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화이자’ 등이 개발한 코로나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을 권고하는 쪽으로 특별심사위원회가 결론 내렸습니다. 조만간 식품의약국(FDA)이 승인을 발표하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심의를 거쳐 접종을 개시할 전망인데요. 자세한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수전 라이스 전 유엔대사를 국내정책위원회(DPC) 국장으로 낙점했습니다. 이어서, 인종별 소득 비교에서 아시아계가 가장 많이 올랐다는 보고서 내용,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코로나 백신 특별심사위원회가 긴급 사용 승인을 권고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계 제약회사인 ‘화이자(Pfizer)’와 독일의 ‘바이오엔테크(BioNTech)’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 백신이 조만간 미국 내 취약 계층에 보급될 전망입니다. 10일 식품의약국(FDA) 특별심사위원회가 긴급 사용승인(emergency use authorization-EUA) 권고안을 심의했는데요. 찬성 17, 반대 4, 기권 1표로 가결됐습니다.
진행자) 긴급사용 승인을 권고한 FDA ‘특별심사위원회’가 어떤 조직이고, 어떤 기준에 따라 심의한 겁니까?
기자) 이날 회의를 연 위원회는 백신에 관한 전문가들의 모임입니다. FDA 산하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가 공식 명칭인데요. 심사 기준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16세 이상 개인에게 접종했을 때 위험성보다 효능이 더 큰가’였습니다. 여기에 회의 참석자 대다수가 찬성 의견을 낸 건데요. 백신의 안전성에 관한 대중의 우려를 고려해서, 이날 회의 전체 과정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네 명은 반대표를 던졌네요, 이유가 뭐였습니까?
기자) 16세와 17세 청소년에게 접종하는 데 대한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백신 연구ㆍ개발 과정에서 18세 미만 접종 대상자에 대한 자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지적했는데요. 전반적인 안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아니고, 접종 연령 하한선을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겁니다.
진행자) 이번 결정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측이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이날(10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오늘 긴급사용 승인 권고는 어두운 시절에 나온 한 줄기 밝은 빛”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서 “과학의 진실성이 우리를 여기로 이끌어 온 것”이라며, 백신 개발에 참여한 학자들과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곧바로 접종이 시작됩니까?
기자) 아직 절차가 남아있습니다. 특별심사위원회 권고를 바탕으로 FDA가 관계 당국 협의를 거치는데요. 11일이나 12일쯤에 최종 승인을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고 나서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 넘어갑니다. 일요일인 13일, CDC 산하 자문위원회가 관련 표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했는데요. 여기서 가결되면, 접종 개시를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는 겁니다.
진행자) 어떤 사람들이 그 백신을 맞게 됩니까?
기자) 일선에서 활동 중인 의료진, 그리고 요양병원 입원환자를 비롯한 노약자와 기저 질환자 등 취약 계층이 1차 접종 대상입니다. 연방 정부가 640만 회 접종분을 미국 전역에 보급할 계획인데요. 미군 소속 의료 인력도 접종 우선순위입니다. 국방부 측은 백신 긴급 사용이 공식 승인되면 “하루 이틀 안에” 접종이 시작되도록 움직이겠다고 앞서 밝혔습니다. 군 당국은 약 4만4천 회 접종분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다음 주부터는 취약계층이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앞으로 몇 주안에 2천만 명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알렉스 에이자 보건후생부 장관이 10일 CNN 방송에 밝혔는데요. 취약 계층 접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뒤, 일반 대중에 대한 접종도 서두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 접종 시점은 주지사들이 관련 행정 절차를 정하는 데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내년) 2월이나 3월쯤엔 개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내년 초에는 미국의 일반인들이 코로나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말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년 중순 이후로 봤던 전문가들의 예상 시점보다 빨라서 주목되는데요. 내년 초에 일반 접종을 시작해서, “2분기에는 원하는 미국인이 누구나 접종받을 수 있을 만큼의 백신 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에이자 장관은 밝혔습니다. 화이자 외에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에서도 백신을 개발 중이기 때문에, 미국인들이 접종할 물량은 충분하고 신속하게 정부가 보급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의 코로나 종합 통계 짚어보죠.
