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법원이 연방 정부의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는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이 웨스트버지니아주와의 오피오이드 관련 소송에서 9천9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뉴욕에서 올해 증오범죄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조처가 법원에서 가로막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연방 정부 조처는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플로리다 연방 법원의 캐슬린 킴벌 미젤 판사는 18일, 미 보건 당국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법이 위임한 권한을 넘어서는 조처라고 지적하면서 정부의 조치를 뒤집었습니다.
진행자)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꽤 오래전에 나왔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 2월, 공항과 역 등 대중교통 시설을 비롯해 항공기와 열차, 버스, 택시와 공유 차량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습니다. 해당 조처는 몇 차례 연장 끝에 18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는데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해당 조처를 5월 3일까지로 추가 연장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CDC가 왜 해당 조처를 연장했을까요?
기자) 전염력이 높은 오미크론 하위 변위인 BA. 2 변이가 미국의 우세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미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CDC는 이달 초 BA. 2 변이에 대한 연구와 평가를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대중교통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CDC는 일반 실내 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이미 거의 다 해제한 바 있습니다.
진해자) 하지만 연방 법원은 CDC에 마스크 의무화를 연장할 권한이 없다고 본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젤 판사는 CDC의 마스크 의무화 권고는 공중보건법에 근거하고는 있지만, 마스크 착용으로 공중위생이 증진된다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마스크 착용으로 바이러스 비말을 가둘 수는 있지만, 아무것도 깨끗하게 하지는 못한다는 지적이었는데요. 또한, 의무화를 결정하는 단계도 제대로 밟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젤 판사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임명된 판사인데요. 현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은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 방역 수칙에 비교적 엄격한 반면, 공화당은 코로나 관련 의무화 조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해당 조처가 어떻게 연방 법원에까지 올라가게 된 겁니까?
기자) ‘보건자유보호기금’이라는 시민 단체가 작년에 정부의 마스크 착용을 해제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대중교통 시설 가운데서도 특히 항공기 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다 탑승 거부를 당하는 승객들이 속출하면서 대중교통 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계속 나왔는데요. 항공업계도 기내 공기 정화 시스템 강화로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의 위험이 거의 없다며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해 달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진행자) 법원의 결정에 백악관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법원 판결에 대해 “분명히 실망스러운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민들이 비행기에서 계속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는데요. 또한, 법무부가 이번 결정에 항소할지에 대해서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법원의 결정으로 이제 대중교통 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완전히 없어지는 겁니까?
기자) 법원의 판결이 나온 뒤 교통안전청(TSA)은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다고 밝혔습니다. TSA는 “법원의 결정은 CDC의 마스크 착용 명령이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대중교통과 관련 시설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한 방역 지침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TSA의 결정에 항공사들은 어떤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주요 항공사들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새로운 마스크 관련 규정을 알렸는데요. 유나이티드, 사우스웨스트, 아메리칸, 델타 등은 이제 국내 항공편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즉각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대부분의 항공편에서 직원들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고, 승객들에게도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않는다”라며, “다만, CDC가 여전히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는 만큼, 본인들이 원한다면 마스크 착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대중교통 이용객들 뿐 아니라 승무원 등 직원들도 이제 마스크 착용을 선택할 수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최대 기내 승무원 노조인 ‘항공기승무원연합(AFA)’측은 회원들 사이에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의견이 갈리면서 그간 중립적인 자세를 취해왔는데요. 법원의 결정이 나온 후 회원들에게 기내와 공항에서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법원 판결로 정책이 바뀌었는데, 이로 인한 혼란은 없을까요?
기자) 마스크 착용 거부로 비행기 탑승 거부명단에 오른 승객들은 그럼 어떻게 되느냐도 관건인데요. 알래스카 항공은 마스크 규정 위반으로 탑승이 금지된 승객은 여전히 금지 명단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항들도 각기 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는데요. 휴스턴의 조지부시 인터콘티넨탈 공항과 로스앤젤레스 국제 공항은 TSA의 결정 후 즉각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했고요. 샌프란시스코 국제 공항은 TSA의 추가적인 방침을 좀 더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교통 시설은 어떻습니까?
기자) 열차나 버스 등도 해당 지역이나 관련 기관에 따라 다른 방침을 내놓고 있습니다. 뉴욕시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뉴욕 지하철과 버스, 통근 열차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워싱턴 D.C.의 ‘워싱턴메트로폴리탄지역교통국(WMATA)’은 18일부터 지역 내 대중교통 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선택사항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CDC가 해외 항공 여행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방침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CDC 가 18일 여행경보 최고 수준인 4단계에 속한 나라들 120여개 가운데 약 90개 나라의 경보를 한 단계 낮은 3단계로 조절했습니다. 여행 경보 등급 가운데 4단계는 가장 높은 단계로 ‘여행 금지’로 분류되는데요. 3단계 ‘여행 재고’, 2단계 ‘강화된 사전 주의’, 1단계 ‘일반적 사전 주의’ 단계로 나뉩니다. CDC는 이날 영국과 프랑스, 이스라엘, 홍콩, 한국 등 약 90개 나라를 3단계, 여행 재고로 낮췄습니다.
진행자) 국무부도 여행경보 개정안을 내놓았다고요?
