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동일 임금의 날’을 맞아 남녀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화이자’사가 미 식품의약국(FDA)에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 4차 접종 승인을 신청했습니다. 집값 상승으로 최초 주택 구매자들의 주택 구입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는 이어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임금과 관련한 행정명령에 서명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15일, ‘동일 임금의 날(Equal Pay Day)’을 맞아 연방 정부 직원과 정부 계약직의 남녀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조처를 밟아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 계약업체가 취업 지원자의 과거 급여 이력을 묻지 못하도록 하는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제 정부 계약업체에 취업을 원하는 지원자들은 이전 직장에서 자신이 얼마를 받았는지 말하지 않아도 되는 건가요?
기자) 이번 행정명령은 해당 내용을 권고하는 것이지 의무적으로 준수하도록 명령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일괄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는데요. 하지만, 노동부는 즉각 정부 계약업체에 직원들의 성별, 또는 인종이나 민족에 따른 임금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급여 회계감사를 강화하는 지침을 내렸고요. 미국 인사관리처(OPM)에도 연방 공무원 채용이나 임금 책정 시 지원자의 이전 직장 소득을 고려하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정부의 계획을 보니, 일단은 연방 정부 관련직부터 임금 격차 해소에 나서는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지만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이번 행정명령이 모든 민간 기업이 뒤따르는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는데요. 이어 “남녀 동일 임금은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동일 임금의 날’이란 게 어떤 날입니까?
기자) ‘동일 임금의 날(Equal Pay Day)’은 양성 간의 임금 격차를 상기하도록 만든 날입니다. 남녀가 같은 일을 1년 동안 한다고 했을 때, 같은 임금을 받으려면 여성이 얼마나 많은 날을 더 일해야 하는지 표시하는 날짜인데요. 그래서 매년 달라집니다. 작년은 3월 24일이었고 올해는 3월 15일이었으니까요. 작년보다 남녀 임금 격차가 조금 나아졌다고 볼 수 있겠죠.
진행자) 그런데 새로운 행정명령과 관련해서요. 채용 과정에서 이전 직장의 급여을 묻지 못하도록 하는 게 임금 불평등 해소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거든요?
기자) 채용 과정에서 이전 급여 이력을 따지는 걸 금지함으로써 여성과 유색인종 근로자들이 직업을 옮길 때 따라갈 수 있는 잠재적인 차별적 급여의 고리를 끊어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여성들과 유색인종의 급여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은가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미국 여성은 남성이 1달러를 벌 때 평균 83센트를 벌었고요. 흑인이나 아메리카 원주민, 중남미계, 아시아계 여성에서는 그 격차가 더 커졌습니다. 그리고 특정 산업 분야에서는 남녀 간 임금 격차가 특히 더 큰데요. 대표적인 예가 금융업과 과학계로, 매년 남녀가 똑같이 일을 해도 남성의 소득이 여성보다 평균적으로 최소 3만 달러 이상 더 많습니다.
진행자) 남녀가 얼마를 버는지, 기업들이 임금을 공개하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기자) 유럽의 경우, 고용주가 직원의 성별 임금 데이터를 공개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민간 기업들의 ‘임금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행정부는 앞서 대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인종과 성별에 따라 얼마를 지급하는지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는데요. 하지만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대기업들의 압박으로 지난 2017년 해당 규정을 중단했습니다. 현 바이든 행정부가 해당 조처를 되살리지 여부를 VOA가 백악관에 문의했는데요.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동일 임금의 날을 맞아 백악관에서 기념행사도 열렸다고요?
기자) 네. 미국 최초의 여성이자 유색인종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동일 임금의 날 행사를 주관했는데요. 해리스 부통령은 연설에서 “여성이 40년간 일을 계속한다면 남성과 비해 약 40만 달러의 손해를 보는 것”이라며 “특히 흑인과 중남미계,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은 그 차이가 더 커서 손해 비용이 100만 달러 가까이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해리스 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도 언급했다고요?
기자) 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년간 팬데믹으로 인해 남녀 임금 불평등이 더 커졌다”라고 밝혔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처로 인해 자녀들이 학교 대신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또 나이 든 가족 구성원들이 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되면서 많은 여성이 일과 가족 돌보는 일을 동시에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대량 실직 사태가 벌어진 업종, 그러니까 식당, 숙박업의 경우 여성들이 많이 일하는 업종이다 보니 그 피해가 더 컸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끝으로 이날 백악관 행사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외에 또 어떤 사람들이 참석했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행정부 관리와 여성 기업인도 참석했고요. 특히 얼마 전 동일 임금과 관련해 미국축구협회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미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도 참석했습니다.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데도 불구하고 남자 대표팀 선수들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다며 법정 다툼을 벌인 끝에, 지난달 총 2천400만 달러의 합의금을 받아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과 관련해서 2차 추가 접종 승인 움직임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앤테크’사가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 2차 부스터샷, 즉 2차 추가 접종 사용 승인을 미 식품의약국(FDA)에 요청했습니다. 부스터샷이 보통 1, 2차 접종 후에 맞는 3차 접종이니까, 4차 접종 승인을 요청한 겁니다.
진행자) 이들 회사가 4차 접종 승인을 요청한 근거가 있겠죠?
