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만약 재선에 성공하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이주민의 미국 이민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7일 하원 본회의에서 하원의장 선출 투표가 진행됐습니다.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된 짐 조던 의원은 자신에게 반대했던 상당수 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했다며 선출을 자신했지만, 1차 투표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미 연방대법원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유령총 규제를 계속 허용한다고 결정했다는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정책과 관련해 강경한 발언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유세차 지난 16일 방문한 아이오와주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강한 이민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 상황을 이민정책과 관련지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벌어지는 상황과 이민정책을 어떻게 연결했나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16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은 상황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를 이민정책과 연결했습니다. 자신이 재집권하면 이스라엘의 존재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그 누구도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없어지길 바라거나 하마스나 하마스의 이념을 지지할 경우, 그리고 공산주의자나 마르크스주의자, 또는 파시즘 옹호자라면 미국에 들어올 자격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대학가에서는 각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서도 이야기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명문 하버드대가 대표적인데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 이후 이 학교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학생과 동문 등이 각각 성명을 내는 등 갈등이 빚어졌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이후 미국인들은 대학 캠퍼스에 있는 많은 외국인이 테러리스트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에 혐오감을 느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들은 아이들에게 혐오를 가르치고 있다"며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 대학에 다니면서 급진적인 반미, 그리고 반유대주의를 외치는 외국인들의 학생비자를 취소하는 것은 물론 이들을 즉각 집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입국을 제한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죠?
기자) 그렇습니다. 재집권시 미국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한 '이념 심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특히 하마스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동조하는 사람들의 미국 입국을 막을 것이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아울러 '테러에 시달리는 나라'로부터의 여행 금지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며, "리비아나 소말리아, 시리아, 예멘 등 어느 나라든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나라들로부터의 이주를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여행 금지 조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시행했던 대표적인 강경 정책 가운데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이란과 리비아, 이라크, 수단 등 일부 이슬람 국가를 대상으로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조처를 시행한 바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뒤 이같은 정책을 폐지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 상황과 관련해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슷한 입장이 나오고 있다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 중 지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17일,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하마스를 지지하는 외국인 학생들을 추방하고 가자지구 피난민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화당 내 또 다른 대선 후보인 팀 스콧 상원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누구든 유대인을 죽이길 원한다고 밝힌 사람들은 테러 지지자”라며, “이들의 비자는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한 이민정책 시행 예고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이민정책은 이슬람 혐오적일 뿐 아니라 극단적이고 공포와 불안을 야기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은 의회 소식 보겠습니다. 오늘(17일) 의회에서 중요한 일정이 진행됐죠?
기자) 맞습니다.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해임 이후 2주째 하원의장이 공석인 상황인데요.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하원의장 선출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공화당은 짐 조던 법사위원회 위원장이 나섰고요. 민주당은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가 후보로 올랐습니다.
진행자) 투표 결과가 나왔나요?
기자) 네, 오후 1시부터 1차 투표 개표가 실시됐는데요. 투표 결과 조던 의원은 전체 433표 가운데 200표를 획득해 과반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1차 투표에서 하원의장이 선출되지 않은 겁니다. 조던 의원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공화당 의원들은 후보에서 사퇴한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대표, 그리고 해임된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등에게 투표했습니다. 스컬리스 의원과 매카시 전 의장은 모두 조던 의원에게 투표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의장 본회의 투표에 앞서서 과연 조던 의원이 선출에 필요한 당 내 지지를 확보할 수 있는지가 최대 관심사였죠?
기자) 맞습니다. 하원은 현재 435석에서 2석이 공석으로 총 433석입니다. 하원의장으로 선출되기 위해선 이 가운데 과반인 217석을 확보해야 합니다. 공화당은 221석, 민주당은 212석으로 만약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4표를 넘어가게 되면 하원의장 선출이 힘든데요. 따라서, 하원의장 선출을 위해선 공화당 내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조던 의원이 후보로 선출될 때까지만 해도, '과연 의장 선출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제기됐었었는데요. 좀 변화가 있나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조던 의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했습니다. 지난 13일에 있었던 공화당 내 투표에서 50명 이상이 조던 의원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조던 의원은 지난 주말 사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의원들과 접촉해 설득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는데요. 이런 노력이 어느 정도 진척이 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어떤 진척이 있었던 거죠?
기자) 조던 의원에 반대한다는 의원 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조던 의원이 후보로 선출될 때만 하더라도 50명 이상이 그의 하원의장 선출에 반대했는데요.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이 숫자가 10명 정도로 줄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원의장 선출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공화당 내 이탈표 4석보다는 많지만, 그래도 크게 줄어든 겁니다.
진행자) 그동안의 입장을 바꾸고 조던 의원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의원들은 누가 있죠?