기자) 11일 존스홉킨스대학교 자료를 기준으로, 누적 확진 1천562만 건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사망자는 29만 2천 명을 넘어섰는데요. 지난 9일, 하루 사망자 수 3천100 명을 넘겨 최고 기록을 세우는 등 사태가 악화하는 중입니다. 확진과 사망 모두,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데요. 백신 보급 이후 상황이 어떻게 진전될지 관심이 높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측이 차기 행정부 요직 인선을 속속 단행하고 있군요?
기자) 수전 라이스 전 유엔대사가 차기 행정부에서 국내정책위원회(DPC) 국장을 맡을 것이라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0일 발표했습니다. 아울러, 마샤 퍼지 하원의원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으로, 캐서린 타이 변호사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지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는데요. 세 사람 다 유색인종 여성입니다.
진행자) 라이스 전 대사, 어떤 인물이지 살펴보죠.
기자) 라이스 전 대사는 외교ㆍ안보 전문가입니다. “미국의 국익 증진을 위해 적대적이고 어려운 협상에 나서 합의를 이끌어 내온 인물”이라고 인수위 측은 설명했는데요.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유엔대사를 지낸 데 이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했습니다. 앞서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는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로 일했습니다.
진행자) 새 정부에서 맡게 될 ‘국내정책위원회(DPC)’는 어떤 조직입니까?
기자) 백악관 내에 있는 대통령 직속 조직 가운데 하나입니다. 외교ㆍ안보를 담당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경제 정책을 조율하는 국가경제위원회(NEC)가 있는데요. 국내정책위원회(DPC)는 외교ㆍ안보 문제와 경제 사안을 뺀, 미국 내 현안을 다룹니다. 대통령과 부통령을 비롯해, 법무, 재무, 상무, 국토안보 장관 등이 위원인데요. 라이스 전 대사가 이 조직을 이끄는 실무 책임자가 되는 겁니다.
진행자) 라이스 전 대사가 외교ㆍ안보 전문가라고 하셨는데, 국내 정책을 맡도록 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라이스 전 대사는 애초에 국무장관직을 희망했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0일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상원 인준 과정에서 공화당 의원 상당수가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고 전했는데요. 국내정책위원회 국장직은 상원 인준이 필요 없습니다. 인수위 측은 라이스 전 대사에 대해 “(바이든) 당선인의 비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라고 성명에서 밝혔는데요. 새 정부는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을 내세운 기치에 따라, 국내정책위원회에 더 힘을 실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새로운 인선 내용 살펴보죠.
기자) 보훈부 장관으로 데니스 맥도너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발탁됐습니다. 보훈부는 제대 군인 복지 등이 주요 업무라서, 주로 군 출신 인사들이 장관을 맡아왔는데요. 맥도너 전 실장은 군 복무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의외의 인선이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하지만 인수위 측은 맥도너 전 실장이 국가안보 부보좌관 재임 시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파견 병력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등 보훈 관련 사안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인수위 측은 농무부 장관으로 톰 빌색 전 장관을 다시 낙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인선 발표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옵니까?
기자) 유색인종 여성들이 잇따라 요직에 발탁된 데 대해 언론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택장관으로 내정된 퍼지 하원의원은 상원 인준을 받으면, 흑인 여성으로서 최고위직 수행자 가운데 한 명이 되는데요. 흑인이자 아시아계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다음 달 20일 취임을 앞두고 있고요, 또 다른 흑인 여성인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대사 내정자가 상원 인준 절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새 정부 요직에 발탁된 사람들에 대한 상원 인준 절차는 언제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아직 구체적인 의사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이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의원들이 이런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 게 그 원인 중 하나인데요. 이달 14일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를 거쳐, 상ㆍ 하원 합동회의에서 그 결과를 공표하는 다음 달 초까지는 관련 일정 합의가 어려울 전망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미국 내 아시아계 소득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5년 사이 아시아계 미국인의 가계 소득이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인구조사국이 10일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아시아계에 이어 라티노, 즉 중남미계의 소득이 6% 증가하면서 그 뒤를 이었고요. 백인은 3%, 흑인이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보고서입니까?
