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의사당 난입 사건 관련 영상을 ‘폭스뉴스’에 공개한 데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심각한 보안 위협이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미 서부 시애틀시가 미국에서 최초로 인도 카스트 제도를 불법으로 규정했습니다. 이어서,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발표됐었던 것보다 더 낮았다고 수정 발표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의회에서 다시 논쟁이 일고 있는데요. 사건 관련 영상 때문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의사당 난입 사태 관련 영상을 보수 언론인 ‘폭스뉴스’ 측에 공개한 데 대해 민주당 측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수천 시간 분량의 의사당 난입 당시 영상을 공개할 경우 의회 경찰을 위험에 빠트리고 의사당 보안 비밀을 노출할 가능성이 있다며 매카시 의원의 결정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원이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어떤 영상을 주려는 겁니까?
기자) 매카시 의원이 의사당 난입 영상에 대해 독점 접근권을 준 언론인은 폭스뉴스의 방송 진행자 터커 카슨 씨입니다. 카슨 씨는 지난 20일 방송에서, 매카시 의장이 자신과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의 프로듀서들에게 수천 시간 분량의 보안 영상 접근을 허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칼슨 씨는 이어 자신과 자신의 팀이 현재 영상 테이프를 검토하고 있으며, 다음 주에 더 많은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카슨 씨가 어떤 인물이기에 매카시 하원의장이 영상 접근권을 줬을까요?
기자) 칼슨 씨는 미국 보수 언론을 대표하는 언론인 가운데 한 명입니다. 칼슨 씨가 매일 저녁 진행하는 시사 뉴스 방송은 매우 높은 시청률을 자랑합니다. 칼슨 씨는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로, 의사당 난입 사건을 조사해온 하원 특별위원회를 줄곧 비판해왔습니다.
진행자) 칼슨 씨가 확보한 영상이 이전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카시 의원이 칼슨 씨와 공유한 영상은 총 4만1천 시간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원 특위가 18개월간 조사하며 확보한 영상으로 외부에 전혀 공개되지 않았던 영상입니다. 하지만, 작년 중간 선거 이후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고, 민주당이 주도했던 특위가 해산하면서, 특위의 영상이 공개 수순을 밟게 된 겁니다.
진행자) 민주당 의원들은 그런 영상이 공개되는 걸 반대하는 거고요?
기자) 맞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22일, 동료 의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매카시) 의장은 9.11 테러 이후 최악의 안보 위험 중 하나에 의사당 건물을 불필요하게 노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 역시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비디오 영상을 전송하는 것은 열심히 일하는 남∙여 의회 경찰관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심각한 보안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난입 사건에 관해 조사했던 특위 쪽의 반응도 궁금하군요?
기자) 하원 특위를 이끌었던 민주당 소속의 베니 톰슨 의원이 22일 성명을 냈는데요. 톰슨 의원은 “특별위원회가 의회 경찰의 보안 영상에 대한 접근권을 얻었을 때는 의원들과 의회 직원, 의사당 청사에 대한 보안 우려를 감안해 매우 민감하게 취급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영상에 대한 접근은 “소수의 조사관과 고위 직원으로 한정돼 있었다”며 관련 영상이 대중에 여과 없이 공개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2년 전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는 미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21년 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이 조작됐다며 대선 결과 인증을 막고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의사당에 난입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경찰관을 포함해 최소한 5명이 숨지고 경찰관 140여 명이 다쳤고요. 수백만 달러의 피해를 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의회가 공격받았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미국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 사건을 조사하기 하원이 특위를 꾸리기도 했고요?
기자) 맞습니다. 하원은 지난 2021년 7월, 공화당 의원 2명과 민주당 의원 7명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의사당 난입 사태에 관한 조사에 돌입했습니다. 10차례 공개청문회를 비롯해 1천 명이 넘는 사람을 인터뷰하고 100만 건 이상의 문건을 수집했는데요. 특위는 작년 12월, 마지막 회의를 열고 그동안의 특위 조사 활동 결과를 발표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형사 처벌할 것을 법무부에 권고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특위는 의사당 난입의 책임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있다고 본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위의 결정에 대해, 당파적인 위원회가 만들어 낸 가짜 혐의라고 주장했고요. 매카시 의장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하며, 의사당 난입 사건에 관한 전체적인 이야기를 대중이 알 권리가 있다고 말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결국 매카시 의장이 사건 관련 영상을 보수 언론을 통해 공개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린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 강경 보수파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곤혹을 치른 매카시 의원이 오는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당의 통합을 꾀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달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 강경 보수 의원들은 매카시 의장이 바이든 행정부에 맞서기에 충분히 강하지 않다고 비판하며 반대표를 던졌고요. 여러 차례 투표 끝에 매카시 의장이 강경파 의원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 하원의장에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매카시 의원 측은 영상 공개와 관련한 언론의 논평 요청에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서부 워싱턴주에 있는 시애틀시에서 독특한 조례안이 통과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애틀 시의회는 21일, 기존 차별 금지법에 카스트 제도 금지를 추가한 조례안을 찬성 6표 대 반대 1표로 통과시켰습니다. 이로써 시애틀은 카스트로 인한 차별을 금지하는 미국 최초의 도시가 됐는데요. 앞서 미국 일부 대학이 비슷한 카스트 차별 금지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진행자) 카스트 제도는 인도의 신분제도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인도의 카스트제도는 3천 년 이상을 이어온 인도의 신분제로 힌두교를 믿는 인도 사회를 엄격한 계급으로 구분해왔습니다. 최상위 계급은 힌두교의 사제들과 교사들이 속한 ‘브라만’이고요. 그다음 계급은 ‘크샤트리아’로 군인들과 통치자들이 해당하고, 상업과 농업에서 일하는 ‘바이샤’에 이어 다른 계급의 시중을 드는 육체노동자들이 속한 ‘수드라’가 최하위 계급입니다. 인도는 1948년부터 카스트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카스트 계급 아래, 이른바 ‘불가촉천민’으로 불렸던 달리트 계급에 대한 차별 등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미국 시애틀시에서 카스트를 금지하는 조례안을 마련하게 된 겁니까?
