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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핵안보회의 이틀째 이모저모


서울에서 열렸던 핵안보정상회의가 오늘 (27일) 막을 내렸습니다. 전 세계 60명 가까운 정상급 인사들이 핵테러 방지와 핵물질 감축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는지는 앞서 뉴스 시간에 전해 드렸는데요? 이번에는 서울에 나가 있는 백성원 기자로부터 정상회의장 주변 분위기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문)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드디어 마무리 됐군요.

답) 예. 끝났습니다. 26일과 27일 단 이틀 동안 열린 회의였지만 논의 주제가 워낙 심각하고 또 세계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무게감 때문인지 회의 기간이 훨씬 길었던 걸로 느껴집니다. 실제로도 정상업무만찬이나 특별만찬과 같이 저녁 먹는 자리가 또 일하는 자리이기도 했기 때문에 그날 그날 일정이 늘 늦게까지 계속돼서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문) 이번 회의의 결과물인 서울 코뮈니케는 이미 발표됐구요. 그 밖에 행사장 안에서 특별히 눈에 띌만한 것들이 있었나요?

답) 행사 두 번째 날엔 첫 날 보다 좀 더 여유를 갖고 외신 기자들과 많은 얘길 나눴습니다. 흥미로운 건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한국에서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일방적으로 노력했다면 이젠 외국인들이 이미 한국의 문화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갖고, 이런 이런 걸 좀 보여달라, 이러면서 먼저 다가온다는 겁니다.

문) 이번 행사장에서도 그런 걸 느낄 수 있었습니까?

답) 예. 아주 자주요. 예전에 한국 문화 홍보관하면 탈, 전통인형, 뭔가 정적인 진열 형태였다면, 핵안보정상회의 행사장에서 본 문화 홍보관은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탈바꿈 해 있었습니다. 한 쪽에선 한류 가수들의 공연을 3D, 그러니까 입체 화면 방식으로 즐기는 코너가 있었는데요. 외국인들이 한국 가수들의 이름과 곡을 척척 알고 스스로 번호를 눌러서 음악을 재생시키는 겁니다. 제가 잘 모르는 한국 노래도 그들이 많이 알고 있어서 저도 놀랐습니다. 현장에서 한국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춤도 추던 외국 기자 얘길 잠깐 들어보시죠.

[녹취: 외국인 기자] "Very nice, it's fantastic. I like qualitiy, it's fantastic."

문) 한국 측에서 한국 문화를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게 아니라 외국인들이 먼저 알고 찾아 온다, 참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는데요.

답) 현장에 한국관광공사 직원들이 나와 있었는데요. 그 분들도 그 점을 강조하더군요. 한국관광공사 최혜리 과장대리의 설명을 좀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한국관광공사 최혜리 과장대리] "저희가 홍보를 안해도 이미 벌써 자기네 나라에서 이런 걸 알고 오기 때문에, 예를 들어 케이팝 같은 경우에 중동분들이 직접 와서 본인이 원하는 가수를 선택해서 듣기도 하고,의료관은 러시아쪽이나 아시아 쪽에 많이 알려져 있거든요. 침 놓는 것도 무서워 하시지 않고요, 이미 티비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많이 홍보가 되었기 때문에 와서 어디에 침을 좀 놓아달라, 이렇게 구체적으로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고요."

문) 방금 한류가수들 얘기도 나왔습니다만, 외국인들이 찾는 한국 문화가 꼭 전통적인 것들은 아니라는 거군요.

답) 그렇습니다. 적어도 예전에 한국 하면 떠올리던 소재들, 뭐 김치, 88 올림픽, 과격시위, 이런 게 한국을 대표하는 걸로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제가 행사장에서 거의 30명 가까운 외신기자들이나 각국 정부 대표단에게 한국 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오르냐고 물어봤습니다. 궁금하시죠? 그런데 거의 대부분이 주저 없이 하는 말이 바로 ‘IT 강국’, 그러니까 정보기술 분야의 선도자쯤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몇 분 얘길 직접 들어 보실까요?