기자) 이스라엘에서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긴급사용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4차 백신 접종을 승인한 바 있는데요. 화이자사는 60세 이상 고령자들이 첫 번째 부스터샷을 맞은 후 최소한 4개월 이후에 두 번째 부스터샷을 맞았을 경우, 부스터샷을 한 차례 맞은 사람들보다 코로나 확진율과 중증도가 더 낮다는 것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화이자사는 한 번의 부스터샷 만으로는 면역력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여러 차례 2차 부스터샷, 그러니까 4차 접종이 필요하다고 밝혀 왔습니다. 불라 CEO는 최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3차 접종은 코로나로 인한 입원과 사망을 막는 데는 꽤 도움이 된다”면서도 “감염을 막는 데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선 4차 백신을 맞으면 오미크론 변이 방어 능력이 극적으로 향상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4차 접종과 관련해서는 논란이 좀 있다고요?
기자) 네. 앤서니 파우치 백악관 수석 의료보좌관을 비롯해 미 보건 당국자들은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 4차 접종 가능성은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3차례 접종으로 충분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현재 미국에선 면역체계가 심각하게 손상된 사람들에 한해 4차 접종을 시행 중입니다.
진행자) 다른 코로나 백신 제조사들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모더나도 화이자보다는 신중한 모습인데요. 스티븐 호그 모더나 회장은 ‘비지니스 인사이더’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면역기능이 저하된 50세 이상, 적어도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4차 접종을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라고 밝히면서도 그게 언제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보건당국이 4차 백신 승인 여부를 언제쯤 논의하게 될까요?
기자) FDA는 다음 달에 외부전문가위원회를 소집해 4차 접종 승인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국립보건원(NIH)를 비롯해 백신 제조사들이 백신과 관련한 추가 접종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는데요. 올여름이 지나서야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주택 구입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주택 수요 증가, 재고 감소 등을 통한 주택 가격 상승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면서 주택 구입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수요 증가 부분을 좀 볼까요?
기자) 현시점이 첫 주택 구입자들이 집을 사는 시기와 겹쳤기 때문에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입니다. 흔히 1980~1990년대에 태어난 세대를 ‘밀레니얼 세대’라고 합니다. 이들이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시기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그러니까 2019년부터 2023년 사이로 바로 현시점과 겹쳤는데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바로 이들 세대가 주택 구매 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와 있어서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주택 시장에서 첫 주택 구입자들의 비중은 어느 정도죠?
기자) ‘미국 부동산중개사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1월 주택 시장에서 첫 주택 구입자들의 비중은 4분의 1 이상인 2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다른 부분도 살펴볼까요?
기자) ‘포브스’는 수요 증가가 주택담보대출, 즉 ‘모기지’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시작된 뒤 기록적으로 낮았던 모기지 이자율이 최근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연방준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지난 2021년 1월 2.67%로 내려갔었는데, 지난 3월 10일 현재 3.85%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기본적으로 이자율이 낮을 때 수요가 높고, 높아지면 수요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 형태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커지는 만큼 수요가 억제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인데요. ‘존번스 부동산 컨설팅’의 데빈 바크먼 부회장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단기간 내의 이자율 증가가 주택 구매자들을 조급하게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자율이 앞으로 더 많이 오르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고 생각한 구매자들로 인해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바크먼 부회장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반면, 공급은 감소한 상황이고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의 주택 공급은 줄었는데, 현재의 주택 공급량이 수요를 감당할 수준이 안된다는 평가입니다. 더욱이 최근 나타나고 있는 공급망 문제는 주택 공급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현재 주택 재고는 얼마나 떨어져 있죠?
기자) 미국의 최대 온라인 부동산 회사인 ‘질로우(Zillow)’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주택 재고는 100만 개를 돌파한 뒤 일정 기간 계속 늘었습니다. 9월에는 110만 개까지 늘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12월 100만 개 아래로 떨어진 뒤 지난 2월에는 72만9천 개까지 떨어졌습니다. 2022년 2월 주택 재고는 1년 전보다 25%나 줄어들었다는 게 질로우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그럼 전반적으로 미국의 주택 가격은 얼마나 오른 상황인가요?
기자) 주택구매 정보 사이트인 ‘홈트렉(HomeTrek)’에 따르면 2021년 주택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해 전년보다 19.6% 올랐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주택 중간 가격은 약 41만 달러인데요. 2020년 1월보다 8만5천 달러 이상 오른 겁니다.
진행자)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 등으로 인한 주택 가격 상승으로 ‘주택구입능력(Housing Affordability)’이 많이 떨어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021년 말 주택구입능력은 지난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중간 수준의 소득 계층이 중간 수준 가격의 집값을 부담하기 위해서 수입의 33%를 내야 하는 상황인데요. 일반적으로 주택 비용이 수입의 30%를 넘지 않는 것이 적당한 수준입니다.
진행자)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가격 상승 외에도 다른 것들이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현금 전쟁인데요. 주택 구매에서 대출 없이 전액 현금을 내고 사려는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는 겁니다. 집을 팔려는 사람들이 사모펀드와 같은 투자 기관을 포함해 전액 현금 구매자들에게 주택을 판매하는 것이 위험도가 더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인데요. 부동산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액 현금 주택 구매 비율은 27%로, 1년 전인 19%보다 8%P나 늘었습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집값, 올해의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네, 집값 오름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 2월에 부동산 전문가 30여 명으로부터 주택 가격 전망을 집계한 결과, 올해 주택 가격은 10.3% 오를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는 앞서 지난해 12월 집계한 8.0% 인상에서 약 2%P 이상 오른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