기자) 네. 국무부도 지난주 4단계 국가들을 대폭 줄일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는데요. 4단계에 지정된 약 120개 국가의 코로나를 비롯한 모든 위험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0%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등급 하향 조정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18일, 예고대로 4단계 국가들에 대한 대대적인 등급 조정을 발표했는데요. 특히 한국의 경우 4단계에서 1단계로 대폭 등급을 낮춰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와 관련해서 미국의 유명 제약사가 거액의 합의금을 내게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존슨앤드존슨(J&J)사가 18일 웨스트버지니아주와의 오피오이드 관련 소송에서 9천 9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번 합의금으로 존슨앤드존슨은 웨스트버지니아주가 제약회사들을 상대로 진행 중인 오피오이드 관련 소송에서 빠지게 됐습니다.
진행자) 웨스트버지니아주가 여러 제약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웨스트버지니아주는 제약회사인 테바(Teva)사와 애브비(Abbvie)의 자회사 앨러간(Allergan) 그리고 존슨앤드존슨사 등에 대해 주민들의 ‘오피오이드 중독 쓰나미’의 원인을 제공한 책임이 있다며 주 법원에 소송을 걸었고요. 이달 초에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존슨앤드존슨사가 거액의 합의금을 냈다면,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한 겁니까?
기자) 존슨앤드존슨사는 이번 합의가 자신들의 책임이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소송에서 이렇게 거액의 합의금을 내기로 하고 소송에서 빠진 회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앞서 또 다른 제약회사인 ‘엔도(Endo) 인터내셔널’ 역시 합의금 2천600만 달러를 내고 소송에서 빠졌습니다. 존슨앤드존슨은 다만 합의에 따라 처방전에 쓰이는 오피오이드 진통제를 더는 판매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웨스트버지니아주는 해당 합의에 어떤 반응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패트릭 모리시 웨스트버지니아주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로 주 내 오피오이드 중독 대응 프로그램에 필요한 자금을 신속하게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는데요. “우리는 올해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존슨앤드존슨사가 오피오이드 중독 문제와 관련해 거액의 합의금을 낸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요?
기자) 네, 지난 2월, 여러 주와 지역 정부가 합동으로 제기한 집단소송에서 존슨앤드존슨은 합의금으로 50억 달러를 지급한 바 있습니다. 당시 웨스트버지니아주는 해당 합의에 동참하지 않은 5개 주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당시에 합의했다면 5천만 달러를 받게 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거의 배에 달하는 9천 900만 달러를 받게 된 건데요. 모리시 법무장관은 이번 합의금은 전국적인 합의에 동참하지 않은 결정에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웨스트버지니아주가 오피오이드 중독과 관련해 이렇게 제약사들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오피오이드 중독 문제가 심각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년간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50만 명에 달합니다. 특히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약물 남용 사망률은 전국 평균의 3배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은 미국의 최대도시, 뉴욕으로 가 보겠습니다. 올해 뉴욕에서 증오범죄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뉴욕 경찰 ‘증오범죄태스크포스(HCTF)’가 최근 관련 자료를 발표했는데요. 올해 1월 1일부터 4월 10일까지, 194건의 증오 범죄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발생한 110건보다 76%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증오 범죄란 것은 어떤 범죄를 말하는 거죠?
기자) 증오 범죄는 다른 말로 ‘혐오 범죄’라고도 하는데요. 어떤 대상에 대한 혐오, 또는 편견이 동기가 되어서 저지르는 살인이나 폭행, 방화 등과 같은 범죄를 말합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인종이나 민족, 종교, 성별 등을 증오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가장 최근에 뉴욕시 지하철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도 증오 범죄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2일 뉴욕 브루클린 지하철에서 62세의 흑인 남성 프랭크 제임스 씨가 33발의 총을 발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결국 제임스 씨는 테러리즘 등의 혐의로 붙잡혔습니다. CNN 방송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 씨는 유튜브에 자신이 증오하는 사회, 인종 집단을 비난하는 동영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번 발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네, 이 기간 증오 범죄의 대상이 된 주요 집단은 바로 ‘유대인’입니다. 올해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약 90건에 달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건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구체적인 예를 살펴보면, 독일 나치 문양이 학교 버스에 그려지기도 했고요. 또 신체적 폭행을 당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엔 10대 소년이 유대인 소년 6명을 칼로 위협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인종에 대한 증오 범죄는 어떻죠?
기자) 네, 흑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도 늘었습니다. 올해 총 26건이 발생해 지난해 동기간보다 두 배 늘어났습니다. 반면에,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범죄 건수는 줄어들었는데요. 올해 아시아인을 상대로 발생한 증오 범죄는 30건이 조금 넘는 수치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0% 줄었습니다.
진행자) 아시아인을 상대로 한 최근의 증오 범죄는 어떤 사건들이 있었죠?
기자) 네, 지난 2월에 뉴욕시 맨해튼에서 한 남성이 약 3시간 동안 아시아 여성 7명을 상대로 ‘묻지 마 폭행’을 저질렀는데요. 결국 이 남성은 다수의 증오 범죄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지난달 맨해튼의 한 지하철역에서는 40대 남성이 20대의 아시아인 남성을 망치로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증오 범죄가 발생할 경우 대부분 체포되나요?
기자) 발생 건수 대비 체포 건수 비율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뉴욕 경찰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초부터 3월 말까지 발생한 증오 범죄 140여 건 가운데 체포 건수는 40건으로 30%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뉴욕시에서는 이 같은 증오 범죄뿐만 아니라 주요 범죄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월 뉴욕시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범죄 발생 건수가 60%나 늘었습니다. 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주요 범죄가 40%나 증가했는데, 증가 폭이 더 커진 겁니다. 2월 범죄 증가 현황을 보면 강도 사건은 54%, 강간은 22%, 그리고 살인은 10%나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사는 ‘로이터’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