[녹취:요르단기자 샤자 모그라비] "People are very high tech here. They are always sort of connected and linked in someway..."

요르단 출신 샤자 모그라비 기자의 말인데요. 한국에서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돼 있고 첨단 기술의 혜택을 누리는 게 놀랍다고 하더군요. 그냥 형식적으로 하는 말 같진 않았습니다. 행사장에서 만난 나이지리아 TV 기자는 아예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한국의 모든 것이 부럽다, 자신의 나라가 한국처럼 변했으면 정말 좋겠다, 그런 얘기까지 했습니다. 매튜 이오레농구 씨라고 하는 기자인데 들어 보시죠.

[녹취:나이지리아 매튜 이오레농구] "I just wish my country would be like your country..."

문) 한국을 IT, 그러니까 정보기술 강국으로들 인식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홍보도 핵안보정상회의 행사장에서 이뤄졌나요?

답) 그렇습니다. 외국 기자들이 많이 몰려서 신기해들 했습니다. 전시장 입구부터 전파 수신 안테나, LTE WARP라는 광역망, 전파집약서버, 이런 첨단 장비들이 가득했구요. 이걸 이용해서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지를 직접 체험해 보도록 했습니다.

문) 역시 관심들을 많이 가지던가요?

답) 외국 기자들이 아주 인상적이라면서 많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안내하는 분들도 여러 나라 말로 대답을 했는데 잠깐 들어보시죠.

[녹취:외국어 안내] "Red spots are..."

그런데요, 이 IT라는 게 그냥 봐선 잘 모르잖아요. 직접 체험을 해 봐야 되는 건데 실제로 행사장에서 기자들 컴퓨터 작업 환경을 도와주는 분들이 여러 명 배치돼서 상당히 세심하게 기술적인 도움을 줘서 외신 기자들이 많이 고마워들 했습니다. 저도 도움을 요청했었는데 그 현장을 좀 담아 봤습니다.

[녹취:행사장 도우미] "랜선을 연결했을 때 자동으로 이걸 유선으로 인식을 해야 하는데, 무선을 사용 안함으로 바꾸고, 유선을 사용함으로 바꾸었습니다. 지금 인터넷 이제 잘 되시죠?"

문) 문화 하면 또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행사장에 한국 음식 시식 코너 같은 건 없었는지 모르겠네요.

답) 따로 시식 코너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내부 식당에서 한국 음식을 제공했는데 한류 TV 드라마 영향 때문인지 한국 음식 이름을 잘 알고 있는 외국인들이 많았습니다. 제 옆에서 태국 정부 대표단이 밥을 함께 먹었는데요. 이런 얘길 나눴습니다.

[녹취:태국정부 대표단] "I like Korean food, Barbeque pork, Bulgogi..."

태국에서도 한국 음식이 굉장히 인기라는 것, 그리고 자신도 비빔밥과 불고기를 아주 좋아하는데 한국 음식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먹는다고 하더군요.

문) 그렇군요. 핵안보라는 굉장히 심각한 주제를 다룬 회의이긴 했지만 회의장 밖에선 전혀 새로운 차원의 다양한 체험들이 이뤄진 것 같습니다.

답) 예. 세계 정상들 배우자 행사도 따로 진행됐는데 거기서도 한국 문화, 그리고 한류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회의 이틀째인 27일 정상들 배우자들은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안내를 했는데요. 이날 오찬상에도 김치전, 녹두전, 잡채, 공중신선로 등이 올랐다고 합니다. 배우자들은 또 대표적 한류스타인 JYJ, 가수 성시경의 공연을 관람했구요.

진행자)네,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비록 이틀동안의 짧은 행사였지만 핵없는 세상을 위한 세계 각국의 협력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됐고, 아울러 더 많은 사람들이 개최지인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된 것 같죠? 백성원 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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