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한국이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공식 회부했군요?
답)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4일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보리가 다뤄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안보리 의장국에 제출했습니다. 지난 3월26일 천안함 침몰 사건이 발생한 지 70일 만인데요, 서한은 박인국 유엔주재 대사가 안보리 의장인 클라우드 헬러 멕시코 대사에게 전달했습니다. 같은 날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도 싱가포르에서 행한 연설에서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했다며 국제사회의 동참을 호소했는데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시죠.
“동북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이 걸린 심각한 문제일 뿐 아니라,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위협입니다. 그러기에 6자회담 참가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모두가 적극 나서야 할 문제입니다.”
문)한국 정부가 이렇게 서한을 전달하면 천안함 문제가 바로 안보리에 회부되나요?
답)회원국이 서한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면 안보리 의장은 이 서한을 안보리 15개 이사국들에 회람을 시킵니다. 동시에 이사국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논의 일정과 절차를 조율하게 됩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대개 15일 이내에 안보리 논의가 시작되는데요, 이번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한국 정부가 전달한 서한 내용이 궁금한데요?
답)한국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서한에서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것이 명백히 드러났음을 알리고, 북한의 무력 공격이 국제 평화와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가 이 사안을 논의해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엄중하게 대응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문)천안함 사건이 안보리에 회부되면 대북 결의가 채택되나요?
답)한국과 미국은 안보리가 대북 결의를 채택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안보리 15개국이 한 목소리를 낸다면 대북 결의가 바로 채택 되겠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중국이 미국, 한국과 다른 목소리를 낼 공산이 큽니다.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말을 들어보시죠.
“켈리 전 차관보는 중국이 시간을 끌며 천안함 사태를 희석 시키거나 축소하려 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문)중국이 반대해도 다수결로 결의안을 채택하면 되지 않나요?
답)그렇지 않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5개 상임이사국과 일본, 멕시코, 터키, 브라질, 오스트리아, 나이지리아 등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5개 상임이사국은 거부권 즉, 비토권을 갖고 있는데요, 이들 중 어느 한 나라만 반대해도 결의안은 통과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중국이 반대하는 상황에서는 결의안이 안보리에서 채택될 수 없는 겁니다.
문)안보리의 결의안 외에 다른 방안은 없나요?
답)결의 외에 안보리가 의장성명이나 언론발표문을 내놓는 방안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09년 4월에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자 유엔 안보리는 대북 결의 대신 의장성명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의장성명이나 언론발표문은 결의안과는 달리 구속력을 갖지는 않습니다.
문) 북한은 이미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에 따라 각종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안보리가 새로 대북 결의나 의장성명을 채택한다고 해도 실효가 있을까요?
답)말씀 하신 대로 안보리는 이미 대북 결의 1718호와 1874호에 근거해 북한에 각종 제재를 가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결의를 채택한다고 해도 안보리가 새롭게 제재를 가할 것은 별로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대북 결의나 의장성명을 통해 천안함을 공격한 북한의 정치적, 법적, 도덕적 책임을 묻게 될 공산이 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천영우 차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것이 안보리 조치의 목표라고 그렇게 지금 이야기 할 수는 없고, 중요한 것은 북한의 행동에 대해서 우리가 문책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유엔 안보리의 조치가 상징적인 수준에 머문다면 실질적인 대북 제재는 누가, 어떻게 취합니까?
답)전문가들은 한국, 미국, 일본 등이 양자 차원에서 대북 제재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일본은 이미 대북 제재에 나섰고 미국도 조만간 대북 제재 조치를 취할 공산이 큽니다.
문)북한은 과거 핵실험 때도 유엔 안보리에 회부됐었죠?
답)네, 북한은 지난 2006년10월과 2009년 5월에 각각 핵실험을 실시했는데요. 그때마다 유엔 안보리가 긴급소집돼 북한의 핵 활동 금지 내용을 담은 제재 결의 1718호와 1874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문)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을 때는 어떤 조치를 취했습니까?
답)북한은 1998년, 2006년, 2009년 등 3차례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는데요. 지난 98년에8월에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자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행동에 유감을 표명하는 의장성명을 내놨습니다. 또 2006년7월에는 대북 제재 결의 169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이어 지난 해 4월에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자 안보리는 기존의 대북 결의 1718호의 제재를 한층 강화할 것을 촉구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지난 4일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공식 회부했습니다. 안보리가 한국에 대한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엄중하게 대응해 달라는 것인데요.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안보리의 논의 절차와 전망 등을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