기자) 미국으로 건너온 인도 이민자들 사이에서도 카스트 차별이 이어지면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겁니다. 이에 시애틀 시의회는 기존의 차별 금지법이 있지만, 카스트 금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이민자 사회에 존재하는 차별 철퇴에 나선 겁니다.
진행자) 해당 조례안을 작성한 사람도 눈길을 끌더군요?
기자) 네, 크샤마 사완트 시의원이 조례안을 작성했는데요. 사완트 의원은 시애틀 시의회의 유일한 인도계 미국인입니다. 최상위 브라만 가정에서 자랐다는 사완트 의원은 "카스트 차별을 둘러싼 투쟁은 모든 형태의 억압에 대한 투쟁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카스트 차별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시애틀은 물론 미국 전역에서 일하는 남아시아 출신 미국인과 그 외 다른 이민 노동자가 이런 차별에 직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조례안에 대한 여론은 어땠나요?
기자) 사완트 의원은 시의회가 조례안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4천 통이 넘는 지지 이메일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조례안에 반대표를 던진 새라 넬슨 의원은 이번 조례안은 ‘데이터나 연구가 없는, 무모하고 해로운 해결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례안이 통과한 날에도 시의회에는 찬·반 양측에서 각각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인도 이민자 사회에서도 조례안을 두고 의견이 나뉘는 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례안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미국에 이미 차별을 금지하는 법이 있는데 왜 추가 조치가 필요하냐는 주장입니다. 워싱턴 D.C.에 위치한 ‘힌두계미국인연맹(HAF)’은 공개서한을 내고, 이 조례안이 목표는 훌륭하지만, "출신 국가와 혈통을 기준으로 특정 집단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HAF는 또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인도계 미국인은 주민의 2% 미만이며 카스트에 따르는 광범위한 차별의 증거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미국의 경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미국 상무부가 23일,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발표했습니다. 이날(23일)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4분기에 연율 2.7%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앞서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 2.9%에서 0.2%P 떨어진 겁니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분기마다 세 차례 나뉘어서 발표되는데요. 지난달에 나온 것이 1차인 속보치이고요. 이번에 발표된 것이 2차인 잠정치, 그리고 3차는 확정치로 다음 달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앞선 발표보다 성장률이 소폭 떨어졌는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미국 경제의 2/3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당초 속보치에서는 소비자 지출이 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번 잠정치에서는 1.4%로 0.7%P 하향 조정됐습니다. 소비자 지출이 이같은 수치로 나온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기업 지출 역시 줄었는데요. AP 통신은 이번에 발표된 자료와 관련해 지난해 말 미국 경제가 탄력을 잃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소비자, 그리고 기업이 지출을 줄인 것은 어떤 요인이죠?
기자) 미국의 투자 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을 그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금리가 오르면서 추가로 지출되는 비용이 늘면서 소비 지출 등이 줄었다는 건데요. 특히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택과 건설 분야를 중심으로 지출, 투자가 줄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방금 얘기 나온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서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다음 달 다시 통화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오는 3월, 그리고 5월 등으로 일정이 잡혀 있는데요. 최근 발표된 연준 의사록에 따르면 FOMC의 19명 위원 모두 앞으로 열리는 두 차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데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연준이 3월과 5월에 기준금리를 0.25%P씩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4.5%~4.75%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다시 경제성장률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올해의 경제성장률은 어떻게 전망되죠?
기자) AP 통신은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지금과 같은 연율 2%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비영리 민간 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최근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해서 전망했는데요. 이 단체는 올해 GDP 성장률이 0.3%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2024년에는 성장률이 다시 연율 1.6%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경제 관련 소식 하나 더 보고 가겠습니다. 신규 실업 수당 청구 건수도 이날(23일) 나왔죠?
기자) 네, 노동부는 18일까지의 한 주 동안 접수된 신규 실업 수당 청구 건수는 19만2천 건으로, 앞선 주보다 3천 건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실업 수당 청구 건수가 이렇게 낮은 것은 노동 시장이 그만큼 과열 상태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데요. '로이터' 통신은 이같은 노동 시장 상황이 앞으로 연준이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