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의 대선 예비선거 네 번째 일정이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진행됩니다. 자세한 소식 살펴보겠고요. 각 주 정부와 학교 등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대비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그리고 미 국방부가 인공지능(AI) 관련 윤리 규범을 발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민주당의 네번째 대선 예비선거가 진행되는군요?
기자) 네.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전역에서 민주당 프라이머리(primaryㆍ일반유권자 투표)가 열립니다. 초기 네 차례 예비선거들을 마무리하고, 다음 주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로 가는 길목이 되는데요. 과연 누가 승자가 될지, 주요 언론이 저마다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누가 승자가 될까요?
기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를 점치는 곳이 많습니다. 실제로 그런 설문 결과도 나왔는데요. 먼머스대학교가 27일 발표한 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36%를 얻어 1위입니다. 2위는 16%를 기록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인데요. 1ㆍ2위 격차가 20%P에 이릅니다.
진행자) 여론조사대로 된다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렇게 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의 첫번째 승리인데요. 샌더스 의원의 상승세를 꺾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되는 겁니다. 샌더스 의원은 지금까지 세 차례 예비선거에서 종합순위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요. 반면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예상외로 하위권에 머물러서, 앞으로 이어질 경선 일정에도 부진이 계속될까 봐 일부 지지자들이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사우스캐롤라이나 현지 여론은, 앞서 세 차례 예비선거가 열린 곳들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는 흑인 인구가 많은데요. 이 지역 유력 흑인 정치인들이, 잇따라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의원이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내가 조 바이든에게 투표하는 것을 대중이 알기 바란다”라고 말했는데요. 그는 지역과 흑인사회에 영향력이 클 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 위상도 높은 인물입니다.
진행자) 클라이번 의원의 민주당 내 위상이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하원에서 민주당 서열 3위입니다. 다수당 원내 총무(whip)를 맡고 있는데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스테니 호이어 원내 대표에 이어, 세 번째로 책임이 큰 직책을 수행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 쪽에 호재가 이어지고 있는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반면에 현재 종합순위 1위인 샌더스 의원 쪽에는 악재가 잇따라 발생했는데요. 민주당의 이른바 ‘주류’ 세력 주변에서 샌더스 의원을 비토(vetoㆍ거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27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샌더스 의원을 왜 거부하려는 겁니까?
기자) 샌더스 의원의 당적과 정책 방향 때문입니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원이 아닌데요. 무소속 상원의원 신분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가하는 겁니다. 하지만, ‘민주적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과격한 진보 성향이라서, 민주당의 지향점과는 안 맞는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는데요. 그래서 샌더스 의원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면, 대선에도 지고, 상ㆍ하원 선거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중입니다.
진행자) 그럼 민주당의 ‘주류’라면, 구체적으로 누구를 말하나요?
기자) 민주당 소속 유력 정치인들을 말합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나 척 슈머 상원 대표 등이 대표적인데요. 이런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온건ㆍ 중도 성향 후보 지지를 선언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그 정도로는 부족하고,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고 민주당전국위원회(DNC) 관계자가 언론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온건ㆍ 중도 성향 후보라면, 어떤 사람들입니까?
기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같은 사람들을 가리키는데요. 이들의 현재 득표율을 합치면 샌더스 의원을 능가하기 때문에, 한쪽에 힘을 몰아주도록 민주당의 지도급 인사들이 정리를 해줘야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 이후의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사흘 뒤 ‘슈퍼 화요일’이 펼쳐집니다. 다음 달 3일인데요. 하루 동안 14곳에서 예비선거를 동시에 치르기 때문에 ‘슈퍼(Superㆍ큰, 특별한)’란 말을 붙였습니다. 이날 하루에 결정되는 대의원 수가 1천357명인데요. 7월 전당대회에 참가하는 전체 대의원 규모의 3분의 1이 넘습니다.
진행자) ‘슈퍼 화요일’에 참가하는 14곳이 어디 어디인가요?
기자) 앨라배마, 아칸소, 캘리포니아, 텍사스, 매사추세츠, 버몬트, 버지니아 등입니다. 지역 특색이 각기 크게 달라서요. 이날 결과를 보면, 예비선거 중반전으로 가는 승부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게 됩니다.
진행자) 지역 특색이 어떻게 다른가요?
기자) 캘리포니아주는 진보 성향이 강한 곳이고요. 텍사스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지역입니다. 아울러, 버지니아의 경우 그때그때 현안에 따라 투표 방향이 달라지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ㆍ경합주)’인데요. 한 차례 ‘종합 승부’가 3월 3일 ‘슈퍼 화요일’에 치러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진행자) 14곳 중에, 나머지 지역들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부 예비후보의 근거지가 ‘슈퍼 화요일’에 포함돼 있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버몬트주 출신이고, 워런 의원은 매사추세츠주 출신인데요. 해당 지역에서 각기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버몬트는 대의원 수가 23명, 매사추세츠주는 114명이어서, 비중이 크지는 않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대책이 한창이라고요?
기자) 네. 지난 연말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 사태가, 세계 곳곳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는데요. 미국 내 확산도 시간 문제라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최근 경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각 지역 당국과 각급 학교에서 대처 작업이 진행중입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내 확진 사례는 몇 건인가요?
기자) 총 60건입니다. 이 중에 42건은 일본 대형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탔던 사람들과 관련 있는데요. 15건은 바이러스 근원지로 파악된 중국 우한을 다녀왔거나, 다녀온 사람의 배우자로 파악됐습니다.
