하는 거액입니다. 북한 일반 주민 기준으로 200달러는 몇 년간 돈을 모아야 가능한 금액으로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습니다. 따라서 평양의 돈주나 간부급 집안이 아닌 이상 자유롭게 가족 여행을 갈 수 없습니다.

진행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일종의 애물단지가 된 셈인데, 앞으로 이 관광단지가 어떻게 될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이 관광단지가 '속 빈 강정'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오지 않고 또 올 여름 휴가철도 거의 끝났습니다. 북한 내국인을 상대로 한 동원형 관광으로는 운영비를 충당할 수 없어 두고두고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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