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연방 대법원이 일부 대법관들의 향응 논란이 있고 난 뒤에 자체적인 윤리 강령을 채택했습니다. 대법관의 윤리 행동에 대한 구속력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향후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 시장에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12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SPS)를 구매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은 미 연방대법원으로 가 보겠습니다. 대법원이 처음으로 윤리 강령을 채택했다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대법원은 13일,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8명의 대법관이 모두 동의한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자체 윤리 강령을 채택했습니다. 그동안 대법원은 다른 사법부와는 달리 별도의 윤리 강령이 없이 운영되어 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윤리 강령 채택 후 대법원은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대법원은 성명에서 "수년 동안 대법관들이 다른 법관들과 달리 스스로 어떠한 윤리 규범에도 구속되지 않는 것으로 여긴다는 오해를 받아 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 우리가 그동안 오랫동안 지켜온 윤리 강령을 명문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은 이어 이번에 채택된 윤리 강령은 "법원 구성원의 행동을 안내하는 윤리 규칙과 원칙을 간결하게 명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별도로 명시된 윤리 강령이 없이도 잘 운영되어 왔지만, 여기에 대한 대중의 오해가 있기 때문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작업이라는 건가요?
기자) 네, 'AP' 통신은 대법원이 이번 윤리 강령 채택에서 그 부분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대법관의 행동 윤리에 대한 비판은 대법관의 잘못된 행동이라기보다는 오해의 산물이라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대법원이 역사상 없었던 이런 윤리 강령을 자체적으로 채택한 배경이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대법관에 대한 윤리 강령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이 대법원 외부에서부터 거세게 일었기 때문입니다. 일부 대법관들의 향응 논란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이같은 압박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어느 대법관이죠?
기자)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이 대표적입니다. 지난 4월 초 미국의 인터넷 언론인 '프로퍼블리카'는 보수 성향인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이 매년 여름마다 텍사스 댈러스 지역 기업인 할런 크로 씨 소유의 개인 리조트에서 머물러 왔고 부부 동반으로 크로 씨 전용기를 타고 해외 요트 여행을 갔다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또 토머스 대법관이 크로 씨와 부동산 거래를 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크로 씨는 해당 보도에 대해 친구들끼리의 모임으로 토머스 대법관에게 영향을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고요. 토머스 대법관은 법원과 관련이 없는 사람과 주고받는 호의에 대해선 신고 의무가 없다고 밝혔지만, 이후 논란은 계속 커졌습니다.
진행자) 토머스 대법관 외 다른 대법관도 윤리 문제가 제기됐죠?
기자) 맞습니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역시 보수 성향인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지난 2008년 공화당 후원자와 함께 전세기를 타고 호화 여행을 다녀왔지만, 해당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또 'AP' 통신은 최근 대법관들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대학에서 강연하고 자신의 저서를 구입하도록 강요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채택된 대법관 윤리 강령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갔나요?
진행자) 이번에 발표된 행동 강령은 총 9 페이지 분량인데요. '법원은 사법부의 독립성과 진실성을 지켜야 한다’, ‘법관은 모든 활동에서 부적절하고, 부적절해 보이는 모든 활동을 피해야 한다’, ‘법관은 공직을 공정하고 부지런히 수행해야 한다’ 등과 같은 원칙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이 채택한 윤리 강령에 대한 공통적인 반응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바로 구속력의 부재에 대한 지적입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이번 행동 강령에 대해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단, "만약 대법관이 명시된 윤리 강령을 무시하려고 할 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슈머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같은 당 소속의 셸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은 이번 행동 강령이 굉장히 늦게 나온 것이라고 지적하며 "규정을 강제하고, 또 이를 위반했을 때 조사할 수 있는 체계가 없다면 구속력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도는 어떤가요?
기자) ‘ABC’ 뉴스가 집계한 여론조사 추이에 따르면 지난 10월 현재 대법원에 대한 지지도는 38%에 조금 못 미칩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53% 이상으로 큰 차이가 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인데요. 이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연준이 언제쯤부터 기준금리를 내릴지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연준이 내년부터 공격적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내년 말까지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보는 예측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먼저, 지난해부터 이어진 연준의 통화정책이 어땠는지 간단히 보겠습니다.
