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3일 미국 선거일에는 대통령뿐만이 아니라, 연방 상·하원 의원과 여러 주의 주지사를 뽑는 선거도 함께 치러집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한국계 미국인 후보 5명이 연방 하원의원 후보로 출마했는데요. 출마 이유와 선거 공약 등 한인 후보들의 얘기 들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 시간으로, 한인 2세 변호사 데이비드 김 후보와의 인터뷰 준비했습니다. 김 후보는 캘리포니아 34지구에서 같은 민주당 소속 현역 하원 의원에게 도전하고 있는데요. 장양희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네, 먼저 이번 선거에 왜 출마하기로 결심하셨나요?
김) 지금이 미국민들에게 매우 간절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재정적으로 고군분투하는 중이잖아요. 코로나 사태 이전에, 버는 대로 쓰면서 살아가는 미국인이 최소한 70%였습니다. 돈을 모으지 못하고 말이죠. 지금은 거기에 더해, 수백만 명이 직장을 잃고 끼니와 월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은 물론 없고요.
우리 지역(캘리포니아 34지구)은 전국 435개 연방 하원 지역구 가운데 가장 가난한 축에 속해요. 노숙 인구도 4만 명이 넘습니다. 이런 걸 볼 때, 정부가 우리를 위해 일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국민이 일어서서,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줄 사람을 세워야 할 때라고 봅니다.
기자) 이번 선거가 미국인들에게 왜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두시는 것 같은데요.
김) 이번 선거는 정말로 중요합니다. 지난 2016년 선거에서 시민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투표가 얼마나 중대한 일인지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연방 의회와 각 지역 시의회 등에서, 진정으로 주민들을 위해 싸울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선거의 의미는 (정치의) 거대하고 근본적인 변화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투표할 후보를 잘 살펴야 합니다. 특히 어떤 자금을 받고 있나를 알아야 합니다. (돈을 내는 쪽이) 이익 단체들인지, 아니면 주민들인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연방 하원 임기) 2년을 더 기다리기엔 위험도가 너무 큽니다. 그동안 주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이 계속 나올 테니까요.
기자) 그럼, 김 후보의 선거 공약은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한인 사회를 위한 것들도요.
김)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정부가 되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서 볼 때, 하원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진출해서 활동하도록 조직된 곳입니다. 저는 선출직 공직자들이 지역 사회 구성원 한 명, 한 명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은)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 우리 한인 사회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첫째, 한인 사회 구성원들은 (정치·정책적인) 자원에 대한 접근이 부족해요. (정치적) 대표성의 문제일 수 있는데, 그 빈 공간을 아무도 채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둘째,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 사업체들이 많습니다. ‘베버리 순두부’와 ‘낙원식당’처럼 40여 년 된 업소들이 문을 닫고 있잖아요. (정부로부터)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SBA(중소기업청) 업무에 개혁이 필요합니다.
또한, 한인 사회를 위한 대표성에 초점을 맞추는데도 이번 선거의 중요성이 높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매우 강한 ‘반아시안’ 정서와 혐오가 발생했잖아요. 이런 문제들에 대해 말할 사람이 더 필요합니다. 제 경우를 보면, 한국계 이민 2세로서 “공부해, 공부해” 이런 말만 (부모로부터)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다른 사회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겁니다. 이렇게 우리(한인 사회)는 정부가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던 겁니다.
누군가 반아시안 발언을 나한테 하더라도, ‘나는 괜찮아, 공부만 하면 돼’ 이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공부만 하면 모든 게 괜찮아’ 이런 관념을 깨야 할 시점입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또는 부모님에게 그렇게(반아시안 발언) 말했다면, 목소리를 높여 맞서야 하는 겁니다. 이제 침묵할 수만은 없습니다. 그런 소수계의 정체성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그런 부분이 이번 선거의 대표성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한반도 문제를 이야기할게요.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출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단지 미국의 시간표에 모든 걸 맞추는 게 아닙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전략적 인내’ 정책을 펼쳤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더 공격적으로 만남, 만남, 만남, 만남을 진행했지만, 아직 (비핵화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죠. 제 생각엔 북한 측과 만나려면 더 깊은 통찰과 계획이 선행돼야 합니다. 그리고 이해 당사국들이 모두 참가해야 합니다.
(미국과 북한의) 양자 협상만으로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나라가 논의에 참가해야 합니다. 이 문제는 한반도만의 현안이 아니라, 세계적인 쟁점이기 때문입니다. 의회가 이걸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런 관점을 의회에 가져가 이야기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번 선거에 한인 5명이 연방 하원의원직에 도전하는데요. (의회 내) 한반도 문제 소관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데 모두가 공감하고 있습니다.
기자) 김 후보가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된다면, 한반도 문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십니까?
김) 저는 (한반도 문제를) 공부는 했지만, 전문가는 아닙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UC Berkeley)에서 역사학을 전공할 때 북한에 대한 지식과 함께, 이해 당사국들의 세력 균형 등을 공부했습니다. 그 이후로 한반도 현안에 관한 최신 정보에 맞춰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 개발을 진행한) 지난 20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무시하고는 이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이 문제는 여러 요소가 결합된 복합적 현안인데, 그동안 도발이나 핵무기 경쟁에 관한 단일 문제로만 파악하려고 해왔어요.
한국에 진보 정권이 들어선 지금이 평화 조성을 향해 갈 수 있는 시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국과 북한 사이에) 경제 협력과 문화 교류도 진행해야 하고요. 이런 조건 하에서, 우리(미국 정부와 의회)는 거기에 진정으로 협력해야 합니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더 많은 교류와 더 많은 외교가 있었을 때 더 많은 평화적 관계가 발생했습니다. 그 이후에 (분쟁과 갈등을 풀어갈) 전환점이 나왔고요. 과거 러시아나 중국의 사례에서도 이런 걸 목격했죠. 이런 일을 해나가야 하는데, 이걸 우선순위에 올려놓는 정치인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한인 후보와의 대담, 오늘은 세 번째 시간으로, 캘리포니아 34지구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하는 데이비드 김 후보와의 인터뷰 보내드렸습니다. 대담에 장양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