진행자) 사망자는 없습니까?
기자) 사망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다만 조만간 확진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CDC가 예상하고 있는데요. 외국 여행을 하지 않은 사람이, 미국 내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례를 방역 당국이 경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CDC는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 사례가 최근 캘리포니아주 솔라노 카운티에서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지역 당국의 대처는 어떻게 진행중인가요?
기자) 캘리포니아주 당국이 8천400여 명을 추적 점검 중입니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27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내용인데요. 감염 의심자 검사 결과, 33명에게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33명이 주 밖을 여행했는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유람선에 탔던 사람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캘리포니아에서 현재 감염 검사 장비 200개를 확보한 상태이고, 향후 며칠 동안 더 늘릴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다른 곳에서는 어떻습니까?
기자) 캘리포니아주 북쪽, 서부 해안에 접한 워싱턴주에서는 휴교 사례가 나왔습니다. ‘보텔(Bothell)’ 고등학교 교직원의 가족이 해외여행 후 몸이 아파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았기 때문인데요. 학교 측은 27일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진 않았지만, 우려가 커짐에 따라” 휴교를 단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서부에서 부지런히 움직임이 나오는데, 중부와 동부 쪽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 전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CDC가 감염 예방 행동 수칙을 발표했습니다. 일상적으로 행동하되,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고, 중국으로 여행가지 말라는 내용인데요. 중국인이나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계 주민들을 대할 때, 감염원으로 보는 편견을 갖지 말라는 조항도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의 대응은 어떻게 진행중인가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방역 행정 책임자로 임명했습니다. 펜스 부통령 지휘 아래, CDC와 보건후생부, 국립보건원(NIH)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도록 지시했는데요. 관련 예산 12억5천만 달러를 신규 편성했습니다. 이밖에 에볼라(Ebola) 바이러스 관련 예산에서 12억5천만 달러를 전용하는 것까지 포함해, 총 25억 달러를 쓰게 해달라고 백악관 측이 의회에 공식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관련 예산을 어디에 투입하려는 겁니까?
기자) 대부분 백신 개발 자금입니다. 10억 달러 이상을 배정했는데요. 나머지 금액은 마스크를 비롯한 보호 장비를 확보하는데 사용하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의회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공화-민주 양당 지도부가 긴급 협의체를 26일 출범했는데요. 정부 요구액보다 많은, 40억 달러에서 85억 달러 규모 추가 예산을 논의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습니다. 다만, 기존 예산 전용 부분에는 민주당 측이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민주당은 백악관이, 남쪽 국경 장벽 건설에 다른 부처 예산을 끌어다 쓰도록 한데 여러차례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인공지능(AI)이 최근에 미래 기술로 주목 받는데, 이와 관련해서 미국 국방부가 눈길을 끄는 규정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국방부가 최근 AI 관련 윤리 규범을 발표했습니다. AI라면 인간 지능이 가지는 학습, 추리, 적응, 논증 따위 기능을 갖춘 컴퓨터 체제를 말합니다.
진행자) 국방부가 이런 규범을 만든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AI 기술을 합법적이고 책임 있게 군사 분야에서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마크 에스퍼 장관이 이와 관련해서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윤리 규범 도입이 AI 기술 적용에 있어 국방부가 약속한 최고의 윤리 기준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AI 기술은 민간 분야뿐만 아니라 군사 분야에도 광범위하게 도입되고 있죠?
기자)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일본, 유럽 등 많은 나라가 경쟁적으로 AI가 들어간 군사 기술 개발에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AI 기술이 군사 부분에 적용되면서 자동화된 무기 체제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이번에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은 군사 전략적 우위를 유지하고 국가안보를 위해 AI 기술 도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기존에는 AI 관련 규범이 없었나요?
기자) 2012년에 나온 군사 지침이 있는데, 이 지침은 자동화된 무기 체제를 인간이 제어하도록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AI의 세부적인 쓰임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이번에 세부 내용을 담은 규범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새 윤리 규범에 어떤 내용이 들어갔나요?
기자) 크게 5가지 항목을 강조했습니다. 바로 ‘책임성’, ‘공정성’, ‘추적 가능성’, ‘신뢰성’, 그리고 ‘통제 가능성’ 등입니다.
진행자) 처음에 나오는 ‘책임성’은 글자 그대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입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책임성’은 AI 기술 개발과 배치, 사용을 책임지면서 적절하게 판단하고 주의하기를 국방부 관리들에게 요구했습니다. 다음 ‘공정성’은 AI 기술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편견을 국방부가 최소화하는데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는 겁니다.
기자) 다음 항목이 ‘추적 가능성’이라고 했죠?
진행자) 네. 이건 AI 기술을 다루는 사람이 해당 기술과 기술 적용 과정을 적절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AI 기술을 개발하고 배치하겠다는 내용입니다. 다음 ‘신뢰성’은 AI 기술 용도를 잘 정의하고, 해당 기술의 안전과 보안, 그리고 효율성은 이렇게 명확하게 정의된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마지막은 ‘통제 가능성’이죠?
기자) 네. 국방부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면 이걸 탐지하고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AI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겁니다. 새 규범은 이와 관련해 의도하지 않게 작동하는 체제를 무력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AI 기술이 본래 사용 목적에 부합하도록 국방부에 요구했습니다.