기자) 연준은 미국 경제의 뇌관이 된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지난 1일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할 때까지 모두 12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요. 이로써 현재 기준금리는 5.25%~5.5%입니다.
진행자)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가 어떤 관계가 있지요?
기자)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화폐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겁니다. 가령, 이전에는 10달러를 주고 살 수 있던 물건이 이제는 13달러 주고 사야 한다고 하면, 화폐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화폐의 가치는 왜 떨어지는 걸까요? 이는 수요-공급 법칙을 보면 됩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가격은 내려가게 되죠. 이를 화폐에 적용해 보면, 시중에 풀린 화폐의 양이 너무 많아지면 화폐의 가격, 그러니까 가치가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면 전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효과가 생기게 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연준의 통화 정책은 떨어진 화폐의 가치를 올리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긴축 통화정책을 통해서 그렇게 하는 겁니다. 긴축정책의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기준금리 인상입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시중에 풀린 화폐가 다시 회수됩니다. 화폐 공급이 줄어들게 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서 다시 화폐의 가치가 올라가게 되고, 물가는 떨어지는 효과가 생기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이와 관련해서 시장에서 어떤 전망이 나오고 있는 하나씩 보겠습니다. 먼저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나왔군요?
기자) 네, 골드만삭스는 내년 4분까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내년 4분기가 연준이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시기로 이때 0.25%P 내릴 것이고, 향후 2026년 중반까지 분기당 한 차례씩 총 1.75%P 내려 기준금리가 3.5~3.75%가 될 것이라는 것이 골드만 삭스의 전망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더 견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전망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전망은 어떻죠?
기자) 또 다른 주요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와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인 UBS는 연준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먼저 모건스탠리는 내년 6월에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리고 이후 9월에도 금리를 내리고 4분기부터는 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마다 금리를 0.25%P씩 내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전망에 따르면 2025년 말 미국의 기준금리는 2.375%가 됩니다. UBS의 전망은 이보다 더 공격적인데요. UBS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 3월부터 시작될 것이라면서 내년 말의 기준금리는 2.5%~2.75%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UBS는 인플레이션 상황이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전망을 내놨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원유를 대거 사들였다고요?
기자) 네. 미 연방에너지부가 13일 12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SPR)를 사들였다고 밝혔습니다. 에너지부는 총 18건의 입찰 후 두 공급회사로부터 배럴당 평균 77.57달러에 원유를 구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전략비축유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기자) 전략비축유는 석유시장 수급 차질이라는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비축해 놓는 원유를 말합니다. 1973년 오일쇼크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설립되면서 그 회원국들이 시행하고 있는 건데요. 현재 미국 전략비축유의 승인된 저장 용량은 7억1천400만 배럴이라고 에너지부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 당국이 이번에 전략비축유를 사들인 이유가 뭡니까?
기자) 에너지부는 지난해 1억8천만 배럴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유를 판매한 후, 전략비축유를 보충하기 위해 원유를 사들인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치솟았던 유가를 안정시키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1억8천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판매한 바 있는데요. 당시 미국은 배럴당 평균 95달러에 비축유를 판매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전략비축유가 대량 판매됐던 적이 전에도 있습니까?
기자) 네. 흔치 않은 일입니다. 비상상황 대응 전략으로 전략비축유가 판매된 적은 지난해 포함, 총 4번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앞서 언급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외에도 또 어떤 상황이 있었습니까?
기자) 먼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계기로 걸프전이 벌어지자, 미 정부는 1991년,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함께 총 1천73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했습니다. 또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국내 원유 생산의 약 25%를 담당하는 걸프만을 강타한 적이 있는데요. 모든 걸프만 원유 생산 시설이 문을 닫는 상황이 벌어지자 미 정부는 3천만 배럴의 비축유를 풀어 원유 공급을 해결했습니다. 또 지난 2011년 6월 산유국인 리비아가 내전에 휘말리면서 원유 생산이 10분의 1로 급감하자, 미국과 IEA가 총 6천만 배럴의 원유를 세계 원유시장에 방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에너지부가 이번 원유 구매와 관련해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에너지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당국은 전략비축유를 공정한 가격으로 다시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 중요한 에너지 안보 자산을 보호하는 동시에, 미국 납세자들에게 좋은 거래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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