기자) 마이크 D. 로저스 의원이 대표적입니다. 로저스 의원은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인데요, 조던 의원으로부터 국방비 증액 등 정부의 핵심 기능에 대한 예산 지원을 약속받았다면서 조던 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로저스 의원의 지지 발표 뒤 앤 와그너 의원, 번 뷰캐넌 의원 등 그동안 다른 의원을 하원의장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던 의원들이 조던 의원에 대한 지지를 발표했습니다. 마이클 맥카울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도 조던 의원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조던 의원은 투표를 앞두고 자신에 반대하는 의원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공화당 의원들에게 단체 서한을 보낸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던 의원은 16일 공화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당이 하나로 뭉칠 것을 호소했습니다. 또, 그동안 의원들과의 만남을 언급하면서 "진실한 대화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원의장의 역할은 모든 공화당 의원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며 "바로 이것이 내가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에선 조던 의원에 대한 지지가 결집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강경파인 조던 의원이 하원의장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앞으로 주요 안건에 대해 협상할 때 입장 조율이 그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하원 민주당의 2인자인 캐서린 클라크 원내대표는 “조던 의원에게 하원 의사봉을 쥐여주는 것은 마가(MAGA) 극단주의자들에게 미국을 넘겨주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가란 Make America Great Again, 즉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문구에서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구호입니다. 마가는 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경파 공화당 의원이나 지지자를 일컫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 연방대법원이 바이든 행정부의 이른바 ‘유령총’ 규제에 다시 한번 손을 들어줬다고요?
기자) 네, 미 연방대법원이 16일, 일련번호가 없어 추적이 어려운 이른바 ‘유령총(Ghost gun)’을 바이든 행정부가 계속 규제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유령총 관련 규제는 총기 부품도 총기로 규정해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부품 구매자의 신원을 조회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연방대법원이 이미 바이든 행정부의 유령총 규제를 허용한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8월, 찬성 5대 반대 4로 유령총 규제를 일단 허용한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텍사스 연방지방법원 판사가 지난달, 두 총기 제조업체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막는 결정을 내렸고요. 제5 연방 순회항소법원이 이를 지지했습니다. 이에 미 법무부가 연방대법원에 하급심 결정을 무효화해 달라는 긴급심리를 요청했던 겁니다.
진행자) 텍사스주는 앞서도 바이든 행정부의 총기 규제 강화에 제동을 걸었죠?
기자) 네, 텍사스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7월 바이든 정부가 연방 총기규제법 관련 권한을 초과해 행사했다며 규제를 중단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이에 바이든 정부가 이 결정의 효력을 중단시켜 달라고 요청하는 긴급신청서를 연방대법원에 제출했고, 연방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따라 적어도 연방 항소심에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미국 당국이 유령총 규제를 시행할 수 있게 됐었는데요. 텍사스 법원이 다시 이에 반하는 결정을 내렸던 겁니다.
진행자) 긴급심리 청원을 낸 법무부의 입장 들어볼까요?
기자) 네. 엘리자베스 프렐로거 법무부 송무차관은 긴급심리 청원서에서 텍사스 법원 판사가 근본적으로 연방대법원의 결정을 무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프렐로거 차관은 텍사스 법원의 결정을 “공공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신원조회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유령총이 범죄에 사용된다면 본질적으로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입니다. 프렐로거 차관은 또 텍사스 법원과 제5 순회항소법원은 해당 사건의 항소 절차에 관한 연방대법원의 권위 있는 결정을 번복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연방대법원이 이런 “모욕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연방대법원은 어떤 의견문을 냈습니까?
기자) 매우 간결한 두 줄짜리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텍사스 연방지방법원의 결정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이 전부였는데요. 이와 관련해 스티브 블라덱 텍사스 법대 교수는 ‘CNN’에, 이는 지난 8월 연방대법원의 결정을 잘못 짚은 하급 법원의 결정을 또다시 부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난해 미국 내 살인율이 하락했다는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네, 미 연방수사국(FBI)이 16일, 2022년 범죄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지난해 살인 및 과실치사가 전년에 비해 6.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미국 내 살인율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 30% 가까이 급증하며 인구 10만 명당 6.5명을 기록했는데요. 지난해는 인구 10만 명당 6.3명으로, 10만 명당 6.8명을 기록한 2021년보다 줄어들었습니다.
진행자) 총기로 인한 살인 건수는 얼마나 되나요?
기자) 지난해 발생한 전체 살인 사건 중 약 75%가 총기류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FBI에 보고된 살인 사건은 1만9천200건인데요. 약 1만4천370건의 살인 범죄에 총기류가 사용됐습니다. 이 중 권총이 약 8천 건으로 가장 많이 사용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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