기자) ‘미국사회조사(ACS: American Community Survey)’라는 보고서인데요. 10년마다 시행되는 센서스 인구 총조사와는 별도로 센서스국이 표본조사를 바탕으로 추산치를 발표하는 겁니다. ACS는 5년 동안의 인종 간 소득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는데요. 지난 2005년~2009년의 결과와 2015~2019년 사이의 결과를 비교한 겁니다.
진행자) 아시아계의 소득이 가장 많이 증가한 원인이 뭘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고 있는데요. 첫 번째는 거주지입니다. 아시아계나 중남미계는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는 지역에 몰려있다는 건데요. 대표적으로 미국 서부와 남서부 지역이 되겠습니다. 오하이오주립대학의 트레번 로건 경제학 교수는 AP 통신에, 아시아계는 특히 노동시장이 성장하는 도시 지역에 집중적으로 살고 있고, 이들 지역의 최저임금이 인상된 것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또 다른 이유는 뭡니까?
기자) 바로 교육 수준입니다. 2015년~2019년 ACS 결과를 보면 대학 학사 학위를 가진 아시아계 미국인은 54%가 넘는데요. 미국 전체 비율인 32%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다른 인종과 비교해봐도 가장 높은데요. 백인의 학사 학위 소지 비율은 약 36%, 흑인은 약 22%, 중남미계는 16%가 좀 넘는 수준입니다.
진행자) 대학 학위가 있는 것이 가계 소득 증대에 어떤 영향이 있는 겁니까?
기자) 매사추세츠대학 보스턴의 말린 김 교수는 우리는 현재 지식경제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따라서 보수가 높은 전문직 취업에 필수적인 것이 바로 대학 교육이라고 AP 통신에 밝혔습니다. 아시아계의 경우 전문직과 기술직에 많이 종사하는데요. 바로 이런 점이 고소득과 소득 증대에 영향을 줬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가계 소득이 낮은 인종은 어떤 점들이 영향을 끼쳤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소득이 낮은 이유도, 거주 지역과 노동시장 환경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로건 교수는 흑인들의 경우 공공 분야에 일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들었는데요. 이 분야는 민간 분야처럼 임금이 잘 오르지 않는다는 겁니다. 또 흑인들은 도시보다 시골 지역에 많이 거주한다고 말했는데요. 특히 남부 시골 지역의 경우 사업체들이 상당수 사라지고 일자리도 정체되고 있다는 겁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이 인종 간의 소득 격차를 줄일 방안이 되지만, 흑인 거주 지역에선 최저임금 인상도 추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인종 간의 소득을 금액으로 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2015~2019년 미국의 전체적인 중간 가계소득은 6만3천 달러 가까이 됐는데요. 아시아계 중간 가계 소득은 8만 8천 달러가 넘었습니다. 이어 백인은 약 6만 9천 달러, 중남미계는 약 5만 2천 달러, 흑인은 4만 2천 달러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해당 조사는 코로나 상황은 반영이 안 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코로나가 확산하기 시작한 건 올해 3월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인종이 바로 아시아계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 아시아계의 실업률은 2.6%로 인종 가운데 가장 낮았는데요. 한때 12%까지 치솟았다가 6.7%로 내려왔습니다. 11월 미국의 전체 실업률은 6.7%였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로 실업자도 급증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지난주에 다시 또 크게 올랐습니다. 미 노동부는 10일,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13만 7천 건 증가한 85만 3천 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는데요. 9월 이후 최고 수치입니다.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면서 지역별 봉쇄 조처가 강화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